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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보카도 Aug 27. 2023

이탈리아의 알프스, 돌로미티 자동차 여행 준비하기

자동차 렌트는 이렇게 하세요.



'돌로미티가 진짜 예쁘더라. 요즘 뜨고 있는 곳 이래.'


엄마, 아빠와의 이탈리아 여행이 확정된 후 여행 코스를 짤 때 제일 염두에 두었던 곳은 '돌로미티'였다. 엄마는 '돌로미티'를 메인으로 하는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을 링크로 보내주시며 참고하라고 하셨고 아빠는 돌로미티에서 꼭 사진을 찍고 싶어 하셨다. 이탈리아 하면 '피렌체 두오모 성당'을 떠올렸던 나로서는 이탈리아 북부에 '베니스' 말고 '돌로미티'라는 곳이 있다니! 놀라워하며 생경해할 뿐이었다. 이전의 글에서도 말했다시피 여행의 베스트 여정은 '로마 인 베니스 아웃' 혹은 '베니스 인 로마 아웃'이었다. 그러나 비싼 비행기값과 경유 때문에 '로마 인 로마 아웃'을 택한 나는 로마-피렌체-베니스-돌로미티 순으로 올라갈지 로마에 도착하자마자 북부인 돌로미티 먼저 찍고 다시 로마로 내려올지 고민했다. 6월 초에는 케이블카가 완전히 열리지 않지만 중순쯤에는 케이블카가 다 열린다는 정보를 입수하고는 돌로미티를 제일 마지막 여정에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돌로미티를 로마 남부 투어처럼 투어를 끼고 갈 것인지 아니면 자동차 렌트를 해서 우리 가족끼리만 움직일지 결정해야 했다. 엄마, 아빠의 경우 동생이랑 같이 갔던 크로아티아 여행에서 차 렌트를 했던 게 무척 좋았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외국여행을 많이 했지만 단 한 번도 차 렌트를 해 보지 않았기에 조금 무섭기도 했다. 눈이 닳도록 이탈리아 후기를 많이 찾아봤는데 그중에는 차 뒷유리를 깨서 짐을 훔쳐갔다는 망연자실하는 후기도 보았기에 걱정이 앞섰다.


게다가 자동차 렌트가 우리나라나 미국보다 훨씬 비싼 게 아닌가. 일단 유명한 Hertz는 너무 비싸서 선택지에서 제외시켰고 그다음에 한국인들이 꽤 많이 애용했다는 이탈리아 차 렌트 위주로 살펴본 후, Noleggiare라는 렌트 업체를 최종적으로 선택했다. 이 업체 이외에도 꽤 많은 로컬 업체들이 있었으나 견적을 내 봤을 때 Noleggiare 이 저렴하고 믿을 만해서 이 업체로 결정했다. 그런데 후기들 중에 '수동' 차를 주는 경우도 있고 웨이팅을 1시간 반 넘게 했다는 경우도 있어서 걱정했으나 우리는 차를 굉장히 빨리 수령했다. 솔직히 돌로미티 여행의 경우 기존 여행서적들이 하나도 도움 되지 않았다. 그나마 '이탈리아 자동차 여행'이라는 책이 자동차여행에 관한 정보를 주겠거니 하고 읽었는데 내용이 정말 별 게 없었다. 생생한 사람들의 블로그 후기가 제일 도움이 되었다. 그런 면에서 내 브런치 글이 이탈리아에서 자동차 렌트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일단, '하이브리드'가 있다면 무조건 하이브리드를 선택하길 추천드린다. 하이브리드는 '수동'이 없기에 '자동' 차를 배정받을 수 있고 친환경을 중시해서 할인 프로모션도 하니 할인 프로모션을 노리시길 바란다. 20~30% 정도 할인받을 수 있다. 그리고 나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언급드리자면 렌트 시작 시간과 반납 시간을 설정할 때 동일한 시간대로 하시길 바란다. 예를 들어 2023년 6월 18일 16:00에 렌트를 했다면 반납을 6월 21일 16:00에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우리 가족의 경우 돌로미티 여행에 대한 감이 없었던 내가 중 떠중 정보만 보고 18:00에 반납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18:00으로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 개념으로 하루치를 치는 반면, 이탈리아는 16:00시 기준으로 하루를 설정해서 16:00 시 기준으로 2시간이 넘어가면 하루가 더 늘어나는 꼴이 되었다. 내가 16:00에 렌트를 했던 이유는 산악지대인 돌로미티에 밤늦게 도착하면 위험할 것 같기 때문이었는데 18:00에 빌려서 18:00에 반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돌로미티가 로마보다 백배는 안전하기 때문이다. 소매치기라곤 찾아볼 수 없으며 등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기에 다들 선하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위험하지 않다. 우리가 렌트한 차량은 D6 Toyota Auris Hybird였다. 보험은 혹시 몰라서 Full Cover로 Platinum을 했다. 실제로 Platinum을 하면 반납할 때 기름이 풀로 채워져 있는지만 확인하고 나머지는 체크도 안 했다. 그런데 보험을 좀 낮게 들면 흠집 등 세세하게 체크한다고 했다. 어쨌든 외국에서 차를 몰다 보니 풀 커버를 해야 안심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풀 커버를 했는데 후회 없다. 4월 26일쯤 616,832원(407.36 EUR)으로 결제했다. 시간을 맞췄더라면 더 싸게 했을 수도 있을 듯하다. 베니스공항 렌트-베니스 공항 반납이 제일 저렴해서 장소도 동일하게 했다.


문제는 우리가 6월 18일 15시 40분에 렌트를 했던 터라 반납 일시가 6월 21일 17:40분으로 바뀌었다는 데에 있었다. 마지막날까지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gmail 체크를 하던 도중 17:40분 반납이라는 것을 알게 된 나는 헉하고 놀랐고 예상도착시간이 17:40분이었던 터라 마음을 졸였다. 렌트 후기 중에는 조금만 늦어도 과금을 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고속도로에서 잘못 진입하지 않았더라면 17:00에 베니스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구글맵의 안내를 제대로 듣지 못한 나머지 왕복 60km가 늘어나버려서 40분이나 지연되고 말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조금만 가도 나가는 곳이 나오지만 이탈리아는 30km나 가야 나가는 곳이 나왔고 돌아와야만 했다. 여유롭게 갈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고 아빠는 고속도로에서 최대속도를 준수하며 밟았다. 실제로 우리는 여행 중에 느긋하게 다녔던 터라 뒤차들이 추월하기 일쑤였는데 반납 시간 때문에 고속도로에서 쌩쌩 달려버렸다. 다행히도 차가 하이브리드여서 4일 동안 주유할 일이 없었는데 마지막날 반납 전에 기름을 완전히 채워서 반납하는 게 룰이었기에 주유를 해야 했다. 베니스공항 근처의 주유소는 너무 비싸다고 해서 고속도로에서 주유소를 겨우 찾아 주유했다. 셀프로 주유하는 법을 익혔던 터라 셀프로 주유하려고 했지만 이 주유소는 풀로 채우고 나서 금액을 점원에게 지불하는 방식이었다. 기름이 풀로 채워졌는데 점원이 스탑 하지 않고 주유하는 바람에 기름이 줄줄 새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주유할 때 풀로 채우면 15만 원 선결제 후 취소되는 방식이지 아니한가. 취소가 빨리 되는 우리나라와 달리 이탈리아는 취소가 늦게 되기도 해서 걱정했는데 그럴 일은 없었다. 가득 채우니 69.42유로나 나왔다. 이탈리아 기름값은 우리나라에 비해 정말 비싸니 더더욱 '하이브리드'를 추천한다. 5시 28분에 주유를 마치고 쌩쌩 달려 베니스 공항 반납장소에 5시 41분에 도착한 우리는 과금 없이 차를 무사히 반납할 수 있었다. 우리가 반납하자마자 그 차는 누군가에게 인도되는 듯했다. 조금만 늦었으면 그 상대에게도 민폐될 뻔했다. 정말 아찔하다.


보통 운전할 때 구글맵을 많이 쓰실 것이다. 구글맵을 쓰실 때, 오프라인에서도 구글맵을 쓸 수 있도록 영역을 지정해서 지도를 다운로드하여두길 추천드린다. 우리는 하루 1G씩은 쓸 수 있는 유심을 썼던 터라 데이터는 넉넉했다. 하지만 돌로미티는 산악지대이다 보니 데이터가 터질 수 있지 않다고 생각했고 내비게이션이 먹통이 되지 않도록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느라 지도를 다운로드하여놓았다. 실제로 터널에 들어갈 때면 종종 신호가 잡히지 않는 경우도 있었으니 꼭 다운로드하여서 오프라인에서도 작동되게 쓰시길 바란다. 그리고 Waze 어플도 생각보다 괜찮았다. 우리는 다이소에서 거치대를 사 간 후, 거치대에 놓인 아빠 폰에는 구글맵으로 안내를 받고 내가 조수석에 앉아서 waze 어플을 켜고 단속카메라 위치를 체크받았는데 유용했다. 구글맵의 제한 속도가 생각보다 정확하지 않으니 제한 속도도 체크 잘하시길 바란다. 그리고 이탈리아는 우리나라와 달리, 카메라가 뒤에서 찍는 시스템이라서 카메라를 지나고 나서도 주의하셔야 한다.


첩보 작전을 방불케 했던 2시간 30분가량의 자동차 여정은 무사히 끝이 났다. 녹초가 된 우리는 긴장이 풀린 채 짐을 챙겨 베니스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시내버스를 찾으려고 했다. 그런데 시내버스는 찾아볼 수도 없고 공항버스는 인당 10유로나 했다. 너무 비싸지만 택시보다는 낫길래 그냥 공항버스를 타기로 한 우리는 지친 몸을 이끌고 베니스 메스트레 근처의 숙소로 향했다. 캐리어 4개(원래 3개였으나 피렌체 몰에서 BRICS 캐리어를 하나 더 사서 4개가 되었다.)를 들고 공항버스를 타니 너무 힘들었지만 이탈리아 현지인들이 따스한 손길을 내민 덕분에 캐리어를 가로로 눕혀서 별문제 없이 베니스 메스트레에 도착했다. 꿈만 같았던 3박 4일간의 자연탐험여행, 돌로미티여행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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