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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민 김소영 May 09. 2020

50대인 아줌마에겐 모든 것이 도전이다

나의 시작, 나의 도전기

"너도 도전해봐. 이 공모를 보니 퍼뜩 네가 생각나더라"


어느 날 지인이 전화를 해서는 어느 문화재단에서 영화 제작을 위한 글을 공모한다며 출품해보라고 했다. 


갑자기?


글을 전문적으로 쓰는 작가도 아닌 나에게 갑자기 공모전에 왜 출품을 하라고 하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런데 얼마 전 함께 아들과 TV를 보다가 자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 이야기 도중 떠오르는 스토리가 하나 있기는 했다. 뜬금없는 전화이긴 했지만 왠지 그 스토리가 떠오르면서 한번 도전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은 글을 쓰기로 작정을 하고 앉으니 단번에 글 한편이 뚝딱 써졌다. 


제목은 '안락소'

자살을 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장소 안락소. 이 글에서 안락소는 안락사에서 착안한 것으로 자살을 하려는 이들을 미션만 잘 시행하면 자살을 시켜주는 곳을 말한다. TV를 통해 요즘 자살을 하는 젊은이들을 안타까워하는 나를 아들은 진짜 자살을 막으려면 안타까워만 할 게 아니라 자살을 하려는 사람들을 일단 밖으로 끌어내서 그들이 왜 자살을 하려고 하는지 해결점을 찾아야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바로 그것에서 착안한 것이 자살을 시켜주는 안락소로 모이게 해서 담당 상담사가 미션을 주고 그 미션을 해나가면서 해결책을 스스로 찾아 결국 자살을 하지 않게 하는 이야기이다. 


글을 다 쓰고 나니 느낌이 꽤 좋았지만 또 마음 한 구석에서는 괜한 일하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망설이게 했다. 하지만 주변의 부축임에 결국 출품을 하게 되었고 며칠 있다 당선 소식이 왔다. 바로 영화 제작을 위해 출품작가들과 영화감독님들이 모이게 되었다. 필자의 글은 영화감독님들 사이에 서로 만들고 싶은 인기 있는 작품이었기에 기대에 부풀었다. 그러다 보니 제작사에서 욕심을 냈고 결국 안락소는 따로 제작사 자체에서 제작하기로 결정이 내려졌다.  다른 작가들보다 더 좋은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갖게 했다. 하지만 다른 작품들은 경험이 많은 감독님들이 잘 만들어주셨지만 나의 출품작은 오히려 기대와는 달리 제작사의 경험작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작품으로 남았다. 

그땐 대단히 실망이 되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기회로 시나리오도 써보고 영화 제작의 모든 과정을 지켜본 큰 경험이 되었고 결국 지금, 글을 출품하고 영화 제작을 지원하던 그 문화재단에서 일을 하고 있다. 결혼해서 40대까지 그저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내가 50대에 접어들어 갑작스럽게 다가온 사회생활에 또 도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가정에만 있었던 50대 아줌마에겐 모든 것이 도전이고 시작이다. 그동안 멈춰져 있던 것들을 다시 시작한다는 것은 매우 두렵고 어려운 일이지만 도전하지 않는다면 그냥 그대로 멈춰져서 끝나는 것이 된다. 시대에 발맞춰 조금이라도 무엇이든지 해보고 도전하는 50대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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