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델몬트 Dec 29. 2023

좋아하는 배우였습니다

나의 아저씨, 외력과 내력, 콘크리트 콘크리트, 나 상무 됐다, 편안함에 이르렀나, 내 성대모사 탑티어 배우가 발인에 이르러 버렸다. 올해 영화관에 <잠>을 보러 갔다가 무대인사를 본 덕에 덕업일치를 이루었다고 좋아했었는데 이 마저도 잊고 있었다가 글을 쓰다 떠올랐다. 처음 조사 소식을 들었을 때나 비보를 접했을 때, 가족은 어쩌냐고 무책임한 거 아니냐는 말도 했지만, 그런 선택을 하기까지 느꼈을 막막함과 고독감에 마음이 아린 것은 어쩔 수 없다.


개인의 사생활은 안타깝고 실망스러웠으나 그 조사과정에서 경찰과 언론의 플레이, 유투버를 비롯한 넷상에서의 조리돌림이 있어왔고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더 큰 비난을 받아왔을 터이다. 인적으로는 잘못한 게 있다면 법의 처벌을 받고 도의적으로도 살아서 가족에게 책임을 다하며 그래도 잘 살기를 바랐다.


언제부터인가 사회가 누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도덕적으로 더 우위에 있는지 서로 감시하는 거대한 판옵티콘이 되어가고 있다. 누가 누굴 추모하는지 누가 더 슬퍼하는지 오늘만 해도 누가 불륜남을 옹호하는지 추모감별사들이 나서서 관심을 가지고 또 악의적인 댓글을 달고 있다. 누구든 상대의 모든 일과 모든 사정을 아는 것은 아니기에 어떤 평가를 하고 이를 표출하는 것은 신중해야 하는 건 알지만, 실제론 쉽지가 않다. 나 또한 지금은 이런 생각을 글에 옮기고 있지만, 비슷한 주제로 누군가 이야기할 때는 이런 단호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듯이 쉽게 한 줄 평을 내리곤 했던 것 같다. 


남은 가족들이 잘 이겨내고 지냈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감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작가의 이전글 다시 도마를 꺼낼 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