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럽고 멋진 아빠란 어떤 모습일까?

너의 미래를 위한 좋은 아빠 vs 지금 너의 옆에 있어주는 좋은 아빠

by 김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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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아이 도하가 태어났을 때, 제 인생은 큰 변곡점을 맞이했습니다.

그동안 저의 삶이 오롯이 저와 제 아내에게 중심이 있었다면, 모든 중심이 도하로 바뀌었거든요. 첫 아이를 마주한 순간, 제 남은 삶의 중요한 가치관도 한 순간에 변경되었습니다.


‘도하에게 가장 자랑스럽고 멋진 아빠가 되고 싶다.’


이 한 문장이 제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가치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자랑스럽고 멋진 아빠’ 가 어떤 것인지, 추상적인 이 문장이 주는 구체적인 정의가 어려워졌습니다.


처음 생각했던 자랑스러운 아빠의 모습이란 ‘사회적으로 성공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직을 결심하게 됐을 때도, 내가 여기서 더 성장할 수 있는 지, 그래서 그때까지 내가 생각했던 ‘자랑스러운 아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지가 중요했습니다.


그렇게 매일 치열하게 일을 하다 보니, 집에 가는 시간은 늦어지고, 첫 아이가 200일이 될 때까지 매일 자라오는 모습을 봐오던 게 점차 일주일에 세 번, 지금은 주말에만 보게 되었습니다.


그 와중 둘째 도준이가 태어나고, 계속되는 바쁜 회사 생활 속에서 새벽에 집에 가는 길에 가끔 ‘과연 이 모습이 자랑스럽고 멋진 아빠일까?’ 라는 생각이 들기시작했어요. 아내가 보내주는 도하와 도준이의 모습은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아빠의 존재가 희미해짐을 느꼈거든요.


어느 날, 첫 째가 아내에게 “아빠는 언제 와?” 라며 물었고, “아빠는 밤에 오지” 라는 아내의 말에 첫 째는 “아냐, 아빠는 아침에 와” 라고 답했다는 말에, 아침에 가끔 보는 아빠의 모습을 표현하는 아이의 말이 재치 있었으면서도 참 먹먹해졌습니다.


그리고 도준이가 일주일 만에 저를 보고 낯을 가리며 울었던 때, 다시 한번 ‘자랑스럽고 멋진 아빠’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첫째와 둘째가 잠이 든 어느 저녁, 아내와 술 한잔 하며 진지하게 저의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아내는 저의 고민에 공감하며 많은 얘기를 나눴고, 현재의 결론으로 저와 아내는 아이들에게 ‘자랑스럽고 멋진 부모’ 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현명한 아내는 저에게만 갇혀있던 ‘아빠’ 라는 것을 ‘가족’으로확장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 답을 들은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또 저를 중심으로 생각했구나. 라는 부끄러움을 느끼면서도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었어요.


제 자랑스러운 아내는 사회적인 역할과 욕심을 버리고, 지금 시기에 아이들의 곁에서 커가는 모습을 늘 옆에서 응원하고, 지켜주는 ‘현재의 자랑스러운 엄마’를 택하였고, 언젠가 아이들이 커서 저의 모습을 봤을 때, ‘우리 아빠는 본인이 일에 충실하고 인정받는 멋진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려 합니다.


많은 일들에 정답은 없고, 이 방법이 가장 적합한 것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언젠가 아이들이 아빠와 엄마의 삶을 돌이켜봤을 때, 따뜻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충실했고, 아이들이 가고자 하는 길을 응원하고 지지하기 위해 각자의자리에서 치열하고 열심히 살아왔다는 것을 조금이나마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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