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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가되고싶은디 Oct 07. 2023

[W1] 내가 나의 열망을 말하는 순간

변화는  빠르게 

월요일 오전 상사와의 30분 면담은 참 기분 좋은 면담이었다. 

단도직업적으로 말했다. 난 ED가 되고 싶다. 올해 내가 승진 대상자가 될 수 있는지 궁금하다. 

나는 당연히 알 거라 생각했는데, 그 분은 약간 놀란 눈치였다. 

보통 너같이 한 팀을 이끌면 다른 조직에선 ED를 달지만, 우리 조직은 좀 작은 편이라서 지금 너의 스콥만으로 ED는 어렵다. 승진을 시켜 월급을 올려 줄 버짓이 없다 로 시작했다. 


거기에 대고, 작년 내가 이 회사에 오기 전 다른 데와 ED 이야기하던 곳이 있었다, 그곳을 포기하고 여기를 왔다 등의 구구절절한 옛 이야기는 그 분도 관심없고 나만 구차하게 만드는 이야기라 하지 않았다. 내가 여기 들어와서 어떻게 잘해 왔고에 대한 말도 아꼈다. 그것은 평소 업뎃 미팅에서 어필해 왔어야 것들이었다.


그래서 알겠다, 그러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내가 날 ED 역량으로 디벨로프 하려면 어떻게 시작하는게 좋을까 조언을 구했다. 그러자 몇 아이디어를 주셨다. 하나는 스콥의 확장에 대한 것이고, 나머지는 다른 회사 사람들에게 ED로서의 존재감, 즉 리더쉽을 발휘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첫번째 스콥의 확장은 내가 현재 맡은 부분, 또 현재 조직 안에서의 나의 역량 포지셔닝을 고려했을 때 확장 가능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해주셨다. 


두번째는 ED로서의 존재감에 대한 기대치를 설명해 주셨다. ED는 비져너리 리더로서 그 팀, 부서에 대한 장기적인 전략적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하며, 그것을 사람들에게 설득해 내서 그들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해주셨다. 


두번째 부분은 사실 내가 어떤 부분을 더 해야할지 잘 감이 오지 않아서, 이 부분에 내가 내 peer 에 비해 잘 하는 부분과 못하는 부분을 구체적으로 말해준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여쭤보았다. 여기서, 그 분은 3분정도 자기에게 시간을 달라면서 조용히 아주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고, 나는 따뜻한 차를 홀짝 홀짝 마시며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기다렸다.


일단 그 분은, 내가 지금까지 보인 collaborative leadership 이 굉장히 효율적이었고, 나의 팀이 가장 많은 발전이 있던 팀 중 하나였다고 칭찬해 주셨다. 그리고, 거기서 나의 그 접근방법이 현재 직함에는 알맞지만, ED로서의 방법에는 맞지 않을 수 있다고 이야기 해주셨다. 한마디로, 모두에게 사랑받는 여자리더가 되고싶다는 너 안의 목소리를 깨고, 더 지시적이고 더 확신에 찬 어법을 사용하라고 조언해주었다. 본인이 회의에서 어떻게 말하는지 한번 들어보고, 테드같은데에 나오는 리더쉽 뿜뿜 여자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이 어떻게 아이디어를 전개해 나가는지 그 흐름을 읽으면서 차이점을 발견하고 그들을 따라해 보라고 조언해 주었다.


두번째는, 보통 내가 회의를 리드할 때 현재 상황을 설명하고 거기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가며 결과를 조화롭게 도출해 나가는 스타일인데, 그 스타일은 업무 딜리버리 자체에는 매우 효율적이었으나, 나의 존재감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그 회의 리드 방식을 바꿀 필요도 있다고 말해주었다. 예를 들어, 말하는 내용 자체는 헛소리인데 그냥 "내가 결정권자야" 하는 분위기를 내뿜는 이디엇들이 있다. 그러나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 이디엇들이 정말 의사 결정권자인 줄 안다. 여성들은 그 분위기를 내뿜는 법을 좀 따라할 필요성이 있다라는 조언이었다. 그것이 일종의 카리스마라고. 즉 나는 좀 더 시니어로서의 나의 character 를 전략적으로 build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조언들에 감사를 표했고, 잘 알았다고 이야기하고 회의를 끝냈다. 

회의의 되로 가면서 그분은, 불가능한 것은 없다. 버짓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며 본인도 나의 열망을 알았으니 부서 내의 기회가 생기면 나를 제일 먼저 떠올릴 것이며 리더쉽코스에도 날 추천해 주겠다고 좀 더 긍정적인 메세지를 주셨다.


이 대화가 나에게는 아주 즐거운 대화였고, 굉장히 동기부여가 되었다. 

혹자는 그런거 다 갖춘 ED가 얼마나 되느냐 하겠지만 그게 포인트가 아니다.

포인트는 내가 이 조직에서의 "이상향"을 정확히 알았고, 내가 기꺼이 그 이미지에 동의한다는 것이다. 내가 그 방향으로 계속 걷는 한 나는 점점 더 가까워질 것이고, 나의 그 미래의 모습이 나는 좋다. 그래서 나는 나를 그 길에 올리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다. 


변화는 빠르게 일어나야 하기에, 당장 다음날 부터 실행에 옮겼다. 

나의 상사를 CC 하여 확장 가능한 스콥이라 생각한 부분에 대한 나의 관심을 표시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즉 다른 팀의 영역에 나의 팀의 관점으로 comments 를 한다던지, 정보를 공유한다던지 하는 것들이다. 그들의 레포트를 요청하는 메일도 상사를 CC하여 보냈다. 


작은 확장이지만, 일단 상사에게 내가 그의 피드백에 동의하며 노력할 것이라는 시그널을 명확하게 준 것 같다.  금요일에는 새로 시작하는 프로젝트가 있는데 우리 부서에서 D레벨 이상으로 한명 책임자를 지목해야 하는데 너를 지목해도 되겠냐는 메일을 받았고, 나는 거리낌없이 물론 나를 지목해 달라고 말씀드렸다. 그 외에도 자잘한 부서관리의 일에 나를 의도적으로 조금씩 넣어주신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내가 그 분 입장이라면 어떨까? 


부서를 관리하는 입장에서, 팀과 팀 사이에 언제나 그레이영역이 존재한다. 강한 팀이 있는 반면 약한 팀이 있다. 그 사이의 간격을 메꾸는 일이 아마도 부서장의 일이겠으나, 본인도 힘에 부친다. 이 때 믿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으로 날 떠올리게 된 것이다. 내가 나의 열망을 표현한 용기 있는 행동 하나가 나와 그 둘에게 긍정적인 변화의 흐름을 가져왔다고, 나는 생각한다. 


여기서 또 한가지 아주 흥미로운 발견은, 이 한 주의 큰 변화가 나의 업무 노동 강도에는 "아직"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았다. 그러나 모든 업무 / 이슈를 바라보는 나의 시각이 매우 달라졌다. 당장 내가 하는 일들을 좀 더 나의 직원들에게 위임하려고 노력하고, 나는 좀 더 큰 그림을 보려고 (=스콥의 확장) 노력하게 되었다.


이디가 되지 않았는데, 이디가 되고 싶다는 말을 뱉은 것만으로 이미 이디가 된 느낌. 

지금부터 많은 이들이 눈치채게 될 나의 변화를 좋지 않게 볼 peer 들이 있을 것이고, 아니 설사 좋지 않게 보는 사람이 없더라도, 내가 스스로 "그들이 날 미워하는 건 아닐까" 자기검열에 움추려드는 날이 있을 것이고, 나는 그 모든 걸 기록해 나갈 생각이다 :) 


이 모든 변화의 노력과, 나의 용기가 가치있는 것이라 믿으므로. 

이렇게 첫번째 주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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