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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비 Feb 20. 2024

청탁사례

철도승차권예매 부탁

지난 해 여름, 대전역에 있는 회의실에서 워크샵이 있었다.


오후 두시까지 참석해야 하는 모임이었는데, 예약해 둔 기차를 바로 눈 앞에서 놓쳤다.


헐레벌떡 역무원에게 가서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대전역까지 가는 가장 빠른 기차를 문의했다.


하지만 워크샵 시작 시간인 오후 두시에 도착할 수 있는 마지막 기차는 표가 매진인 상태였다.


역무원에게 몇 번이나 더 부탁을 했지만 매진인 표를 어찌할 수가 없었다.


힘없이 돌아서면서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표가 없어도 그냥 타버릴까?'


'코레일에서 일하는 사람 중 내가 아는 사람이 있을까?'


'지금 가장 빨리 대전역까지 갈 수 있는 방법은?'


....



그냥 무임승차를 한 다음에 승무원에게 '너무 급해서 그랬다. 지금이라도 결재를 하겠다.'고 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 아닐까?


오만가지 생각을 하면서 서성이고 있는데 갑자기 역 내 방송이 들렸다.


"방금 대전역 급하다고 하신 고객님!?"


뒤를 돌아보니 역무원이 나를 보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부리나케 뛰어갔더니 "지금 갑자기 취소된 표가 있는데 잡아드려요!?"라고 급한 목소리로 물었다.


나는 당연히 "네!, 감사합니다." 라고 하면서 바로 예매를 하고 간신히 워크샵에 참석할 수 있었다.




공직자라면 이런 부분을 조심해야 한다. 아무리 급해도 아는 사람이 있다고 부정한 방법으로 열차표를 부탁해서는 안된다.


이와 관련한 판례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관련 판례(지위 권한 남용 등) - 서울중앙지방법원 결정(2020과109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국군수송사령부 이동관리단에서 철도승차권 예매지원을 담당하는 군인에게 철도승차권을 발권해달라고 부탁하여


청탁금지법 제5조 제1항 제9호, 제15호를 위반하였다고 판단함.


과태료200(청탁받은 공직자), 과태료300(청탁한 전역소령)을 부과함.




여기서 끝이 아니고 공직자라면 징계가 포함된다. 징계가 얼마나 무서운 지 다들 잘 아시겠지만, 위 사례를 염두에 두고 청탁을 삼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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