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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솜씨 Feb 21. 2021

매콤해지기로 결심했다

작업실 단상 (#계약서 아니 우리의 약속에 대한 이야기)

작년부터 신경 써서 꼭꼭꼭 받(아내)기 시작한 계약서. (일러스트레이터들은 공감할 것이다. 일하기 전 계약서 한 장 받기- 쉽지 않다. #몹쓸관행) 어째서 작가인 내가 먼저 ‘계약서’ 이야기를 꺼내야 하는 건지, (클라이언트들은 심지어 뭘 그리 일을 귀찮게 하냐는 태도를 보인다. 물론 먼저 보내주는 곳도 있다!) 내용 작성부터 송부까지 왜 내가 독촉해야 하는 건지.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정산해 주지 않는 위탁처도, ‘작은’ 그림 ‘하나’ 필요한 데 그냥 ‘있는 그림’ 주면 안 되냐는 사람들도 (미안한 척 웃으면서 말하지 마) 역시나 나로선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지만 더 이해가 안 가는 건 그 이해 안 되는 사람들에게 괜찮은 척하며 내 그림을 넘겨준 나 자신이었다. 여전히 후회스러운 변명을 하며 거절하지 못할 때도 많고, 그냥 하던 대로 편하게 할까 갈등할 때도 있지만 나와 모두(특히 경험 없는 후배들)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하기 전 계약서부터 쓰고. (“미안한데 혹시-“로 시작하는) 상대가 거절하기 어려운 부탁은 처음부터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나 혼자만의 생각이고- #매콤한 #작업실단상 #솜씨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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