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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1년, 무수입으로 살았지만 지금 가장 행복하다

30대 창업하고...복지사각지대 대상자가 되었다.

by 재원이


일하다가 갑자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이재원님 맞으시죠? 복지센터에서 왔는데요,
우편 하나 꼭 받으셔야 합니다.”



‘꼭’이라는 말이 계속 마음에 걸려서 퇴근하자마자 우체통을 열었다.



우편을 들고 집에 들어가서 우편물을 개봉 했다.


동천동_복지센터.jpeg 내가 사는 지역에 복지 사각지대 46인안에 들었다...



안에는 ‘복지사각지대 대상자 복지서비스 안내문’ 이 들어 있었다.

그걸 집에서 혼자 뜯어보며, 피식 웃었다.


“아… 나 진짜 가난했구나.”





2024년, 슬립부스터를 시작하면서

1년 가까이 무수입으로 살았다.


제일 가난했던 1년이였다.

하지만 돌아보면, 제일 행복했던 1년이기도 했다.





고등학교 1학년까진 하고 싶은 걸 다 하며 지냈다.

친구들이 집에 놀러오면 항상 어머니가 치킨이나 피자, 탕수육 같은 걸 시켜주시곤 했다.

그게 우리 집의 기본적인 분위기였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되었을 때,
아버지의 주식 실패, 퇴직.
어머니의 사업도 망하고,
집안이 빠르게 무너졌다.


그때부터 부모님들의 싸움이 잦아졌고,

어머니는 베란다에서 혼자 술을 마시며 자주 우셨다.


친구들을 집에 데려왔던 어느 날,

평소와 똑같이 음식을 시켜달라고 어머니에게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안 돼!” 하고 소리 지르며 나에게 화를 내시던 어머니의 모습.


친구들은 당황해하며, “재원아, 우리 갈게” 하고 나갔고, 나는 혼자 멍하게 서 있었다.


이젠 그때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 하지만,

그 순간의 감정은 아직도 기억난다.




그 시절 나는 7년 동안 운동을 해온 사람이었다.

체대 진학을 목표로 매일 운동만 바라보며 살아왔는데…


어느 날 문득,
내가 이걸 진짜 해야 하나?
체대를 진학 한다고, 우리 집 상황이 나아질 수 있을까?
내 인생이 달라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을 똑바로 보게 됐다.

집안 상황이 이렇게 급격히 어려워졌는데,


내가 체대에 가는 게 우리 가족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래서 체대를 포기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돈을 벌기 시작했다.




20대 초반, 휴대폰 판매를 하면서

월 1,200만 원을 벌었다.

한창 잘나갈 때였다.


그 시기엔 정말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그러다 욕심이 생겼다.

“나도 내 브랜드, 내 회사를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

그래서 모아놨던 돈으로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https://brunch.co.kr/@skan205/2 > 나의 이야기의 시작


근데, 망했다.

정말 말 그대로, 다 잃었다.

자존심도, 돈도.


그렇게, 나는 취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번엔 제대로 배우자는 마음으로...


초창기 스타트업에 합류해 월급 70만 원을 받으며,

다시 바닥부터 시작했다.




나는 성장을 위해서 모든 것을 다했다.


모든 걸 갈아넣고 일했다.
스트레스를 매일 이겨내며 미친듯이 달리다

불면증이 생기고, 디스크가 생겼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한계까지 몰아붙이며 일을 했다.


하지만 그렇게 버티다 보니...

30대 초반, 다른 어떤 조직을 가도 억대 보상을 받을수 있는 사람이 되었고,

조직에서 독립을 하기 위해 컨설팅을 시작했다.


그리고 몇개월 후, 빠르게 세후 월 1,800만 원을 벌기도 했다.




왜 이렇게 허무할까?



언제부터인가 돈을 벌기 위해 사는 삶이

너무 건조하게 느껴졌다.


돈은 이전보다 많이 벌고 있는데, 기쁨은 없었다.


그래서, 다시 내려놨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재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아 하고 있는게

지금의 슬립부스터다.


슬립부스터를 시작하고 1년 동안...


- 취미생활을 모두 접고,
- 수입은 거의 없고,
- 투자는 계속 나가고,
- 돈이 나가는게 아까워 사람들을 안만나고,
- 편의점에서 라면과 삼각김밥으로 떼우는 일상이 많아지고....


어쩌면 인생에서 제일 가난했던 1년을 보냈지만...


현재 나는 이 순간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말할수 있다.


왜냐면, 내가 진짜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인

'수면’ 이라는 주제를 해결하고 있고 (자기효능감)


고객들의 솔직한 반응들을 통해,

매일 매일 효능감 넘치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인정욕구)


(“이 제품이 정말 도움이 돼요”라는 말을 하루에도 몇 번씩 듣고 있다...
정말 이제 이게 나의 삶의 목적...)


그리고, 앞으로 만들어갈 브랜드의 미래가 매일이 기대되고 있다. (미래지향)


인생에서 가장 가난했던 시간을 보내며,

나는 가장 행복한 순간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생존을 하기 위한 월급을 가져갈수 있게 된 것도 큰 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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