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사이. 종이인형이거나 승흥민이거나
팔랑팔랑한 모습으로 종이인형 또는 바보라고 불리지만 '와...!'하고 감탄하게 만드는 반전의 드리블 실력을 가진 승승이
자신의 취향을 확실하게 알고 삶을 축구처럼 자유롭게 드리블 할 줄 아는 멋진 사람
음악과 책, 축구.. 앞으로도 좋아하는 것들과 함께 계속해서 즐겁게 지내길, '죽기 전에 꼭 이루고 싶은 세 가지'도 꼭 이루길 응원합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92년생 승승이라고 합니다. 팀에서는 '하이볼의 바보', '종이인형' 등으로 불리고 있어요.
2023년 2월에 풋살을 시작했으니 1년 4개월 정도 되었습니다.
저는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어요. 언젠가 제가 행복함을 느끼는 순간들을 적어본 적이 있었는데, ‘내가 누군가를 도울 수 있을 때'도 그 중 하나였어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누군가에게 보살핌과 도움, 친절한 대접을 받기 마련인데요. 저는 할 수 있다면 제가 받은 것 이상으로 베풀면서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대단한 희생정신을 필요로 하는 일이 아닌 아주 작은 일 일지라도 나의 지식, 능력, 에너지로 타인에게 좋은 영향력을 전달하는 것은 제 자신에게도 충만하고 단단한 자양분이 되니까요. 그래서 저는 간호사라는 직업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게 제 직업이라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끼며 살고 있어요.
속해있는 팀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하이볼프렌즈’라는 팀에 속해있습니다. 제가 풋살을 시작하고 처음 가입한 팀이자 현재 유일하게 속해있는 팀이에요.
상암풋살구장을 홈으로 운영되는 여성 풋살 동호회이고, 매주 수요일 20:00-22:00에 정기모임을 가집니다. 남자 감독 1인, 여자 선수 25인으로 구성된 이 동호회의 목적은 회원들이 풋살을 즐기고, 회원들 간의 친목을 도모하는 데 있어요. 부담 없는 비용으로 편하게 풋살에 입문할 수 있는 팀인 만큼 실력은 귀여운 편이지만 그래도 조금씩 성장 중이에요. 회원들 모두 제각각 매력이 넘치고 귀엽구요. 그래서인지 팀 분위기가 아주 좋고, 화기애애하죠. 풋살을 즐기고 친목을 도모하기에 최고인 팀은 바로 ‘하이볼프렌즈’가 아닐까 생각해요. (팔은 안으로 굽는다ㅎㅎ)
제 등번호는 23번입니다. 제가 풋살을 시작하게 된 건 2023년 2월인데요, 그 해를 기념할 겸 등번호를 23번으로 선택했어요. 저는 유니폼을 제 옷장 한편에 오래오래 남겨둘 거예요. 노랑 파랑의 배색이 귀여운 유니폼과 큼지막이 새겨진 23번을 볼 때마다, 2023년을 떠올리며 미소짓게 될 것 같거든요.
중간 미드필더, 윙(아라) 포지션을 맡고 있어요. 측면에서 하프라인을 왔다갔다 하며 공격과 수비 모두 가담하고, 전방 공격수인 피보에게 볼을 연결해 주거나 피보와의 연계를 통해 직접 득점할 수 있는 포지션입니다.
저는 드리블보다는 패스를, 슛보다는 어시스트를 선호하는 스타일이에요. 풋살은 패스 플레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패스 위주로 플레이하는 게 더 재밌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코치와 많은 멤버들에게 드리블과 슛도 과감히 해보라는 조언을 자주 받았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특별히 응원하는 팀은 없어요. 좋아하는 축구 선수나 제가 아는 축구 선수가 속해 있는 팀을 그때그때 응원해요. 하지만 확실히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을 응원할 때가 가장 뭉클하고 신나는 것 같기는 해요.
좋아하는 축구 선수는 손흥민 선수와 네이마르 선수예요. 실력은 뭐 말할 필요도 없죠? (외쳐 갓쏘니 갓마루~) 손흥민 선수는 미소와 인성이 너무 멋지고 네이마르 선수는 특유의 발재간과 흥 넘치는 세리머니가 매력적이에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가 축구를 진심으로 즐기는 모습은 보는 사람을 덩달아 기분 좋게 만들어요.
처음 축구를 접한 건 초등학교 고학년 때였어요. 선천적으로 활동적인 편이기도 했지만, 축구를 사랑하는 사촌 오빠와 남동생과 친했던 점이 제가 축구와 친해지게 된 데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해요. 사촌 오빠와 남동생과 자주 놀다 보니 어느샌가 축구에 스며들게 되었고 축구가 재밌어졌어요. 하지만 바쁜 학창 시절을 보내며 자연스럽게 축구와 멀어져 갔고, 간호사가 되고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점점 더 멀어지게 되었어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축구에 대한 마음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가슴 한편에 남아있었던 것 같아요. 성인이 된 이후로도 길을 걷다 축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같이 껴서 뛰고 싶다고 100번은 넘게 생각했거든요ㅎㅎ
그러다 2020년, 문득 축구를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모두의 풋살’이라는 네이버 카페에 가입했어요. ‘골 때리는 그녀들’ 프로그램이 등장(2021년)하고 그 영향으로 점점 여자 풋살의 인기가 많아지기 시작했지만 당시 여자 풋살 게시판은 생각보다 썰렁했고 마땅히 가입할 만한 동호회도 보이지 않아 별 소득은 없었어요. 그 후 2023년 2월, 친하게 지내던 선배가 풋살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듣고 풋살의 인기를 더욱 실감함과 동시에 '나는 뭘 하고 있는 건가!' 정신이 번뜩 들었어요. 집으로 돌아와 ‘모두의 풋살’ 카페에 오랜만에 들어갔더니 이전과 분위기가 사뭇 달라져 있었어요. 여자 풋살 동호회 수가 훨씬 많아지고 게시판도 활기를 띠고 있었거든요. 여자 축구의 르네상스가 펼쳐지고 있는 건가 싶을 정도로요. 눈에 안광이 돌기 시작하고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ㅎㅎ 그렇게 팀원 모집 게시판을 뒤적거리다 조건이 괜찮은 팀의 코치에게 연락을 했고 그렇게 축구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어요.
재밌고 즐거우니까 계속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체력 향상에 도움이 되기도 하고요.
축구는 뭐니 뭐니 해도 협력에 바탕을 둔 경쟁이라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협력을 위해 서로 소통하고 격려하며 발 맞춰 뛰는데 이 과정에서 파이팅 넘치는 에너지가 만들어져요. 그리고 이 에너지를 통해 상대방과 경쟁을 하게 되잖아요? 목표를 향한 승부욕과 투지를 가지도록 하는 경쟁심! 이게 또 은근히 짜릿하더라구요. 뿐만 아니라 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매너와 에티켓, 심판 판정에 대한 존중 등과 같은 스포츠맨십을 배우고 실천하면서 정신 수양도 되는 것 같아요.
다른 취미로는 음악 감상과 독서가 있어요.
저는 친한 친구들에게 우스갯소리로 ‘뮤직 이즈 마이 라이프’라고 할 정도로 음악을 자주 들어요. 콘서트도 자주 가고요. 저는 돈 관리와 절약을 꽤 철저하게 하는 편인데(네 저는 T발 C에, J입니다^^) 음악과 관련된 것에는 예외적으로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아요. 그만큼 음악을 좋아한답니다. 좋아하는 영화 ‘비긴어게인’에 나오는 대사를 소개하고 싶어요. 왜 제가 음악을 아끼고 사랑하는지를 정확하게 대신 설명해 줄 수 있는 대사거든요. ‘난 음악을 이래서 좋아해. 지극히 따분한 일상의 순간까지도 의미를 갖게 되잖아. 모든 평범함도 음악을 듣는 순간 아름답게 빛나는 진주처럼 변하니까.’
독서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취미 활동이에요. 책을 읽으면 지식과 간접적 체험, 생각의 확장, 즐거움, 감동 등을 얻을 수 있어요. 그리고 독서는 시간적, 공간적 여건에 구애받지 않는 활동이라 편안하게 언제든지 즐길 수 있어서 좋아요. 참고로 저에겐 '죽기 전에 꼭 이루고 싶은 세 가지'가 있는데요, 그중 하나가 책과 관련된 것이랍니다.
다치지 않고 오래오래 축구 하는 거예요! 건강이 최고!
인생 목표는 제 삶을 즐기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요. 그리고 그 과정 동안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으면 더욱 좋겠어요.
소개하고 싶은 공 차다 만난 사이가 있다면?
하이볼 열정맨 수현 언니요. 언니의 풋살 사랑은 아무도 못 말리거든요. 그런 언니의 이야기가 궁금했어요.
마지막으로 승승이에게 축구란?
'일상의 활력소'이다. 필드 위에서 뛰다 보면 잡생각이 사라지고 정신이 맑아져요. 또 풋살을 하면 할수록 몸이 가벼워지고 쌩쌩해지는 것 같아요. 어쩌다 한 주 쉬게 되면 몸이 그렇게 찌뿌둥할 수가 없습니다ㅎㅎ
번외로 최근에 아주 멋진 발리골을 넣었는데 기분이 어땠는지 소감도 얘기해주세요.
허공에 뜬 공을 차려고 점프를 하는 순간부터 느낌이 좋았어요. 뻗은 발에 공이 정확하게 맞아 경쾌한 소리가 났어요. 날아간 공은 골키퍼의 손을 맞고 굴절된 뒤 골문 우측 상단으로 들어갔죠. 발리슛으로 득점이라니..?! 이어서 멤버들의 함성소리가 들렸고 저는 신이 나서 소리를 질렀어요 "야핳! 우와아악핳~!~!"ㅋㅋㅋ
멋진 골을 넣은 것도 신나긴 했지만 진정한 엔돌핀 버튼은 멤버들이 내밀어준 손이었어요. 그물망 펜스 밖에 서서 구경하던 멤버들이 골이 터진 직후에 저를 향해 손을 뻗어 주었고 저도 손을 뻗어 서로의 손바닥을 마주치며 달렸어요. 날아갈 듯한 기분이었죠. 그날의 그 장면은 떠올릴 때마다 웃음이 절로 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