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평택으로,
이사를 왔는데, 네 살 아이가 집에 가겠다고 보챈다.
우리는 집에 있는데 무슨 집에 가느냐고 물었다.
아이는 "여기 말고, '그냥 집' 갈래, 그냥 지입"이 라고 말한다.
순간 마음이 짠 해져서 코가 시큰거렸다.
그냥 집,...
누구나 집은 익숙하고 편한 곳이지.
어떤 낯선 공간도 본인이 생각하는 '집'이란 곳의 환경보다 좋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생각해보면 살면서 몇번의 이사를 경험했을까.
그럴 때마다 나도 '그냥 집'에 찾아가서 예전 기억을 애써 찾으려 했던 적이 있다.
이미 이사를 해버려서 '그냥 집'은 더이상 없다고,
이 곳이, '새로운 집'이 이제 우리의 '그냥 집'이라고 아이한테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결국은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는 무책임한 말은 당분간 삼켜두고,
"아가, 아빠도 그냥 집에 가고 싶구나."
시를 읽다가, 노래를 듣다가,
갑자기 고향, 봄 향기가 느껴져 울컥한 적도 있지.
생각해보면
그것은 고향의 봄 향기가 아닌,
그냥 어린 시절 엄마와
아빠에게서 맡았던 냄새였어.
맞아, 그것은, 그 고향의 봄 향기는 그 때, 그 곳이 아니라,
사람이었지.
사람의 향기였지.
(아, 그냥 집에 가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