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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샐리 Mar 05. 2022

태국의 국민 간식, 로띠

무슬림이 먹는 로띠가 태국의 국민 간식이 된 이유

태국에서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길거리 디저트는 바로 '로띠(Roti, โรตี)다. 로띠는 쫀득한 밀가루 반죽을 손으로 동그랗고 얇게 펴서 버터 또는 마가린을 녹인 기름에 튀겨서 만든다. 그렇게 노릇노릇 바삭하게 구워진 로띠는 네모 모양으로 반듯하게 접혀서 도마 위에 올려지게 되고, 또다시 작은 네모 모양의 조각으로 썰린다. 그 위에 연유를 뿌려서 먹는다. 갓 구워진 로띠는 바삭하고 따뜻하고, 고소한 냄새가 난다. 그리고 연유가 더해져서 달콤하고 부드럽다. 처음 로띠를 마주했을 때는 한국의 '호떡'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지만, 호떡이 겨울에 먹는 시즌 디저트인 것에 반해, 로띠는 365일 즐기는 디저트이고, 호떡 안에 들어가는 속재료는 꿀, 계핏가루, 땅콩, 견과류 등 어느 정도 제한된 것에 반해, 로띠는 주문할 때 몇십 가지 재료 중에서 선택해야 할 정도로 다양한 재료를 선택해서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로띠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만들어지는 걸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로띠는 자신의 취향에 맞게 속재료와 시럽을 첨가할  있다. 바나나, 계란, 망고, 코코넛, 파인애플  다양한 속재료를 선택할  있고, 초코 시럽, 시나몬, , 바닐라 시럽, 피넛 버터  다양한 소스를 선택할  있다. 전통적인 로띠 스타일은 그렇게 많은 속재료와 시럽을 선택할  있지는 않다고 한다. 태국의 로띠가 점점 유명해지고,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아지고 대중적인 디저트로 자리매김하게 되면서 다양한 스타일의 로띠를 만드는 가게들이 많아졌다. 처음에 태국에 왔을  호기심에 여러 가지 속재료와 시럽을 첨가하여 로띠를 먹어보았는데, 최근에 내가 제일 자주 먹는  '바나나 계란 로띠'. 태국어로는 '로띠 끌루어이 카이'라고 한다. 그다음으로 자주 먹는 로띠는 '망고 누텔라 로띠'인데, 망고와 초코 시럽의 조합이라서 정말 달지만, 그만큼 정말 맛있다. 가끔 엄청나게   당길 때나 당분을 충전시켜줘야   이걸 주문해서 먹는다.




태국에서 로띠를 만드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히잡을 쓴 여성들이거나 이국적으로 생긴 무슬림계 남성들이다. 처음 태국에 왔을 때 '전통적인 불교 국가인 태국에 왜 이렇게 무슬림이 많을까?'라고 의아하게 생각했다. 그러다가 태국에 살면서 태국의 역사나 종교, 문화에 대해서 접할 기회가 많아지며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태국은 95%가 불교를 믿고, 4%는 무슬림을 믿는다. 태국에서 제2 종교는 무슬림일 정도로 태국에는 무슬림이 많이 산다. 태국 지도를 보면 어느 정도 유추해볼 수 있다. 태국은 동남아시아에서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데, 위로는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고, 아래로는 말레이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태국의 역사를 보면, 18세기에 씨암 왕국(태국)은 말레이와 전쟁이 잦았는데, 그로 인해서 무슬림이 많이 유입되었다. 말레이시아에 있던 무슬림계 술탄국들은 강제로 태국에 통합이 되었고, 이때부터 태국에 무슬림들이 유입이 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태국의 무슬림은 주로 남부와 중부에 분포해 있는데, 특히 내가 살고 있는 태국의 남부 지역은 무슬림을 더 자주 볼 수 있다.


태국 속의 무슬림, 그리고 무슬림이 가져온 태국의 국민 간식 '로띠'


'로띠'는 무슬림의 음식으로, 태국의 역사 속에서 무슬림의 유입과 함께 태국으로 넘어오게 되었다. 현재는 태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태국 사람들이 즐겨 먹는 대중적인 태국 디저트, 외국인들에게는 태국에 여행을 가면 꼭 먹어봐야 하는 달콤하고 맛있는 태국 디저트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태국에서 로띠 장사를 하는 모로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태국에서 먹는 로띠와 모로코에서 먹는 로띠가 다르냐고 물어보니 다르다고 했다. 모로코 사람들은 태국 사람들만큼 로띠를 자주 먹지도 않고, 태국의 로띠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로띠를 먹지도 않는다고 한다. 비록 무슬림 문화에서 태국에 넘어왔지만, 지금은 태국만의 방식으로 변화된 '태국 디저트'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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