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하 라이브 시즌2 다섯번째 이야기
글: 코하 / 그림: 리하
이즈음만 되면 참 곤욕스러운 일이 있습니다.
밖에만 다녀오면 떨어진 은행열매를 밟기 시작한다는 건데요.
이족보행이 아니고 사륜주행으로 이동하다보니 피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예쁜 낙엽들과 함께 길가에 흩뿌려진
가을의 흔적들을 밟고 지나다니다가
집으로 돌아오면.. 온 집안에 은행 향기가 가득찹니다.
이른바 가을의 향기.
가을이 사라진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구요.
의외의 장소에서 의외의 모습으로 확 존재감을 내뿜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전동휠체어의 발냄새.
아무리 돌아다녀봐야 발냄새 하나 날 일 없는 발이기에,
전동휠체어의 발냄새(?)가..
그래도 열심히 돌아다니며 하루를 살았다는 증거 같아서
조금은 친근하기도 합니다.
물론 은행 냄새가 그닥 좋아지기 힘든 냄새긴 합니다만..
가을에만 맡을 수 있는 기간한정 서비스라고 생각하면
그럭저럭 참아볼만도 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