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한국축구가 다방면으로 역대급이다. 선수들의 기량과 잠재력이 역대급이면서, 축구 고위 인사들의 무능과 뻔뻔함도 역대급이다. 후자는 사실 지금에서야 미낯을 드러냈을 뿐 오래전부터 안에서 곪아가고 있었다. 선수들이 국제적으로 알려지는 정도가 되면서 팬들이 늘어나자 아이러니하게 걸맞지 않은 수준의 협회임이 드러나는 것이다. 놀라운 게 아니다. 40년 만의 올림픽 탈락은 충격적이긴 하다. 웬만한 사람들은 태어났을 때부터 본 올림픽 축구에 우리나라가 늘 나왔는데, 파리에서 당황했을 수 있겠다. 그러나 축구를 보던 사람들은 우려하던 게 결국 터진 것이다. 40년 만의 올림픽 탈락은 고이고 썩은 게 폭발한 결과였다. 40년이 후퇴된 거나 다름없었다.
나는 축구를 아주 잘 아는 건 아니었다. 깊이 관심 가진 건 얼마 되지 않았다.
협회 장 등의 무능과 뻔뻔함에 스트레스가 쌓이다 보니 그냥 될 대로 돼라, 내가 뭐 할 수 있는 것도 없이 화만 나니까 외면하고 한동안 축구에 대해 끊을 생각도 했다. 하지만 이미 알게 된 현실 이미 품은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축구를 잘 모르던 사람에서 어느 정도 알게 된 것만으로도 관점의 차이가 눈에 띄게 드러났다. 거기에는 협회가 비열하게 선수를 방패 삼으면서 억울한 사람들만 비난받게 하는 모습이 있어 마음 아팠다. 이 차이를 줄여야겠다. 모르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알려줘야겠다 싶었다.
글쓰기에 관한 책을 본 기억으로는 이런 응어리진 것 역시 슬을 쓸 충분한 명분이 되었다.
이번 브런치북 기한 1027까지 예선전 경기, 국정감사등이 있어서, 사람들이 알았으면 하는 것들을, 내가 참을 수 없는 것들을 담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어쩌면 축구 잘 안 보는 사람과 잘 아는 사람 중간 어디쯤의 팬의 입장은 또 달리 보이지 않을까? 정보와 사실, 필요하면 전문가들의 해석을 참고하며 명예훼손 고소 당하지 않게 최대한 담담하게 회고해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