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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홀리데이파머스 Jul 17. 2020

사무실 책상 인테리어 놀이

레인은 평일에는 회사원이다. 딱딱한 사무실 의자에 앉아서 보이는 것은 사각형의 모니터와 벽처럼 서 있는 높은 파티션이다. 회사 책상에 별 다른 소유물이 없고 모니터와 키보드 몇 가지 문구들만 덩그러니 놓여 있어서 왠지 퇴사를 앞둔 사람의 책상 같다는 느낌도 든단다. 프로그래밍 일을 하기에 짐이 많이 필요 없단다. 본인 책상이 회사에서 제일 깨끗하다고 크게 말했다. 집과는 다르게 회사에서는 차~암 미니멀니즘을 추구한다. 레인은 하루의 1/3 이상을 보내는 사무실 책상에 앉아서 보낸다. 그만큼 개인 시간 측면에서는 중요한 장소이다.


그 이후 시간이 흘렀다. 잠시 외출을 하고 집에 돌아왔었다. 현관에 놓여있는 화분을 보고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저 작년에 한참 여러 야자 모종들을 집 바닥에 곳곳에 깔아놓고 기를 때 불편했던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OMG 어게인 palm tree인가? 얼른 불러서 이게 뭐냐고 왜 집에 가져왔냐고 물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최근 쾌적하고 넓은 집으로 이사도 왔겠다... 너그러이 지나치기로 했다. 이 작은 식물에 마음의 안정을 찾곤 하니까..


 아니나 다를까 레인도 신경이 쓰였나 보다. 먼저 조로로로 달려와서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를 한다. 회사에 가져갈 거라고 했다. 오 다행이다. 이야기를 듣자니 요즘 회사가 살짝 지겨워졌고 무료함에 일에 집중이 안된다고 한다. 그래서 그 깔끔하고 썰렁한 책상 위에 두고 키울 거라고 했다. 회사에 정을 붙이려고 한다나.. 지겹기도 하겠지.. 나름 살아남기 위한 레인의 몸무림 일거라고 생각했다. 회사에서 있을 동안에도 즐거움이 필요하다. 매일 같이 얼마나 자랐는지 체크도 하고 마시다가 남은 물도 부워줄테고.. 애정을 쏟을 대상이 생겼으니 아침이 기다려지겠네. 밋밋한 책상에 약간의 숨통이 트여서 행복한 회사생활을 이어갔으면 한다.


 아직은 야자 모종이 작아서 사람들 눈에 잘 안 띄나 보다. 주위 사람들이 별 다른 반응을 안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일주일 사이에 새 잎이 떡하니 올라왔고 야자나무 특성상 갈수록 크게 자랄 텐데.. 음.. 대표님이 수상하게 생각하지 않으려나 은근 걱정된다. 목 뒤가 시커멓게 변했는지는 벌써 아주 오래고 매주 월요일이 되면 유난히 얼굴은 검게 타서 출근하는 직원. 음.... 하하하핫 감이 오는구먼. 그땐 재치 있게 잘 넘어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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