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리스 불량에 브랜드는 어떻게 대처 해야할까?
슬립부스터는 아직 작은 브랜드입니다.
그렇기에, 고객 한 분 한 분과의 관계를 매우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저희는 제품을 배송한 이후에도 고객과 꾸준히 대화를 이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면에 대한 고민, 가구를 고를 때의 팁, 심지어 슬립부스터의 미래 제품 아이디어까지. 정말 다양한 주제로 고객과 꾸준히 대화를 이어갑니다.
특히 디스크로 인해 고생하고 계시던 'S님'은 상담 초기부터 제품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수면과 통증에 관한 깊은 이야기를 자주 나눠주셨던 분이었습니다. 이후 출시될 제품 아이디어에도 의견을 주실 만큼 저희 브랜드를 깊이 이해하고 응원해주셨던 분이였죠.
그런데 5월의 어느 날, S님에게서 장문의 메시지와 함께 하나의 영상이 도착했습니다.
'며칠전부터 침대에서 소리가 나는데...왜 이런 소리가 나는걸까요?'
저희가 제품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단연코 ‘품질’입니다.
때문에 단순히 생산 단가가 저렴한 공장이 아니라, 실제 누웠을 때 가장 편안함을 느꼈던, 그리고 저희가 가진 수면에 대한 가치와 철학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국내 유명 프리미엄 가구 브랜드의 생산 공장을 파트너로 선택했습니다.
당연히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고, 제품의 완성도를 믿고 있었습니다.
처음 S님께서 보내주신 ‘소음이 발생한다’는 메시지를 받았을 때, 솔직히 매트리스보다는 매트리스를 받치고 있는 '프레임 문제'일 것이라 의심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프레임 이음매가 헐거워서 나는 삐걱이는 소리와 비슷하게 들렸기 때문입니다.
고객께서 보내준 영상을 공장과도 공유했지만, 공장 역시도 수천 수만개의 매트리스를 출하했지만, 1~2개월만에 스프링에서 소리가 나는 경우는 없었다며 프레임 쪽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고객이 심각하게 이야기한 문제라면 직접 확인 하지 않고 넘어갈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체험관 일정을 잠시 멈추고, 저와 공동창업자인 형준님이 함께 고객님 댁으로 직접 방문한 이유입니다.
S님의 집에 도착해 매트리스를 바닥에 옮길때 까지도 확신을 했습니다. 프레임 문제일 것이라고요.
그러나 매트리스를 바닥에 내려두고 테스트를 한 순간, 저희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삐걱… 삐걱…”
제품에서 실제로 소리가 나는 걸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그 순간, 진심으로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니…제품에서 왜 이런 소리가?’
현장에서 고객님께 사과드리고, 바로 새 제품을 보내드리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해당 제품은 회수한 뒤 공장으로 가져가 문제 원인을 명확히 파악하고 공유드리겠다고 약속드렸습니다.
문제가 된 제품을 공장으로 가져갔습니다.
그리고 공장 담당자님과 함께 매트리스를 해체하며,
정확한 원인을 하나하나 짚어나가기 시작했죠.
다행히, 그리 오래 걸리진 않았습니다.
매트리스 측면에 앉았을때 무너짐을 방지하기 위한 스틸 프레임과 이를 서포트하는 보조스프링 사이의 마감이 너무 타이트하게 설계되어 있었던 것이 문제의 원인이었습니다.
원래 부직포를 감싸 금속끼리 부딪히지 않게 마감하지만, 튼튼한 지지를 위해 타이트하게 보조 스프링을 조이는 바람에 마찰 방지용 부직포 일부가 찢어져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해당 부위에 압력이 가해질 때 마다 미세한 마찰이 발생, 고객님이 느끼셨던 ‘삐걱’ 소리가 발생하게 된 거죠.
공장 측 설명에 따르면, 이는 수천 개 중 하나꼴로 발생 할 수 있는 드문 케이스라고 했습니다.
저희에겐 100명의 고객 중 1명에게 일어난 1%의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불량 제품을 받은 고객의 입장에선, ‘100%의 문제’였죠.
원인을 파악한 직후 공장에서 곧바로 결정했습니다.
해당 구조를 전면적으로 개선하자.
(마찰로 인한 소리가 날 수 없는 구조로 개선 할 예정입니다.)
1% 확률로 드물게 발생하는 문제라도, 우리 제품을 선택한 고객의 불편함으로 이어진다면 안된다고 생각 했기 때문입니다.
원인을 파악한 뒤, 모든 내용을 S님께 투명하게 공유드렸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조치를 할 것인지도 명확히 설명드렸습니다.
S님은 오히려 이번 이슈가 본인에게 일어나서 제품이 개선되는 과정에 참여한 느낌이라며, 상세하게 알려줘서 감사하다는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물론 불량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제품에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은 언제나 있습니다. 아주 희박하더라도요.
문제가 없는것 보다 중요한 것은,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대응하고 개선하는가가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이 브랜드의 신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객님 덕분에, 제품의 문제를 발견하고 개선할수 있었습니다.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브랜드의 진짜 모습은 '문제가 생겼을 때'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고객의 입장에서 해결 방법을 찾는 것.
그 과정에서 고객이 손해보지 않게 하는 것.
이것이 브랜드의 책임이라고 믿습니다.
슬립부스터도 이런 믿음하에, 한 걸음씩 고객과의 신뢰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혹시 여러분은, 고객의 입장에서 기억에 남는 ‘좋은 문제 해결 경험’이 있으셨나요?
그 경험이 왜 마음에 남았나요?
이를 계기로 브랜드를 신뢰하게 만들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슬립부스터도 언젠가 읽고 계신 여러분의 머릿속에 떠오른 그 브랜드처럼 기억될 수 있기를 바라며, 고객과의 신뢰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