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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의진 Oct 11. 2020

원격수업과 플랫폼, 표준화의 편리함을 넘어서

 표준화된 시스템의 편리함을 우리는 벗어날 수 있을까?

*주-저는 원격수업 전문가가 아닙니다. 원격수업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그냥 원격수업의 미래에 관심이 많은 한 명에 불과합니다. 개인적인 경험에 바탕을 둔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한 글임을 안내드립니다.




표준화(standardization : 標準化)

1. 사물의 정도, 성격 따위를 알기 위한 근거나 기준을 마련함.  행동 양식의 표준화  / 2. 자재나 제품의 종류, 품질, 모양, 크기 따위를 일정한 기준에 따라 통일함. 공산품의 표준화 / 3. 심리 어떤 검사가 객관적일 수 있도록 근거나 기호를 만드는 일  -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나를 비롯한 대한민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 바로 표준화가 아닌가 생각한다. 표준이 정해져 있다는 것은 판단하기 쉽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표준화된 절차와 판단기준이 있다는 것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공공기관이나 전문적인 권위가 있는 사람들이 만들고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진 「표준화된 시스템」이 있다면, 사람들은 고민할 필요 없이 시스템을 활용하기만 하면 된다. 대학수학능력시험과 학교생활기록부 등이 바로 믿을 수 있다고 여겨지는 표준화된 시스템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에 표준화된 시스템에 갑자기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될까. 상황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그런데 그 것이 실제로 일어났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체계적인 표준화된 시스템을 갑작스럽게 무너뜨린 것이다.


  일정한 기간 동안, 일정한 장소에 모여서, 일정한 시간표대로 운영하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진 표준화된 시스템의 결정체가 바로 학교라는 교육 제도다. 그런데 학교라는 시스템의 정상적인 작동이 갑자기 멈추어 버렸다. 학생이 학교에 갈 수 없다니.




이건 뭐지? 어떻게 해야 하지?


  새로운 것이 나타나면 당황스러움을 느끼기 마련이다. 어느 날 갑자기 코로나19가 온 세상을 바꾸었다. 모두들 혼란스러웠다. 학교와 교사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날 갑자기 원격수업을 하게 된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온라인 개학, 그리고 원격 수업


  말 그대로 대란이었다. 온라인 개학은 무엇이고, 원격수업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아무도 해 본 적이 없었고, 법률도 지침도 매뉴얼도 없는 새로운 세상이었다.


  교육청 역시 학교와 다르지 않았다.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날마다 의견을 수렴하고 회의를 하였다. 학교가 교사가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이며, 어떻게 지원해 주어야 교사들이 원격수업을 할 수 있을까. 어떤 선생님이 어떤 노하우를 가지고 있으며, 그 역량은 어떻게 원격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교사들에게 빠르고 정확하게 안내할 수 있는지, 동시다발적으로 모든 분야 모든 자원이 총동원 되었다. 담당 업무와 직급은 중요하지 않았다. 교직 경험이 아무리 많아도 답을 찾기 어려웠다. 장학관이 장학사에게, 장학사가 교사, 교장이 교사에게 묻고 또 물었다. 어디의 누가 무엇에 전문가라는 정보만 있으면 묻고 또 물었다. 놀라운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전혀 움직이지 않을 것 같던 사람들도 빠르게 움직였다. 불과 1~2주의 짧은 시간, 체념하고 비관했던 일들이 이루어지는 순간을 목격하였다. 우리나라 교육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운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모르겠지만...나는 학교현장의 교사가 아닌 교육청의 장학사로 원격수업을 경험하게 되었다. 장학사들에게도 당장 급하게 해야 할 일들이 쏟아졌지만, 내 머리 속의 질문은 계속 똑같았다.


내가 교사라면 원격수업을 어떻게 할 것인가?


  나는 이른바 'I.T. 활용'을 상대적으로 잘 하는 교사로 구분되는 사람이었다. 나와 같은 부류로 구분된 교사들이 모여있는 「미래학교」 창덕여자중학교에 근무하기도 했다. 일부의 시각과는 다르게 미래학교 창덕여자중학교는 IT 전문가가 되고 싶은 교사들이 모인 곳이 아니었다. 오히려 「수업 전문가」가 되고 싶은 교사들이 모인 곳에 가까웠다. 교사들은 자신의 수업을 개선하기 위하여 수업의 맥락에 맞는 기술을 선택하고 필요한 만큼만 적절한 수준으로 활용하였다.


  나 역시 동료교사들의 영향을 받아 「체육 수업 전문가」가 되고 싶었고, 내 수업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하였다. 따라서 기술적인 부분의 오류가 발생해도 수업에 문제가 생기는 일은 많지 않았으며, 항상 대안을 준비하기 위해 노력했다.


  창덕여중은 2015년 3월 「대한민국 1호 미래학교」로 첫 발을 내 딛음과 동시에 클라우드 플랫폼을 학교교육에 적극적으로 도입하였다. 기술을 활용하겠다는 것보다는, 학생들과 교사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도구로서의 성격으로 도입을 했다는 것이 적절한 표현이었을 것이다. 치열한 회의를 통하여 선택한 것이 바로 「Microsoft Office 365」였다.


  「Microsoft Office 365」는 계정마다 사용료를 받는 상용 클라우드 서비스로 기업에서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다. 전세계적인 표준이라고 할 수 있는 문서 파일의 형식인 워드(DOC), 엑셀(XLSX), 파워포인트(PPT) 등의 파일을 언제 어디서나 접속하기만 하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office 365의 핵심이다. 그런데, 학교를 대상으로는 거의 모든 기능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이다. 더욱이 교육 현장에 특화되어 있는 원노트(OneNote Class Notebook), 팀즈(Teams) 서비스를 마음껏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까지 있었다.


  학교에서 office 365를 마음껏 사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학교의 웹사이트 도메인을 Microsoft에 인증하면 해당 도메인의 관리자 권한의 계정을 발급해주는 과정이었다. 학교의 도메인이 「changdeok.ms.kr」이라면 「아이디@changdeok.ms.kr」과 같은 계정을 office 365에 생성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방식이었다. 이렇게 되면 해당 학교에서는 학생과 교사, 교직원 등의 계정을 마음껏 만들 수 있고, 그 계정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Microsoft Office 365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거의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클라우드 플랫폼의 교육적 의미는 경험 상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었다.

언제 어디서나 학생과 교사의 소통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공간을 만들 수 있다.

교실이라는 물리적인 공간의 한계를 벗어나 다양한 방식의 협력적인 교수학습활동을 할 수 있다.

학생의 학습기록을 관리하여 평가에 활용하는 과정중심평가를 실현할 수 있는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양한 기능을 활용하여 교직원의 업무를 간소화하여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준다.


  문제는 이것을 위해 도메인을 인증받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에는 학교 도메인을 인증해주는 부서가 없어, 모든 작업을 해외에 있는 담당자와 영어로 된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진행하여야 했다. 까다로운 인증 과정을 거쳐 오랜 시간의 기다림 끝에 창덕여중에서 오피스 365를 사용하게 되었다. 이 과정이 매우 힘들었노라는 담당교사의 푸념이 당시에는 크게 와 닿지는 않았었다.


Microsoft Office 365 관리자 메뉴 - 이 화면 보는 데 한 달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이후에 내가 창덕여자중학교에서 근무하게 되었고, 똑같은 작업을 다시 하게 되었다. 「Google G-Suite Education」 서비스를 수업에 활용하고 싶어 하는 교사들을 위해 학교 도메인 인증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직접 체험해보니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일이 생각처럼 쉽게 진행되지 않아 답답했다.


  도메인을 인증받기 위해서는 여러 기관의 협조가 필요했고, 몇 가지 작업을 해야 했는데, 그 작업을 완료했다고 해서 조건이 충족되는 것도 아니었고, 조건을 충족했다고 생각한 순간에도 이해할 수 없는 승인 거부가 반복되었다. 오랜 시간의 기다림 끝에 인증을 받기는 하였고, 창덕의 선생님들은 또 하나의 선택권을 부여받게 되자 자신의 수업에 깊이를 더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었다.


Google G-Suite Admin - 이 화면을 보기 까지 몇 주를 기다려야 했다.


  갑작스럽게 원격수업이 시작되면서 학교 현장에서는 어떤 플랫폼을 선택할 것인지 고민하였다.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체감하기에는 Microsoft Office 365 & Teams, Google G-Suite & Classroom 등의 교육에 특화된 클라우드 플랫폼을 사용하고자 하는 목소리가 많았던 것 같다.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전세계 모든 학교가 도메인 인증을 받기 위해 달려들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도메인 인증은 지지부진했고 시간이 급한 교사들은 제발 좀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교육청이 직접 나서자 일은 생각보다 쉽게 진행되었다. 대한민국 교육청의 협상력이 대단한 것인지, 기업의 공격적인 전략이 주효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그 답답했던 일이 아주 간단히 해결되었고, 관내 모든 학교에 공문으로 사용방법이 안내되었다. 한 편으로는 감동적이고, 한 편으로는 허탈한 마음도 드는 순간이었다.


2020.4.1.부터 서울특별시교육청 관내 학교에서는 Office365와 G-Suite를 아주 간단한 인증 코드만으로도 학교단위 관리자 권한을 가지고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판이 깔렸다. 교사들은 자신의 수업 맥락에 맞는 플랫폼을 선택하여 수업을 설계하고 운영하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레시피가 공개되고 요리도구까지 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교사들의 입장에서는 선택 가능한 범위가 너무 컸다. 어떤 플랫폼을 사용해야 바람직한 것인지 교사들도 교육청도 판단하기 어려웠다.


  자신의 수업 맥락에 따라 다양한 플랫폼을 선택적으로 활용했던 교사들은 자신만의 원격수업 체계를 구현하고 싶어했을 것이다. 하지만, 교과협의회를 통하여 교육과정과 평가방법을 결정해야 하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교사별로 다른 플랫폼을 사용하는 방식은 논란거리가 될 수 밖에 없었다. 누군가는 하향평준화를 걱정하고, 누군가는 무임승차하는 사람들을 우려했다. 계속된 회의에 교사들은 피로했고, 누군가 선택을 해주기를 바라기 시작했다. 학부모도 학교마다 교사마다 다른 원격수업 체계에 피로감을 호소했다.


LMS 비교 분석 (2020.7.20. 서울특별시교육청 보도자료)


  학교는 젊은 학생들의 문화와 어른들의 문화가 가장 빠르게 만나는 공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사회나 학교라는 곳의 구성원들은 안정을 추구하고 혼란을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 아무리 바람직한 것이라고 판단되더라도 안정성을 확보하기 전까지는 움직이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은 이미 오래 전부터 교육청 차원에서도 다양한 지원들이 계속되고 있었다. 오히려 교육청에서 끌어 당겨도 움직이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아이러니한 상황도 있었다.


  예를 들면, 오피스365 사용권 계약이 그렇다.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는 관내 학생들과 교사들을 위하여 큰 비용을 들여 해마다 Office 365 계정을 구매했었다. 각 학교별 코드만 입력하면 「아이디@o365sen.net」계정을 아주 쉽게 만들 수 있게 해 준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홍보를 많이 하고 연수가 계속되어도 이를 사용하는 교사와 학생의 수는 많지 않았다. 일부 교사들만 '혜택' 또는 '꿀팁'을 독점하는 느낌으로 사용하는 상황이 계속되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은 오래 전부터 관내 모든 교사와 학생들을 위하여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피스365 사용과 관련하여 계약을 체결하여 수업을 지원해 왔지만 확산되지는 못하였다.


  학교 현장에서 원격수업 플랫폼을 결정하는 회의를 할 때 다음과 같은 물음을 던지는 분들도 있었다고 들었다.


우리나라 학교교육을 하는데, 왜 다른 나라 회사의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나요? 조금 부족하더라도 우리나라 서비스를 활용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테크놀로지 활용 교육, 클라우드 활용 교육이 이슈가 되어 한창 다양한 연수가 진행될 때 강의를 하러 오신 선생님들께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는 모습을 보았던 당혹스러운 기억이 떠올랐다.


혹시 당신은 그 회사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는 것이 있나요? 어떤 대가를 받으면서 수업에 활용하는 사례를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듣고 보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내가 만난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그 회사가 만든 서비스나 기기를 활용하기 위해 수업을 하고 있지는 않았다. 자신의 수업을 내실화하기 위하여 사용하다보니 이런 것이 좋았다는 경험, 이런 것을 사용하면 이런 것도 가능하더라는 제안 등을 나누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수업이 망가지는 것을 예방하고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 정보를 적극적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모임들이 활성화되었다. 수업의 퀄리티를 높여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선생님들이 대부분이었다는 이야기다. 오히려 다른 목적이 있는 선생님들을 만나기가 어려웠다.


MIEE(Microsoft Innovative Educator Expert) & GCE(Google Certified Educator) 인증 - 교사들의 자발적인 역량 강화 노력


  위의 이야기는 교사들이 얼마나 보수적이고 조심스러운지를 느낄 수 있게 해 준 경험들이었다. 교육이 워낙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보수적이고 안정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는데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비상 상황에서는 무엇인가 다른 시각의 접근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육당국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는 목소리 중 하나가 바로 '교육 당국이 책임을 지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에 직접 시스템을 운영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이야기다. 교육부와 교육청이 이런 상황을 모를리가 없을텐데, 교육당국 차원에서 무엇인가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가 없는지 궁금했다. 내가 교육청에서 일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에 실제로 무슨 일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전혀 알 수가 없고, 그래서 더 궁금한 부분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2020.7.20. 서울특별시교육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원격수업 지원 통합 플랫폼 구축 계획」을 발표하였다. 관련업무를 담당하고 있지도 않고 원격수업 관련분야에 전문성도 없어서 명확하게 이해할 수는 없지만, 교육청 차원에서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한 듯 했다.



원격수업 지원 플랫폼 개발 전과 후 비교 (2020.7.20. 서울특별시교육청 보도자료)


  보도자료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장기적으로 '믿을 수 있고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여 활용할 계획이 있다는 정도의 내용이었다. 보도자료에 분명히 명시되어 있듯이 기존의 공공 또는 민간 기반의 원격수업 체계도 지원도 계속 된다고 한다. 하지만 당장 하반기에 '표준화되고 통일된 하나의 원격수업 시스템'이 나올 것이라고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https://www.etnews.com/20200910000191


  교육청의 계획을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위의 뉴스 기사처럼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분명한 것은 아무리 준비를 잘 한다고 하더라도 부족한 부분이 없을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전문가적 식견도 전혀 없고 업무를 담당하지도 않는 일개 시민의 입장에서 감히 예상을 해보면, 교육 당국 역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줄 수 있는 다양한 자원들을 포기하고 단 하나의 체계로 통일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교육청이 보도자료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모든 자원들이 잘 융합되어야 깊이있는 원격수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래교육의 방향에 대해서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 단지, 입시라는 우리 사회 특유의 시스템이 교육의 변화 속도를 조절하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의 많은 부분들은 고도로 체계화되고 표준화되어 있는 학교 제도를 활용하는데 익숙하다. 익숙한 것은 버리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편리함보다는 효과적인 것을 추구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이 혼재되는 2020년의 경험은 그래서 더 소중한 것 같다. 코로나 국면이 끝나도 원격수업의 경험은 우리나라 학교 교육을 과거로 되돌리지 않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믿는다. 2020년이 더욱 더 신뢰받는 우리나라 학교 교육의 출발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의 맥락에서도 어긋나고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학교는 아이들이 있어야 학교다. 학교 운동장에서 함께 소리치며 축구를 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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