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이가 들며 반갑지 않은 것

by 김화경

나라는 사람은 나이 드는 것을 꽤 좋아한다. 나이가 들수록 경험이 쌓여 예전에는 깨닫지 못했던 것들을 알게 되니까. 하지만 한 가지. 나이가 들어 반갑지 않은 것이 있다.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


대학생 때부터 엄마와 장을 보러 다녀오면 집 앞임에도 엄마는 "휴~ 아휴~"하며 본인도 모르게 앓는 소리를 냈다. 잠시 30분을 다녀오는 것인데도 말이다. 한 3년쯤 되었을까? 운동을 그만두고부터였나 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휴~ 아휴~ "라는 말이 내 입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잠깐 집 앞에 나갔다 왔을 뿐인데 말이다. 어디 그뿐인가? 혼자 하는 아이쇼핑은 1시간을 돌고 나면 "너 뭐 하는 거야? 날 죽일 샘이야?" 라며 다리가 툴툴거리기도 한다.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을 하다 보니 2년 전부터는 거북목과 등근육 통증이 사이좋게 함께 와버렸다. 이러다가는 언니처럼 아무 일도 못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무서워졌다. 언니는 목통증으로 인해 등, 팔까지 고장 나 한동안 몸을 움직이지 못해 입원까지 했었다. 결국 일을 하면 병원비가 더 든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일을 그만두었다.


하지만 나는 일을 그만둘 수 없다. 앞으로 적어도 10년은 일 해야 하기에 아프면 안 된다. 매번 집에서 간단한 스트레칭만 했었는데 내가 간과한 것이 있었다. 근육! 등근육, 다리 근육이 없으니 시간이 지나며 점점 힘들어지는 듯하다.


설날, 시골에 내려가 아무 일도 안 하고 있는데도 등 전체가 아파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나를 보고는 언니가 엎드려보라 했다. 자신이 도수 치료를 받았을 때 받은 등 마사지를 기억나는 대로 해주겠다며 말이다. 아파 소리를 지르면서도 너무 시원해 그만하라는 소리를 못하고 나는 계속 등을 언니에게 맡겼다.


시골에서 올라온 다음 날 새벽, 그러니까 바로 오늘, 등 통증은 나를 발작난 사람처럼 만들었다. 새벽 5시부터 오른쪽으로 누웠다 왼쪽으로 누웠다 이리저리 뒤척여도, 땅콩볼로 마사지해도, 폼롤러를 사용해도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영상을 뒤적거렸다. 등 아픈 것을 풀어주는 영상을 몇 가지 찾아 그중 제대로 된 영상을 보고 1시간을 따라 했다. 그러고 나니 좀 살 것 같았다. 이 상태로 가다가는 아무런 일도 못 하겠구나 생각하니 덜컥 겁이 났다.


하고 싶은 일을 계속하려면, 사랑하는 아이들과 행복하게 오래 살려면 내가 건강해야지, 30대까지만 해도 그렇게 운동이 중요한지 몰랐다. 그냥 나이를 많이 먹으면 여기저기 아프게 되는 줄 알았다. 관리를 안 한다고 이렇게 일찍 아프게 될 줄은 몰랐다.


나는 후회하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라, 내가 결정한 것 중 후회하는 것이 많지 않다. 그런데 운동을 멈춘 것은 후회된다. 운동을 멈추고부터 간단한 스트레칭만 하다 보니 근육이 점점 사라지고, 자세는 흐트러지고. 멀쩡했던 등과 다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지금이라도 운동 좀 하자. 아프고 진짜 후회하지 말고.


운동만큼 정직한 것이 없다는 말이 있다. 내 몸은 내가 살펴야지. 내가 하기 나름이니.


올해 목표는 운동하자!!로 해야겠다. 운동이 새해 목표가 된 적은 처음인데... 한 번 해보자.




운동할 때는 아픈 곳이 없었는데.... 벌써 3~4년 전 사진이네..

KakaoTalk_20250129_212321456.jpg
KakaoTalk_20250129_212321456_01.jp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이제는 엄마가 나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