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펌프] 실패한 그대에게 보내는 편지
모두가 그럴 것이다. 더 좋은 집에서 살고 싶고, 더 좋은 차를 타고, 더 자주 여행 다니며 여유 있는 삶을 살기 바랄 것이다. 나도 그러고 싶어서 도전했고 무너졌었다.
나이 35살에 통장 잔고 0원에 이혼을 전제로 별거까지 했다. 처가에 아이를 맡기고 반지하에 혼자 지낼 땐 정말 앞이 캄캄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보이지가 않았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여기 가만히 있어도 난 망한 놈이고 뭔가 시작해서 안 돼도 망한 놈이다. 뭔가를 해도 망하고 안 해도 망한 거라면 뭐라도 해보자! 정확히 말하면 더 잃을 것이 없었다. 무리한 빚만 지지 말기로 하고 하나씩 방향을 잡고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내가 쫄딱 망했을 때, 너무 힘들었던 그 시기에 나를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본가에서도 겨났었고 별거 중인 마라도 딱히 도움이 되지 않았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런 행동들은 그때의 나와 같은 어려움이 있는 이들이 있다면 도움이 되기 위해서이다. 그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다시 일어서서 가족과 행복하게 살고 원하는 삶을 이루며 성공적인 인생을 만들기 바라는 마음이다.
그런 간절한 마음으로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그대에게 짧은 편지를 쓴다.
to. 넘어져 있는 그대에게
그대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못하고 잠시 넘어져 있다면 이 편지가 도움이 되길 바란다.
어떤 연유로 얼마큼의 실패를 경험했는지 나는 모른다. 사업이 안됐을 지도 모르고 이혼의 위기 또는 이미 이혼을 결정했을지도 모른다. 취업에 실패했거나 애인과 이별했을지도 모른다. 그 모든 실패 앞에서 충분히 슬퍼하고 분노하길 바란다.
슬픔과 분노는 인정하는 것이다. 내 앞에 닥친 상황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눈물도 나고 화도 나는 것이다. 완벽하게 슬퍼하고 분노해야 한다. 인정하기 위해서다!
시간이 지나 더 이상 눈물이 나지 않고 화가 나지 않는다면 이제 선택해야 할 시간이다. 그대로 있을 것인지 다시 나의 삶으로 돌아갈 것인지 말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그대는 지금의 실패 속에 혀 버린다는 것이다. 그곳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더라도 누군가 매달 생활비를 주고 언제까지고 그대를 위로해 줄 사람이 있어서 마음의 위안을 받을 수 있다면 괜찮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단 일주일도 그럴 여유가 없었다.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당장 쌀을 살 돈이 생기지도 않았고 위로해 줄 사람은 여동생 하나였는데 상황이 좋지 않으니 미안하고 창피해서 연락도 피하게 됐었다.
그러니 슬픔이 가셨다면 선택해야 한다.
실패를 인정하고 가만히 앉아 있으면 무엇을 해도 해낼 자신이 없다. 사업이든 이혼이든 마음이 찢어졌는데 뭔가를 시도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대가 삶 속으로 돌아가려 선택했다면 잘하려 하지 않아야 한다. 나는 새로 입사한 회사에서 잘 해보겠다고 열정적으로 움직이다가 동료들과 사이가 나빠지는 어리석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대는 선택을 했을 뿐 아직 상처의 장애를 가진 비정상적인 상태다. 잘하려 하지 말고 당분간 시간에 몸을 맡기고 흘러가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때 되면 밥 먹고 커피 마시고 술 마시고 잠자고 그렇게 그냥 흘러가는 것이다. 조금의 노력을 한다면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 것이다.
잘 될 거라고 혼잣말을 하고 코미디 영화를 보며 억지로라도 웃어야 한다. 책을 보며 좋은 문장을 기억하거나 메모지에 적어보는 것도 좋다. 고개를 들었을 때 어제와 같은 현실이 미동도 없이 버티고 있겠지만 걱정하지 말자!
앞으로 바뀔 것은 그대이기 때문이다.
치유되지 않는 시간은 없다.
그대도 언젠가는 다시 움직이고 싶어지는 날이 올 것이다.
오늘은 평범한 사람처럼 숨 쉬며 가볍게 버티기만 하면 된다.
추신:
실패를 극복했던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실패에 대한 메지를 연재하고 있으니
틈틈이 이곳을 들린다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