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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르르 Brr Apr 17. 2023

어느 날 갑자기 잠수 타는 사람의 심리


며칠 전까지도 아무렇지 않게

안부를 주고받았던 사람이

느닷없이 잠수를 탈 때가 있다.

이유는 저마다 있겠지만,

열에 아홉은 우울감 때문인 경우가 많다.


그깟 감정 때문에 가까운 지인들과

모든 연락을 끊나 섭섭할 수 있지만,

정작 우울감에 빠진 당사자는

어쩌면 그게 최선이다.


주변 사람들을 진심으로 아끼기에

자신의 몸을 감싸고도는 우울이

전염될까 힘든 배려를 하는 중일지 모른다.


'모두가 어려운데 꼭 나만 힘든 티를 내야 할까'

싶은 생각에, 더 조심하고 감추게 된다.

목소리, 얼굴에서 어둡고 힘 빠지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다 보니 점점 연락도 만남도 뜸해진다.


그래서 잠수를 택한다.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성급한 오해를 거둬야 한다. 어차피 부재중 전화는 남고, 카톡과 문자는 수신확인을 할 수 있다. 걱정과 염려의 증거는 전달된다.  


그러니 답장이 없다고 다그치는 대신,

조금 기다려주자.

고생했다고.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기운 내라고.

그리고 언제든 편할 때 연락하라고.


한두 줄의 메시지는 짧아도 살아있다.

보내는 사람은 간결하지만

받는 사람은 희망일지 모른다.

우울이라는 우물에서

붙잡고 나올 수 있는 빛줄기 같은.


'나를 걱정해 주는 사람이 있구나'

'나를 생각해 주는 사람이 있구나'

그것은 자존감에 숨을 넣어

다시금 일어설 수 있는 힘이 된다.


허허벌판에 찬바람을 맞으며

주변을 두리번거릴 때,

나를 기다리고 있는 누군가 보이면

그 반가움과 고마움이 외로움을 이긴다.

그저, 시간이 좀 필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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