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립부스터는 왜 두 번째 제품으로 ‘토퍼’를 선택했을까
슬립부스터의 두 번째 제품은, 사실 계획에 없던 제품이었습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한 제품이라도 정말 제대로 만들자는 생각으로 시작했거든요.
‘에너지 넘치는 하루를’ 위한, 단 하나의 진짜 좋은 매트리스.
그렇게 우리의 첫 제품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그런데 체험관을 운영하다 보니, 유독 자주 보이는 한 무리가 있었습니다.
"매트리스는 정말 너무 좋은데...예산이 맞지 않아서...조금만 더 고민 해볼게요"
"20~30만원대의 제품을 추천 해주실 수 있을까요?"
현재 수면환경에서 몸은 불편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언가를 찾지만 현실적인 예산과 당장에 바꿀수 없는 환경에 지금은 일단 참고, 다음을 기약하는...
이제 막 사회에 진입한 사회초년생들.
그들의 눈에선 간절함이 느껴졌고,
그들의 말에선 과거의 제 모습이 겹쳐졌습니다.
좁아터진 원룸, 더럽고 삐걱대는 얇은 매트리스, 그리고 매일 아침 피곤에 절어 일어났던 시절.
그들을 마주할수록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그들의 첫 번째 수면 브랜드가
되어줄 수 없을까?
그들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대는 보통 10만 원대, 많아야 30만 원 초반...이 판매가격을 맞춘 제품을 우리가 만든다면?
수면을 위한 전체적인 신체 체압분산을 해주는 핵심 제품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 매트리스
- 토퍼
사회 초년생들의 구매하는 판매 가격 범위 안에서 매트리스를 개발한다면...우리가 추구하는 ‘수면에 좋은 매트리스’를 만드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웠습니다.
물론, 착와감(누웠을 때의 느낌)을 흉내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내부에 들어가는 소재나 지지력, 복원력 등 최소 2-3년 이상 사용가능한 제품은 절대 구현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만약 시장에 나와있는 평범한 저가형 제품을 만든다면?
원가 10만원도 안되는 제품을 만들어서 20만원에 판매를 한다면?
“어차피 고객들은 모르잖아, 품질에 타협된 제품을
일단 만들어 파는게 좋지 않을까?
마케팅 소구점용 하나 만들고...”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저가형 제품을 만들어 마케팅에 더 힘을 쓰는 브랜드가 아니라, 본질적으로 제품을 잘 만드는 브랜드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만든 제품은 수면의 질이 올라간다는 확신을 줄 수 있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저가형 매트리스는 과감히 포기하고, 사회초년생들의 수면의 질을 올려줄 확신이 있는 ‘토퍼’를 선택 했죠.
(매트리스는 현재 개발한 슬립부스터 매트리스가 우리의 타협점...)
여러 상황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으면서도
충분한 품질을 담아낼 수 있는 제품,
옵션으로 들어가 있는 저가형 매트리스 위에 얹어 쓰고,
바닥에서도 쓸 수 있으며,
공간 제약이 있는 1인 가구에서도 유용하게 활용 가능한 제품.
토퍼는 그 모든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제품 개발 기준은 단순했습니다.
“최소 5년 이상 쓰고도 꺼짐이 없을 정도의 내구성.”
“한 번 누우면 잊히지 않을 정도의 착와감.”
"우리가 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압도적인 품질"
디스크 환자이며, 평균 체중 90kg의 공동창업자와
직접 공장에서 미친 듯이 누워보며 착와감을 테스트했습니다.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고가 토퍼들의 1점짜리 리뷰를 체크하며, 고가 제품들의 문제점들을 보완하기 위한 착와감 연구를 했습니다.
그렇게 우리가 원하는 느낌을 만들었고, 그러다보니 기존 시장에 없었던 사양으로 스펙을 구성했습니다.
그리고 공장장님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건…
국내에 출시된 토퍼 중
최고 스펙일거에요.
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서 발생 했습니다.
사회초년생의 예산을 생각하며 제품개발을 시작했지만,
품질에 몰입하며 시제품을 만들다보니.
50만원에 판매를 해야되는 제품이 나와버렸습니다...
제조원가만 우리가 생각했던 판매 가격대를 훌쩍 넘겨버렸죠.
참고로
네이버쇼핑 / 오늘의집의 베스트 셀러 토퍼의 가격대는 평균 10만원 미만.
우리가 개발하려는 토퍼는...
사회 초년생에게 접근성이 있는 토퍼
50만원대 토퍼는 그들이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니었습니다.
이 제품을 이대로 출시하면, “지속 가능한 브랜드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희를 고민에 빠지게 만들었죠.
좋은 수면을 위해, 최고의 품질로 제품을 만드는 건…
그냥 자기만족일까?”
이 질문이 요즘, 매일 저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품질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강한 마음.
그렇다고 가격을 무작정 올려버리면,
애초에 우리가 만들고자 했던
‘사회초년생을 위한 제품’은 아니게 될까 걱정됩니다.
혹시 시장에 내놓았을 때
반응이 전혀 없다면 어쩌지,
그런 불안도 마음 한켠에 늘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우리는,
제품력을 해치지 않는 타협점을 찾기 위해
매일같이 다시 고민하고,
매일같이 다시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1년 뒤, 3년 뒤,
이 제품을 다시 떠올릴 때
“그때, 참 잘 만들었지”
그런 말을 들을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