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부터 슬립부스터를 찾아주신 고객님의 이야기
2주 전, 형준님과 점심을 먹고 있던 중 갑자기 전화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여보세요, 슬립부스터죠? 지금 체험관 앞인데요…”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건 나이 지긋한 남성 고객님의 목소리였습니다.
우린 서로 눈빛을 주고받고, 곧장 숟가락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예약제로 운영하는 체험관이지만, 가끔 예고 없이 찾아오시는 고객님들이 계십니다.
강남 근처에 일이 있어 들리시는 경우도 있고, 예약 방법을 잘 모르셔서 직접 방문하시기도 합니다.
어떤 상황이든 저희는 고객님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기에, 급히 체험관으로 향했습니다.
체험관 1층에 도착하니 노부부로 보이는 두 분이 계셨습니다.
여성 고객님은 조금 화가 난 듯 보였고, 남성 고객님은
그 분위기를 달래려는 듯 차분히 말씀을 이어가고 계셨습니다.
고객님께 바로 인사를 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체험관으로 이동하면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먼저 이렇게 직접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저희 브랜드를 어떻게 알게 되셨을까요?”
고객님은 뜻밖의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미국에서 우연히 저희 광고를 보셨다고 합니다.
그 후 스마트스토어의 리뷰를 찾아 읽고, 창업자인 저희의
브런치 글까지 모두 정독하셨다고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예약 방법은 잘 몰라, 상세페이지에 적힌 주소를 캡처해두셨다가 한국에 오시자마자 택시를 타고 찾아오신 것이었습니다.
정말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었고, 고객님께 매트리스 체험 안내를 드렸습니다.
매트리스를 체험하시며 만족감을 표현하시던 고객님은, 이내 제품 이야기를 넘어 저희에게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왜 이 브랜드를 시작했는지?
몇 살인지, 원래 어떤 일을 하던 사람이었는지?
제품을 어떤 마음으로 만들었는지? 어떤 문제를 겪어서?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고객님은 단순히 제품을 사러 온 것이 아니라, 이걸 만든 저희와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철학을 보러 온 것이라는 것을요.
고객님께 있는 그대로, 성심성의껏 대답을 했습니다.
남성 고객님께서는 따뜻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를 들어주셨고, 제 이야기가 끝나자 옆에서 듣고 계셨던 여성 고객님께서 말씀해주셨습니다.
“남편이 미국에서 사장님의 브런치를 몇 번을 계속 보더니, 이미 마음을 먹고 왔어요. 이 친구들이 만든 매트리스라면 믿을 수 있겠다고요.”
고객님께서 살아왔던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사업을 시작했던 젊은 시절의 기억, 그리고 사랑하는 사위분을 지원하며 힘들게 창업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저희 이야기에 공감해주셨습니다.
그리고는 덧붙이셨습니다.
“내 인생에서 쓸 마지막 매트리스를 고르러 왔습니다. 사장님이 꼭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순간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울컥하는 감정이 올라왔습니다.
고객님께 고개를 숙여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그날 이후 오래 전 기억이 되살아났습니다.
작년 매트리스 개발 막바지, 우리를 알리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던 시절.
구매를 약속했던 고객이 일정을 미루고, 이미 생산한 제품 대금을 공장에 납부해야 했던 순간.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까지 하며 버텼던 날들.
그때는 막막했지만, 언젠가는 우리의 간절함이 고객들에게 닿을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인생 마지막 매트리스를 구매하러 오신 고객님이 다시 과거를 떠오르게 해주셨죠.
지금까지 250명이 넘는 고객님이 슬립부스터를 선택해주셨고, 곧 300분을 넘어설 것입니다.
오시는 고객님들마다 저희를 응원해주시고, 또 다른 고객에게 소개해주시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감히 이 다짐을 드립니다.
“고객님들의 마지막 인생 매트리스
브랜드가 되겠습니다.”
몇 년 뒤,
몇 십년이 지났을 때,
반드시 증명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