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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tom Oct 02. 2019

[여행] 안녕 판공초?!

여행이란 이름의 도피 1. 라다크. 판공초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의 책 '오래된 미래'로 유명한 라다크 지역을 여행 중 다녀온 판공초를 추천해 드리려고 

해요.


우선 라다크에 대한 설명을 좀 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라다크는 인도 북부에 위치한 잠무 카슈미르 지역 중

레를 중심으로 한 티베트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입니다. 겨울엔 춥고 눈도 많이 와서 방문할 수 있는 기간은 

겨우 6월-9월, 1년에 3개월밖에 되지 않습니다.(그마저도 눈이 녹는 시기에 따라 더 짧아질 수도 있죠)


잠무 카슈미르 지역에 속해 있어 파키스탄과 인도 간의 분쟁에 노출되어 있기는 하지만...

라다크 지역은 불교를 믿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이런 분쟁(인도 vs 파키스탄)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도 지역상으로 분쟁지역은 맞으니 항상 조심히 여행하시는 게 좋겠죠?


Tsemo 곰파에서 보는 레


라다크 지역을 여행하려면 중심도시인 레[Leh]로 가셔야 하는데 총 3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1. 레 공항을 이용하는 방법

2. 마날리-레 행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

3. 스리나가르-레 행 버스 또는 지프를 이용하는 방법


첫 번째 방법은 간단히 레로 입성할 수 있지만 레에서 2-3일 정도 고도 적응이 필수로 필요합니다.

레의 고도는 3500미터로 백두산보다도 높아서 비행기로 오시는 분들 대부분이 고산병 초기 증세를 겪으시더라고요. 

마날리-레 차량 이동 구간

두 번째 방법은 뉴델리-마날리-레로 육로로 이동하는 방법입니다. 뉴델리-마날리 12시간, 마날리-레 24시간

으로 버스에서 엄청난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5300미터 높이의 고개를 넘나드는 험난한 길을 거쳐와야 하죠.

제 인생 최악의 버스 코스라고 생각되는데, 그만큼 어디서도 보기 힘든 경치를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마날리도 참 아름다운 동네인데 다음에 소개하기로 하고... 마날리-레 행 버스는 여행자 버스와 일반 로컬버스

가 있는데 일행을 구하셔서 여행자 버스로 이동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전 로컬만 타고 다녀서...)

이 길의 단점은 고도가 높다 보니 눈이 녹아야 길이 열리다 보니 6월 말- 9월 초 정도만 이동할 수 있다는 것과

산사태가 나거나 눈이 많이 오면 길이 수시로 닫혀서 일정이 촉박하신 분들은 비행기를 이용하시는 게 좋아요.

꼭! 멀미약과 고산병 약은 챙기시는 게 좋아요... 마날리에서 며칠 묵으시면서 고소 적응을 하시면 무난하실 거예요.


세 번째 방법은... 스리나가르가 분쟁지역이다 보니 추천드리지 않을게요..ㅎ 제가 레에 입성한 방법이긴 한데

스리나가르의 Dal Lake는 정말 아름다운데 추천드릴 수 없는 게 아쉽네요 ㅠ


이렇게 레에 도착하시면 평소 생활하던 방식을 좀 내려놓고, 라다크에 적응하시는 시간이 필요한데요.

이곳은 인터넷도 느리고, 자주 끊기거든요. 그리고 저녁밥을 먹을 때쯤 전기가 끊겨 아른거리는 촛불 하나를 놓고 밥을 먹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답니다. 그래도 전기가 안 들어오면 새로운 사람들과 친해지기가 한결 더 편하다는 장점도 있어요. 


이렇게 불편하고 황량해 보이기만 한 라다크지만, 라다크를 다녀온 주변 사람들은(저 포함) 다시 가고 싶은 여행지를 라다크로 꼽을 정도로 무언가 엄청난 매력을 가진 곳임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그 매력들 중 '판공초'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판공초는 '세 얼간이'라는 인도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통해 알려져서 라다크 여행의 필수코스로 자리 잡았는데

한국분들도 많이들 가시더라고요 ㅎ


레-메락 차량 이동 구간


판공초에는 3개의 마을이 있는데요. 입구에 있는 스팽믹, 중간의 맨, 그리고 메락이에요.

1박 2일 코스는 스팽믹, 2박 3일 이상은 스팽믹과 메락에서 쉬어가게 되는데, 힘들게 이 먼 곳 판공초까지 왔는데 시간 내서 며칠 정도는 판공초를 즐기다 가셨으면 해요...


대부분 레에서 팀을 구해서 지프로 오시게 되는데(한국 분들이 가시는 여행사는 거의 두 곳밖에 없어서) 저같이

로컬 버스를 타고 오 실 수도 있고요. 저는 로컬버스로 이동해서 제가 이동한 경로대로 설명을 드릴게요 ㅎ

제가 로컬버스를 타고 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저는 일주일 정도 판공초에서 지낼 예정이었는데 투어로는 보통 1박 2일이나 2박 3일 정도밖에 가질 않거든요... 


사실 이 여행은 2016년 여름에 다녀온걸 지금에서야 쓰는 거라 가계부를 잊어먹어서 가격적인 정보는 드릴수 없는걸 양해드립니다.. 그냥 대략적인 루트와 사진을 통해 이런 곳이구나.. 정도만 봐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레 버스 터미널


여기가 레에서 하나밖에 없는 버스 터미널입니다. 레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로컬버스를 타려면 이곳으로 오시면 되는데요.. 앞에 보이는 버스들이 저희를 판공초까지 데려다 줄 버스입니다... 

오프로드를 쇼바도 없이 달리다 보니 허리도 아프고, 에어컨이 없어 창문을 통해 시원한 바람과 모래를 함께 맞아가는 힘든 여정이지만 인도의 로컬버스는 그 나름대로 여행하는 재미가 있어 좋았습니다. 저는 그나마 의자에 앉아가기라도 했지만 버스 위에 앉아가던 친구들을 보면 겁이 없는 건지 생각보다 안전한 건지 의문이 들더라고요. 

라다크의 일상적인 버스의 모습


아무튼 판공초(정확히는 스팽믹) 가는 표는 저기 앞에 보이는 노란색 건물에서 미리 구입하시면 됩니다. 레에서 출발하는 버스들은 다들 이른 아침에 출발하기 때문에 보통 전날이나 며칠 전에 표를 구입하셔야 돼요.


그리고 버스 출발시간에 맞춰 터미널로 와서 큰 짐은 버스 위에 묶어 됩니다. 자기 짐은 자기가 묶어야 되는데 일행이 없으시면 주변분들에게 부탁해서 짐을 올려서 줄로 묶어두면 됩니다.


판공초 가는 버스


이제 버스를 타고 판공초를 향한 기나긴 여정을 가게 됩니다.


레-판공초 구간은 크게

1. 레-카루 : 도로가 잘 되어 있어서 편안하게 가다 보면 판공초 의외로 쉽게 갈 수 있을 것 같이 느껴집니다.

2. 카루-창라 :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고개인 창 라에 도착해 잠시 쉬어 가게 됩니다. 여기서부터가 정말... 하 

    돌산에 길을 내어 놓았기 때문에 눈이 와도 막히고 산사태가 일어나 길이 막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 치울        때까지 차들이 길~게 늘어지는 ㅠ

3. 창라-탕쉐 : 판공초에 도착하기 전에 잠시 들어 쉬어가는 곳입니다. 여기서 메기[인도라면] 한 그릇을!

4. 탕쉐-스팽믹 : 라다크는 모든 곳이 아름답지만 타 우세-스팽믹 구간의 산맥은 정말 아름답더라고요. 창밖을 

    하염없이 바라보다 보면 저 멀리 판공초가 보이게 되죠


이렇게 레-판공초[스팽믹] 구간은 빨리 가면 8-10시간 정도 걸린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렇게 스팽믹에 도착했지만... 저는 메락 마을에서 묶을 예정이었기 때문에 다시 스팽믹에서 메락까지 가는 방법을 찾게 되는데... 이건 길어져서 다음 편으로 ㅎ 나머지는 가는 길을 사진으로 보여드릴게요.



라다크의 일상적인 풍경



창라 가는 길[3500-5360m까지 저런 구불거리는 도로를 타고 올라야 한다]



창사로 향하던 길에 만난 산사태[한없이 기다림의 연속]



창라 [CHANG LA] 5360m



창라 고개를 넘어 탄쉐 마을을 향해 가는 길



탕쉐 마을에서 메기 한 그릇 하다 만난 가족



설표인 줄... 너무 귀엽던 아기 고양이



탕쉐마을에서 사이좋던 자매



탕쉐곰파_ 오른쪽에 십자가가?



탕쉐마을을 지나 판공초 가던 길



아름다운 산맥과 햇살, 구름의 조화


판공초_세 얼간이 포인트


산길을 굽이굽이 돌아 저 멀리 판공초의 푸른 호수가 보이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나무 한그루 없는 붉은 대지 속에 자리 잡은 이 아름다운 호수를 보기 위해 그 멀고 험한 길을 달려왔구나


만약 지금 삶에 위로가 필요하다면, 세상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아름다운 외딴곳을 꿈꾸신다면

내년 여름 판공초로!


이 세 얼간이 포인트를 지나 조금 더 가게 되면 스팽믹 마을에 도착하는데요. 이후 메락까지 가는 일정은 다음 편에!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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