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곁의 우주, 사람 그리고 인연

어릴 적 꿈과 지금의 전공 이야기

by bbj

어릴 적 꿈은 천문학자였다. 나에게 드넓은 밤하늘은 상상의 놀이터였다. 반짝이는 별이 내가 사는 지구와 같은 크기의 어떤 공간인 걸 알았을 때, 그 별이 많고, 눈에 보이는 것보다 더 많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 공간에 펼쳐질 경우의 수만큼의 세상과 가능성이 정말 궁금했다.


그러다 차츰, 어린이용 과학 서적에 담긴 별자리 이야기에 더 마음이 갔던 것 같다. 신들의 이야기였지만, 사실 우리 지구 내 주변에 있을 법한 인간의 이야기였고, 그 이야기의 결말 혹은 상징이 별자리가 되었다. 인간의 삶은 유한하지만, 별자리가 되어 그 유한을 극복하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과학자 대신 우주를 연구하는 사람 대신, 인문학의 길 이야기의 길로 들어선 것 같다. 그렇게 진로를 정하고 대학에 왔을 때만 해도 사실 마음속에 천문학에 대한 동경을 다 버리지 못했다. 내가 선택한 전공이 너무 좁게 느껴졌다. 전공을 못하면 천문학자에게 시집이라도 가야 하나, 아주 잠깐 그런 생각도 했다.


그러다 내가 전공으로 택한 국어교육, 그 중에서도 문학, 고전문학이 사실은 인간의 이야기였음을 알게 되었고, 삶의 유한을 극복하는 마음으로 별자리를 그리고 신화를 만들었던 그 이야기들과 이어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인문학이란 그런 것이었다. 너무 먼 우주에 마음을 뺏기지 말고, 광활한 허공을 헛되이 헤매지 말고

지금 나 그리고 내 곁에 사람들을 들여다보라고, 그 마음을 보라고 말하는.

정작 그 마음은, 그리고 그 마음과 마음 사이는 어쩌면 내가 바라보는 우주보다도 더 깊고 더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으며. 그리고 더 아름답다고 말이다.


인문학이란 결국 인간의 마음의 밑바탕 그 근원을 헤아리는 일이다.


사람의 마음이라. 사실은 외면하고 싶을 때도, 내 마음도 뜻대로 안될 때가 많은데 그럼에도 가장 오래 들여다보고 돌봐야 할 우주가 아닐까.

당연히 더욱 탐험할 만한 가치도 있는. 평생을 다 하고 다음 평생을 더해도 모자란 탐험이 시작된 것이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