11화 특별한 사람
내가 좋아하는 건 바로 카제하야야.
카제하야한테 특별한 사람이 생긴다고? 내가 그걸 돕는 거고.
미안해. 난 안 될 거 같아. 도저히 못하겠어.
내가 진심으로 응원해 줄 수가 없으니깐 그래서 못하겠다는 거야. 카제하야는 나한테 특별한 사람이거든.
그런 건 봉사활동이잖아. 친절하고 잘해줘서 특별한 거면 굳이 카제하야가 아니어도 되는 거 아냐?
넌 정말 비열해. 아무 노력 안 해도 카제하야가 챙겨주고.
그건 쿠로미 말이 맞아. 난 여태까지 카제하야의 친절에 응석을 부리고 있었던 거야.
나도 한 팀이라는 느낌이야. 카제하야 덕분에.
카제하야한테 느끼는 이 감정은 날 도와줬단 고마움 때문일까? 특별한 게 아닌 거야?
기쁘다. 이런 식으로 모두와 기쁨을 나눠보기는 처음이야.
너랑 같이 있다 보면 짜증이 치밀어올라서 본성이 나온단 말야.
얘 정말 많이 변했다. 자기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게
됐어.
나 어젯밤에 특별이란 단어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봤거든. 다른 것하고 똑같은 취급을 할 수 없는 그런 상태라고 적혀 있더라.
다른 사람이랑은 비교 못 해.
너 쟤한테 도움을 받았네.
어떡하니? 고맙단 인사는 제대로 해야지. 이참에 쟤랑 좀 더 많은 얘기를 나눠봐. 그래. 둘이서만 오붓하게.
12화 연애 감정
카제하야는 옆에서 널 도와줘서 특별하댔지? 그럼 쟤도 널 도와줬으니깐 같은 거잖아.
네가 보기에 류는 어때?
나도 있잖아. 카제하야가 중학교 때 야구부였단 얘기를 듣고 무척 보고 싶었거든. 내가 아직 모르는 카제하야를 알고 싶었어.
그래 맞아. 넌 카제하야에 관해서 아무것도 모르잖아. 나에 비하면.
정신을 차려보면 내 눈은 카제하야를 향해 있고 걔만 계속 보게 된다. 나도 모르게 늘 카제하야를 생각하고 자기 전엔 항상 걔 얼굴이 떠오른다. 이런 일은 난생처음이라 난 이 마음이 특별한 거라 생각했다.
나 카제하야에 관해서 내 마음에 관해서 좀 더 알고 싶어.
연애 감정? 이 말을 하니깐 왜 내 가슴이 이렇게 설레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 혼자인 게 당연했는데 지금 내 주변엔 좋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만약 그 사람이 없었다면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그래. 카제하야가 없었다면 난 우리 반 애들이 이렇게 다정하단 걸 몰랐을 거야. 내 세상을 바꿔줬어.
동경심, 존경심, 연애 감정. 지금 내 마음이 어떤 건지 궁금해. 알고 싶어.
저번에 그 소문은 카제하야를 좋아하는 애가 흘린 것 같아. 걘 사와코가 되게 거슬렸나 봐. 근데 나와 치즈가 버티고 있으면 손대기 힘들잖아. 그래서 우릴 갈라 놓으려 한 건데 난 둘째치고 치즈의 소문만 묘하게 사실적이더라. 그래서 말인데. 이건 치즈나 카제하야와 같은 중학교를 나온 애의 짓이 아닌가 싶어. 이 사실이 카제하야한테 알려지면 걘 어떻게 될까?
하지만 증거도 없는데 누굴 의심하는 건 안 좋아.
사와코, 의외로 만만치 않지? 걘 반칙은 절대 안 하거든.
사와코, 괜히 흔들리지 마. 넌 그냥 네 마음에 솔직하면 되는 거야.
너 혹시 연애 감정이 어떤 건지 알아?
난 알아. 나한테 치즈가 그렇거든. 비밀이다.
무엇보다 쿠로누마는 날 좋아하고 있는 게 아니거든.
아까 야구할 때 걘 계속 류만 쳐다보고 있었어. 하긴 그런 식으로 도움을 받으면 좋아하게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깨달은 순간엔 이미 특별한 존재였어. 다른 거랑은 비교 못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