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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H Aug 17. 2023

왜 이렇게 스스로에게만 관대한가요?

이거 당신 이야기하는 거 맞아요

내가 만난 최악의 동료 썰.


본인이 원리원칙 주의자라 말하는 동료가 있었다. 스스로가 융통성 없고 꼰대처럼 보일 수 있지만 본인은 정해진 원칙을 지키는 거라 이야기하던...


하지만 함께 일하는 동료로서 그 사람은 결코 원리원칙주의자가 아니었다. 그 사람은 그저 남에게는 원리원칙을 이야기하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스스로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사람이었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었다.

남의 잘못엔 회사가 떠나가라 화를 내고 훈수를 두면서 본인의 잘못엔 그렇게 너그러울 수가 없었다. 남들이 굳이 뭐라 하지 않으면 땡큐고 누군가 뭐라고 하면 그제야 사과를 했다. 사과도 늘 '미안합니다'가 아닌 '미안한데'로 시작해 이런저런 핑계로 스스로를 변명하기 바빴다.


그 사람은 인사담당자라 근태를 관리했는데 다른 직원들에게는 연차는 반드시 일주일 전에 서류를 올려라 이야기하면서 본인은 과음을 하면 꼭 다음날 당일에 오전 반차를 썼다.

   

외근이 있을 때 공유 캘린더에 표시해두지 않으면 무단결근으로 간주하겠다 화를 내고는 정작 본인은 제대로 캘린더에 표시하는 날이 없었다. 동료들이 이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뭐라 해도 그때뿐이었다.

 

그 사람의 태도가 이러니 당연히 대부분의 동료가 그를 싫어했다. 그런데 그는 본인이 원리원칙 주의자라 꼰대 기질이 있다 보니 다른 동료들이 자기를 싫어하는 것 같다 이야기하고 다녔다.


그럴 리가.

당신이 다른 동료들로부터 배척당하는 이유는 당신이 원리원칙 주의자여서가 아니다. 당신이 선택적 원리원칙 주의자이기 때문이다. 만약 스스로에게도 남들에게 하는 것처럼 엄격한 사람이었다면 동료들은 당신을 배척하는 게 아니라 당신의 성격이라 받아들였을 것이다.


원리원칙주의자라 동료들이 본인을 싫어하는 것 같다면 원리원칙을 핑계로 타인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본인에겐 한없이 관대한 건 아닌지 되돌아보세요.     


그리고 이거 당신 이야기하는 거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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