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무지
종종 상대방의 마음을 다 아는 것처럼 또는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이 일을 하기 전까진 나도 그런 부류 중 한 사람이었을 터...
이 공부를 시작하고 다양한 내담자들을 만나면서
사람의 마음은 결코 정형화될 수 없고,
그도 나도 완벽하게 이해하고 알 수 없다는 것을
매번 벽에 부딪히듯 깨닫는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그럴 때마다 내 마음이 주저앉는다는 것이다...
내가 또 그때 실수했구나...
그 사람은 날 어떻게 생각했을까...
나는 무지했다. 완전한 무지자...
우리는 살면서 '나 같으면 안 그런다',
'이해가 안되네', '다시 해보기는 했데?' 등과 같이
상대방의 실수나 실패에 또는 처한 상황에 대한
'나라면' 훈수를 둔다.
그 사람의 마음과 생각과는 상관없는 훈수.
내가 아닌 타인에게 마치 나이기를 바라며.
실패하고 실수해서 낙심하고 낙망한 자들에게
또 한 번 상처가 될 수 있는 훈수.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훈수.
그저 간섭에 불과한 수많은 훈수들.
우리는 너무 아는 척을 하며 사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그리고 다 알고 있다고 어쭙잖은 착각을 하며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친구가 내게 그랬다.
"넌 내가 아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