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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브 Sep 02. 2021

평생 적게 먹는 다이어트하며 살 순 없었다

저탄고지 다이어트의 시작, 언제까지 적게 먹고 살 순 없었다.



[다이어트 악순환의 고리]


쪘다, 안먹었다. 그리고 빠졌다.

다시 쪘다. 다시 안먹었다. 그리고 다시 빠졌다.

또다시...





출산 후 2년 뒤 다이어트에 성공을 했다.

눈물겹게도 20대 시절엔 단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절식 다이어트를 했고, 코피쏟고 현기증이 일어날 정도의 노력을 다해서 출산 전 몸무게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후론 매일 점심시간마다 식사 대신 헬스장을 가며 유지해왔다.


하지만 작년 12월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었던 그 시기,

코로나 때문에 위험하니까 매일 다니던 헬스장을 가지 않아도, 코로나 때문에 몸이 허약해지면 더더욱 안되니까 평소보다 먹어도 스스로가 용납이 가능한 시기였다.


마침 눈치빠른 체중계는 어떻게 알고 스스로 고장나는지 몸이 불어나는건 스스로 알고 있었지만 애써 부인하며 체중계의 숫자조차 궁금해하지 않고 외면하던 시기였다.


그렇게 2021년, 올해 봄이 왔다.

옷이 얇아지기 시작할 시점부터 뭔가 조금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거울속의 내가 예쁘지 않았다. 허리가 조이는 느낌이다.

블로그를 운영하며 패션 포스팅을 올려야하는데 사진 속의 나는 너무나 못생겨보였다.

도대체 이 사진을 어떻게 올려?


더이상 체중계를 외면할 수 없는 시기가 왔다는걸 알아챘다.

정말 오랜만에 헬스장에 가서 떨리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다독이며 체중계에 올라갔다

'아니야 원래 살이 잘 찌는 스타일이 아니잖아, 해봤자 1~2kg일꺼야...'

는 무슨, 이건 나만의 착각이었다.


5kg가 불어났다.

심지어 출산 직후의 조리원시절의 몸무게로 되돌아갔다.

임신했을 때도 10kg밖에 안쪘던 내가 겨울살이 끝에 5kg가 순식간에 불어났다.

인바디로 측정해보니 근육량 1kg 순수 체지방만 4kg 늘어났다.




[스스로 살찐거지만 좀 억울하다?]


그런데 나는 억울하다. 도대체 왜 이렇게 살이 찐걸까?


당시 왕복 출퇴근 3시간 정도에 지하철과 버스를 환승해야했고 꼬맹이 유치원도 들려야 했기에 평균 8천보 이상은 매일 걸었다.

평소보다 먹는양을 덜 신경썼다고 하지만 점심 한끼는 샐러드나 샌드위치, 닭가슴살 도시락과 같은 메뉴로 가볍게 먹었다.

작년부터는 이모님도 없이 꼬맹이와 둘이서만 지냈기 때문에 회사, 육아, 집안일 모두 내 몫이라 편하게 쉴 틈도 많이 없었다.



이정도 먹었을 뿐인데


사실 평소에는 삼시세끼 칼로리와 지방을 계산하며 극단적으로 신경쓰긴 했다.

헬스장도 강박을 가지고 매일 빠짐없이 들렀다.


근데 고작 운동 좀 안했다고, 평소 남들이 먹는것 처럼 먹었다고,

그동안 내가 몸뚱아리를 위해 관리한게 얼만데 잠깐 좀 풀렸다고 이렇게 살 찔수가 있는거냐고!!


짜증난다 정말.




[나 평생 이렇게 살아야해?]



여자의 인생은 평생 다이어트라고 했다.

누군가에게 잘보이기 위해서? 천만의 말씀. 나를 위해서.


나는 단지 옷에 관심이 많아 내가 원하는 예쁜옷을 제한없이 꼭 맞게 입고 싶다.

내가 하는 직업 상, 내가 운영하는 블로그 특성 상 전문적인 모습을 위해 호감적인 첫인상도 필요했다.

이미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지만 단지 출산했다는 이유로 예전 내 모습을 포기하기도 싫었다.

그리고 꼬맹이에게는 예쁘고 젊은 엄마로 남고 싶었다. (물론 꼬맹이가 나에게 외모 지적을 많이 한다...) 


아마 대부분 다이어트에 신경쓰는 여성들은 이와 같은 비슷한 이유라고 대답할 것 같다.


30중반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건만 다시 높아진 내 몸무게를 보면서 도저히 이렇게 살 순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자기관리도 아주 중요한 사람이지만, 이렇게 다이어트를 반복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식탐이 있는 스타일에 그 식욕을 채우면서 큰 즐거움을 느꼈다.

다이어트도 거울속의 나를 보며 행복하자고 하는건데, 평생을 적게 먹고 열심히 운동을 하며 살 순 없었다.


 

그래서 정말 심플하게 설탕을 포함하여 탄수화물만 줄이는 당질제한, 즉 우리에게 저탄고지로 잘 알려진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100일 뒤, 나는 건강에 이상없이 인생 최고로 낮은 체지방을 기록하며 다이어트에 성공을 했다.

무엇보다 더이상 적게 먹어야 하는 강박관념과 체중 증가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100일간의 저탄고지 다이어트 일기,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에 돌아온 허브입니다.

그동안 제 신상에 큰 변화가 생겨서 글을 적는게 아주 힘들어서 잠시 브런치를 내려놓았습니다만,

브런치에 글을 적고자 하는 욕심은 언제나 제 마음 한켠에 남아있네요.

새로운 주제로 연재를 해보고자 합니다. 많이 읽어보고 피드백도 주세요 :)


제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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