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종오 May 12. 2021

“당신에게 우주의 소리는 어떤 것입니까”

[스페이스 WITH YOU] 다른 별로 들어가는 보이저 1호


 “당신에게 우주의 소리는 어떤 것입니까.”     


소리는 떨림입니다. 떨리면 주변 공간이 울립니다. 파동을 타고 멀리 퍼집니다. 우주에도 소리가 있습니다. 1977년 발사된 보이저 1호는 지금 지구에서 227억km 떨어져 있습니다. 빛의 속도로 달려도 21시간 뒤에나 도착할 수 있는 매우 먼 거리입니다. 태양풍의 영향을 벗어나 다른 항성풍 영향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보이저 1호가 최근 포착한 ‘플라즈마 파동’이 공개됐습니다. 점점 그 밀도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는 보이저 1호가 태양풍의 영향에서 거의 벗어난 것으로 해석됩니다. 태양계를 벗어나 다른 항성계로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번 주 ‘지금은 우주’에 소개했던 기사를 정리합니다.                


"이게 성간 공간의 소리"

NASA, 보이저1호가 담은 성간 공간 소리 발표          

보이저 1호는 뒤쪽에 두 개의 안테나를 통해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사진=NASA]

인류가 만든 우주선 중 가장 멀리 있는 보이저1호가 포착한 ‘성간 공간 소리’가 공개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2일(현지 시각) 성간 공간을 여행하고 있는 보이저 1호가 성간 공간에서 ‘플라즈마 파동(Wave)’를 포착했다고 발표했다.     

공개된 소리를 언뜻 들어보면 바람소리 같기도 하고, 휘파람 부는 소리 같기도 하다. 2012년과 비교했을 때 소리가 더 커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NASA 측은 “우리 태양권이 성간 물을 항해하는 선박이라면 보이저 1호는 해류를 조사를 위해 이제 막 갑판으로부터 던져진 구명 뗏목”이라고 비유했다. 보이저1호 팀은 이번에 측정된 ‘성간 공간 소리’의 밀도를 조사했다.     

성간 공간에서 물질의 밀도를 처음으로 측정한 것은 의미가 매우 크다는 것이다. 보이저 1호 팀의 한 관계자는 “보이저 1호를 통해 성간 공간의 밀도를 측정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하고 성간 물질의 구조를 탐색할 수 있는 새로운 경로를 열어줬다”고 평가했다.     

천문학자들은 보통 성간 물질(interstellar medium)을 두고 평온하고, 고요한 환경으로 상상하는데 실제는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바다와 마찬가지로 성간 물질은 격렬한 파도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이다. 가장 큰 것은 우리 은하의 자전에서 비롯된다. 우주가 수십 광년에 걸쳐 물결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성간 물질은 별들 사이의 물질로 가스와 먼지로 이뤄져 있다.     

이 같은 파도는 성간 물질의 밀도에 대한 단서를 제시한다. 이 값은 태양권의 모양, 별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은하계에서 우리 자신의 위치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다. 이 ‘플라즈마 파동’은 공간을 통해 반향을 일으킨다. 당연히 주위의 전자를 진동시킨다.     

울림의 피치가 높을수록 전자 밀도가 높아진다. 보이저 1호는 ‘플라즈마 파동(Plasma Wave) 서브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우주선 뒤쪽 10m에 튀어나온 두 개의 ‘토끼 귀(bunny ear)’ 안테나를 말한다. 울림을 들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2012년 11월 보이저 1호는 태양권을 벗어났다. 이후 3개월 뒤 처음으로 성간 소리를 들었는데 ‘휘파람’처럼 느껴졌다. 이번에 포착한 소리를 더 크고 더 높은 음조를 보였다. NASA 측은 “이를 통해 비교 분석해 보면 성간 물질이 점점 두꺼워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보이저1호가 태양풍과, 다른 별에서 오는 항성풍의 영향이 맞먹는 지역에서 태양풍이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성간 물질의 밀도가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2013년부터 보내온 보이저 1호의 신호를 분석해 보면 특징이 발견된다. 보이저 1호 주변의 전자 밀도는 2013년 상승하기 시작해 2015년 중반에 현재 수준에 도달했는데 그 밀도가 약 40배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1977년 발사된 보이저 1호는 지금 지구에서 227억㎞ 떨어진 곳에 있다. 시속 6만㎞로 비행 중이다. 빛의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해도 지구에 도착하는 데 21시간이 걸린다.     



지구 소행성 충돌..지금으로서는 피할 방법 없다

NASA 시뮬레이션 결과, 일론 머스크 "더 큰 로켓 필요한 이유"  

   

   

가상의 소행성을 설정하고 남은 6개월 동안 충돌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가상 연구가 진행됐다.   [사진=NASA]

이런 시나리오가 있다.     

6개월 뒤 지구에 충돌하는 소행성이 발견됐다. 즉시 관련 데이터는 전 세계 우주 과학자 등 전문가들에게 공개됐다.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시간은 단 6개월. 점점 소행성은 다가오고 전문가들은 충돌을 회피할 방법을 찾는다.     

이에 전문가들은 온갖 방법을 다 내놓았는데 결론은 “지금으로서는 충돌을 회피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최근 외국 매체들이 일제히 이 같은 소식을 보도하고 나섰다. 외국 보도를 종합해 보면 최근 미국과 유럽우주기구(ESA) 전문가들이 특별한 일주일 가상 시나리오에 참가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만든 시뮬레이션이었다.     

지구에서 5천632만7천40km 떨어진 곳에서 소행성이 발견됐다. 이 거리는 지구와 태양 거리의 약 2.6분의 1에 해당하는 거리이다. 이 소행성은 점점 지구로 다가오고 있고 남은 시간은 6개월. 지구와 충돌한다는 시나리오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소행성의 크기, 궤도, 충돌의 영향 등을 분석하기 시작한다. 이 소행성은 동유럽을 강타하는 것으로 설정했다. 전문가들은 관련 데이터를 토대로 서로 정보를 교환하면서 어떻게 충돌을 회피할 수 있을지 갖은 방법을 찾는다.     

이번 가상 시나리오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현재의 기술로는 가상의 소행성 충돌을 피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물론 이는 가상 시나리오에 불과하다. 가까운 미래에 지구와 충돌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은 없는 것으로 지금까지는 파악되고 있다.     

문제는 140m 이상 크기의 지구 근접 소행성 중 3분의 2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른다는 데 있다. 이 때문에 NASA와 ESA 등은 가상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관련 전문가들의 해법 능력을 키우고 있다.     

린들리 존슨( Lindley Johnson) NASA 행성 방어 연구원은 “가상의 소행성 ‘2021PDC’을 통해 연습한 결과 서로 소통하고 관련 연구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전문가들은 우주선이 잠재적으로 소행성을 파괴하거나 경로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임무를 고려했다”고 말했다.     

다만 결과적으로 아직 우리는 소행성 충돌을 회피할 수 있는 기술적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일론 머스크(Elon Musk) 스페이스X CEO는 “더 크고, 더 발전된 로켓이 있어야 하는 많은 이유 중 하나”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이에 대해 “기술적 진보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소행성 충돌을 피할 방법으로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우선 핵이나 재래식 무기로 소행성을 파괴하는 방법이 있다. 두 번째는 소행성에 고출력 레이저를 쏘거나 태양 돛으로 밀어내 궤도를 바꾸는 방법이 거론된다. 마지막으로 소행성 질량과 맞먹는 우주선을 소행성에 접근시켜 소행성을 천천히 끌어내 궤도를 바꾸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문 박사는 “일론 머스크가 더 큰 로켓이 필요하다고 한 것은 충돌 시점까지 남은 시간, 소행성의 궤도와 질량, 특성에 따라 쓰는 방법이 다른데 충돌을 면하기 위해서는 무거운 장비를 실어야 하고 현존하는 로켓으로는 어렵다는 의미인 것 같다"며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일론 머스크가 화성에 인류를 보내려고 개발하는 '팰컨(Falcon) 헤비'나 더 큰 로켓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중국 로켓 잔해물 지구로 추락...美 "무책임" vs 中 "걱정마"

중국 발사체 '창정-5B호' 잔해물 9일 11시 40분쯤 인도양에 추락          

한국천문연구원에 있는 우주위험감시센터. [사진=한국천문연구원]

9일 오전 11시 40분에 지난 4월 발사됐던 중국의 로켓 창정-5B호가 진입해 인도양에 추락했다. 추락하기 이전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천문연구원은 매우 바쁘고 긴장된 일상을 보냈다.      

창정-5B호는 현재 궤도 비행을 하면서 점점 고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나라는 한국천문연구원에 우주위험감시센터가 있다. 조성기 센터장은 “창정-5B호가 대기권 100km까지 진입하면 그때부터 추락이 시작된다”며 “고도가 떨어지면서 대기권 영향을 받으면 변수가 많아진다”고 설명했다.     

우주위험감시센터는 미국 측으로부터 관련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받는다. 이를 분석해 매일 오전 10시, 오후 5시에 결과물을 내놓는다. 조 센터장은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자료를 분석해 정확한 궤도와 위치를 파악하고 있다”며 “계속 데이터가 바뀌고 있어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창정-5B호는 우주 발사체 중에서도 덩치가 큰 편이다. 지난 4월 29일 중국 하이난성 원창 위성발사센터(Wenchang Satellite Launch Center)에서 발사됐다. 발사 당시 전체 무게는 무려 837톤에 달했다. 지금 추락하고 있는 잔해물 중량은 약 20톤으로 길이는 31m, 지름은 5m 정도로 추정된다.     

조 센터장은 “대부분 잔해물은 대기권을 통과하면서 엄청난 마찰력으로 불에 타 버린다”며 “몇몇 단단한 물체는 타지 않고 대기권을 통과해 지상으로 추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창정-5B호는 덩치가 커 불에 타지 않는 단단한 부속품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조 센터장은 “대기권을 통과해 지상으로 특정 물체가 추락하면 매우 위험할 수 있어 추락할 때까지 감시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우주 감시물체 파악의 정확성은 이미 검증된 바 있다.     

2020년 5월 5일에 발사된 중국의 로켓 잔해물(무게 약 20톤, 길이 30m, 지름 4.8m)이 지난해 5월 11일 오후 3시 33분쯤(UTC) 대서양에 추락했다. 대기권에서 연소되지 않은 일부 파편이 코트디부아르에서 발견된 바 있다.     

당시 천문연은 독자 개발한 우주물체 추락예측 프로그램을 통해 잔해물의 재진입 예측 시점과 최종 낙하지점을 분석했다. 추락 12시간 전에 20분 이내의 오차 범위로 추락시간과 추락지점에 대한 분석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 창정-5B호 잔해물 추락을 두고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 또한 불거지고 있다. 미국 측은 중국이 무책임하게 무거운 로켓을 궤도에 쏘아 올려 위험을 자초했다고 비판했다. 미국 측 비판에 대해 중국 관영 매체 등은 공해상에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걱정 안 해도 된다’며 맞서고 있다,     

앞서 미연합우주작전본부(CSpOC)는 지난 5일 오전쯤에 창정-5B호의 잔해물이 대기권으로 진입할 것으로 관측했다.



작가의 이전글 박새의 따뜻한 겨울 오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