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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순호 Oct 04. 2022

역행자 2단계_정체성 만들기

[책 좀 읽어줄래?] 책덕 직장인의 독후 에세이


    1단계에서 자의식 해체를 이루었다면, 2단계에서는 새로운 자의식을 세운다. 그렇다면 새로운 자의식은 어떻게 세워야 할까? 주변을 둘러보면 극적인 상황을 맞이해 완전히 새로운 자의식을 세운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이를테면,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너만큼은 부자가 되었으면 한다' 하고 유언을 하여서 그때 크게 각성했어요."

    "아이 둘을 낳았는데 분유 먹일 돈은 없고, 회사에서 학대받으며 간신히 200만 원을 받으니 자살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정말 한강까지 갔는데, 거기서 저 스스로 완전히 달라질 거라고 다짐했어요."

    "여자 친구의 친구들과 어머니가 저를 너무 싫어했어요. 저를 고졸 양아치 취급하는 게 너무 화났고, 결혼을 가로막는 것에도 화가 치밀었어요. 엄청나게 성공한 사람이 되고야 말리라, 그때 다짐했어요."와 같은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이런 큰 변화의 계기를 만날 확률은 극히 낮다. 어떤 결정적 사건들은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되지만, 스스로 그 사건을 만들 수 있다면 어떨까? 나의 정체성을 송두리째 바꿀 드라마틱한 스토리, 그것을 '정체성 만들기'라 하자.


    정체성을 만드는 데에는 크게 3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 책을 통한 간접 최면. 두 번째, 환경 설계, 마지막으로 집단 무의식이다. 그렇다면 이를 하나씩 살펴보자.


1. 책을 통한 간접 최면

    책은 간접경험을 하기에 가장 좋은 수단이다. 만약 당신이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면, 작가가 되는 방법에 대한 책 10권을 훑어본다. 책에는 저자들이 겪은 시행착오가 담겨 있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서 작가가 되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이렇게 작가가 되는 스토리를 스스로에게 계속 붓다 보면 어느새 무의식에는 균열이 가고 기존의 '할 수 없을 거야'라고 생각하던 자아가 해체되며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스스로 정립할 수 있게 된다. 언뜻 무식해 보이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책은 정체성을 변화시키는 매우 쉬운 방법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어떤 책을 선택해야 할까? 세상에는 좋은 책도 있지만 읽을 가치가 없는 책도 있다. 하지만 책을 고를 때 '여러 사람이 인정한 책'을 기준으로 고른다면 실패할 확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책의 내용을 너무 깐깐하게 비판적으로 따지지 말고, 한 수 배운다는 느낌으로 마음을 열고 읽는다면 분명 책에서 배울 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 환경설계

    환경설계란 내가 그 정체성을 만들도록 강제하는 환경을 스스로 설계하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으로 '선언하기'가 있다. 이를테면 작가가 되기로 정체성을 세웠다면 '나는 올해 안에 책 한 권을 쓸 거야!'라고 주변에 말하고 다니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스스로 정한 기간까지 당신은 책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게 된다.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주변의 평판에 굉장히 민감하다. 스스로 선언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자신이 거짓말쟁이로 찍혀 평판이 깎일까 두려워하게 된다. 그러면 결국 '책 한 권 쓰기'라는 선언을 지키기 위해 꾸준히 글을 쓰게 될 것이다.


3. 집단 무의식

    배드민턴 동호회, 독서토론 모임, 개발자 콘퍼런스와 같은 소집단에 들어가게 되면, 당신이 어떤 직업과 어떤 능력을 갖추었느냐와 상관없이  집단이 추구하는 가치를 최고로 추구하게 된다. 예를 들어 배드민턴 동호회에 배드민턴 선수 출신인 사람이 있다면 그는 동호회에서 마치 신과 같은 대접을 받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독서토론 모임에 책을 여러  출판한 작가가 있다면  사람은 모임에서 가장 인정받는 사람이  것이고, 개발자 콘퍼런스에서는 구글, 애플 출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그런 대접을 받을  있을 것이다.

    이처럼 내가 어떤 정체성을 세우기로 결정했다면, 그 정체성이 가진 능력(가치)을 최고로 생각하는 집단에 들어가는 방법이 있다. 이를테면 내가 '작가'라는 정체성을 갖기로 결심했다면, 독서토론 모임 혹은 글쓰기 모임에 가입하는 것이다. 그 모임에 모인 사람들은 직업, 나이, 성별과 상관없이 글쓰기를 가장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며 글쓰기를 잘하는 사람, 좋은 글을 쓰고 사람들에게 인정받은 사람, 즉 집단이 추구하는 가치가 가장 뛰어난 사람이 가장 우대받을 것이다. 그러면 자연히 당신도 글쓰기를 잘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찾아보고 글을 더 쓰게 되며 집단이 추구하는 가치를 갈고닦기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자의식을 해체한 후 새로운 정체성을 세우기로 결심했다면, 내가 혼자서 잘할 것이라는 믿음보다는 내가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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