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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sadan Parker Apr 03. 2022

도시재생을 말하다 3. 동자동 사랑방마을 공제협동조합

2016.05.01 작성


교육기간에 현장교육차 방문한 동자동.  



화려한 빌딩들이 늘어선 서울역 앞 동자동엔 서울 최대 규모의 쪽방촌이 있다.


일제강점기 시절 주로 일본인들이 거주했던 지역이 해방과 함께 민간인들에게 불하되면서, 시골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방을 작게 쪼개서 살아가기 시작한 것이 그 시초라고 한다.


이 유서 깊은 쪽방촌에는 총 68채의 쪽방 건물이 있다. 방 하나는 작게는 0.7평, 크게는 두 평정도 되는 공간이다. 지금도 1,200여 가구가 옹기종기 살아가고 있다.


동자동 쪽방촌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들은 쪽방촌을 붕괴위험 건물과 우범지역으로 간주하고 무조건적인 재개발을 단행하려 하지만, 사실 쪽방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동자동은 서울의 가장 중심부라고 할 수 있는 서울역 바로 건너편, 빌딩 숲 뒤에 있다. 높은 빌딩과 쓰러져가는 동자동의 집들이 위화감을 준다. 사는 높이가 다르다고 삶의 소중함이 다르진 않을 텐데. 


쪽방촌 내부는 자칫 발을 삐끗하면 크게 다칠 만큼 위험했다. - 동자동 쪽방촌 직접 촬영


평균 월세 214,000원 정도의 쪽방은 대부분 보증금이 없고, 월세 대신 일세를 받아줄 정도로 주거취약계층에게 문턱이 낮은 곳이다. 쪽방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약 60%는 수급자이며, 나머지는 조건부 수급자 및 차상위, 특별자활 대상자들이다. 거주자들의 대부분은 가족과 단절된 신용불량자들이며 평균 연령은 50-60대로 젊은 편이지만 영양 불충분과 육체노동, 노숙경험 등으로 신체 연령은 더 높다.

  

얼핏 보면 고시원과 비슷하지만, 쪽방은 세탁기와 주방 등 기본 인프라와 관리가 훨씬 열악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그렇다고 고시원이 살기 좋은 곳이라는 뜻은 아니다. 


밀어버려야 할 것 같은 이런 쪽방촌이 중요한 이유는 이들이 거리 노숙 직전의 주거 형태이기 때문이다. 즉, 이 쪽방촌에서 밀려나면 말 그대로 노숙자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따라서 더 이상의 노숙자를 양산하지 않으려면, 또 열심히 일하는 노숙인이 다시 사회로 돌아올 수 있게 하려면 쪽방의 거주환경을 개선하고 거주자들에게 적극적인 재활기회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실제로 쪽방촌에 거주하는 사람들 중 약 80%는 장기 거주하고 있으며, 남은 20%는 노숙자로 돌아가거나 소득을 만들어 원룸으로 나간다고 하니, 그야말로 경제적 빈자들의 최후의 보루인 셈이다.


이런 이유로 아래 소개할 동자동 사랑방마을 공제협동조합에서는 서울시에 지속적으로 쪽방 확충을 요청하고 있다고 한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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