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속에서 방랑하는 그대…우주의 시작

[스페이스 WITH YOU]외계행성 도는 외계위성 찾아내

by 정종오
외계 위성.png 최근 콜롬비아대학 연구팀이 외계위성을 발견해 화제가 되고 있다.[사진제공=NASA]


“저에게 따뜻한 빛이 돼 준 당신에게 고맙습니다!”


누군가로부터 이런 말과 글을 받는다면 당신은 어떤 기분이 들까요. 빛은 따뜻합니다. 빛은 찬란합니다. 빛은 어떤 존재를 확인시켜 줍니다. 빛은 인식의 시작입니다. 빛은 에너지입니다. 빛은 느낌을 이끕니다. 빛은 고마운 존재입니다.


빛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눈이 있어도 볼 수 없습니다. 물체가 존재해도 확인할 수 없습니다. 사실 우리가 보는 것은 어떤 물체에 빛이 들어가 반사되는 것을 보기 때문입니다. 빛은 시작이며 마지막입니다. 빛이 없다면 우리는 자신의 존재마저 망각하는 지경에 이를 것입니다.


우주의 95%는 암흑물질(Dark Matter)입니다. 암흑물질은 빛과 상호작용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암흑물질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중력의 미세한 변화 등 다른 방법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우주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암흑물질이 규명된다면 아마도 우리는 ‘4차원’ 아니 그보다 더 높은 차원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빛은 이처럼 지금을 있게 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줍니다. 성경에서도 ‘빛이 있으라 하시매 빛이 있었고’라고 언급합니다. 빛이 만들어진 뒤 모든 창조가 뒤를 따릅니다. 빛은 시작입니다.


최근 천문학계에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외계행성에 이어 외계위성이 존재한다는 분석 결과입니다. 그동안 허블, 케플러우주망원경 등을 통해 태양계 바깥에 외계행성이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 발견도 대단한 것인데 그 외계행성을 돌고 있는 위성이 있다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외계행성을 공전하는 외계위성(Exo-Moon)이 있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려진 사실입니다. 지구로 따지자면 지구를 돌고 있는 달과 같은 존재를 외계에서 확인했다는 연구 결과입니다. 이는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다른 항성계도 태양계와 마찬가지 시스템으로 이뤄져 있다는 것을 말해주기 때문입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최근 “천문학자들이 태양계 바깥에서 위성이 존재할 수 있다는 증거를 찾아냈다”고 발표했습니다.



태양계 위성.jpg 태양계 위성. 지구의 달, 목성의 가니메데-유로파-이오, 토성의 타이탄-엔켈라두스, 해왕성의 트리톤, 명왕성의 카론 위성들이다.[사진제공=NASA]

외계 달 존재 확인

또 하나의 겸손 배우다


천문학은 이른바 겸손과 인격수양의 학문이라고도 합니다. 배우면 배울수록 ‘내 존재’가 계속 작아지기 때문입니다. 태양이 지구를 돌고,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었다고 판단했을 때는 우리의 존재는 위대했습니다. 우주의 중심이 지구였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생각은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오, 뉴턴 등 과학자 연구를 통해 하나씩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코페르니쿠스는 태양이 지구를 도는 게 아니라 지구가 태양을 돌고 있다는 지동설을 내놓았습니다. 태양이 중심이고 지구는 태양을 도는 행성에 불과하다는 것이었죠. 이 과정에서 지구는 중심에서 ‘방랑하는’ 하나의 행성으로 작아졌습니다. 행성(Planet)은 플라네테스(Planetes) 그리스어에서 유래됐는데 ‘방황하는 자'라는 뜻입니다. 정처 없이 항성(별)을 끊임없이 방황하는 천체라는 의미이죠.


여기에 갈릴레오의 천체 망원경으로 직접 관찰한 것은 지구를 더욱 초라하게 만들었습니다. 목성을 망원경으로 직접 관측한 결과 네 개의 위성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지구는 이제 한낱 태양계 여러 행성 중에서도 세 번째에 위치한 아주 조그마한 행성으로 점점 작아졌습니다. 지구가 '먼지(Dust)와 티끌(Dot)'에 불과하다는 것은 1990년 2월 14일 확연하게 밝혀졌습니다. 보이저 1호가 지구로부터 약 64억3737㎞ 이상 떨어진 지점에서 지구를 찍었습니다. 그야말로 잘 보이지도 않는 점에 머물렀습니다. 미국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이 사진을 두고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으로 표현했었죠. 보이저1호는 태양계를 벗어났습니다. 현재 성간 공간으로 뛰어들었습니다. 만약 지금 보이저1호가 다시 카메라를 지구를 향해 찍는다면 지구는 어떤 모습일까요. 보이저1호 카메라에서 지구를 찾는 것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우주를 알면 알수록 지구는 더 작아지고 그 공간에 살고 있는 70억 인구는 더욱 초라해집니다. 천문학이 겸손과 인격수양 학문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습니다.



행성 별 앞 통과.jpg ‘Kepler-1625b’ 행성이 항성인 ‘Kepler-1625’ 앞을 지날 때 아래 그래프를 보면 빛의 세기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사진제공=NASA]

8000광년 떨어진 그곳

가스 위성이 돌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외계위성 후보는 지구로부터 8000광년 떨어져 있습니다. 백조자리에 위치합니다. 거대한 가스행성인 ‘Kepler-1625b’를 공전하고 있습니다. ‘Kepler-1625b’ 행성은 항성인 ‘Kepler-1625’를 공전합니다. 연구팀은 이번에 발견된 천체가 외계위성임에 틀림없고 앞으로 허블우주망원경의 추가 관측을 통해 확정될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토마스 주부첸(Thomas Zurbuchen) NASA 박사는 “우주에서 믿을 수 없는 신비를 벗겨냈다”며 “이번 발견이 추가 연구를 통해 확정되면 외계위성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무엇으로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한층 더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외계행성을 찾는 것도 사실 힘든 일입니다. 이런 마당에 그 행성을 도는 위성을 찾아내는 것은 그야말로 우주에서 바늘 찾기입니다. 외계행성을 찾아내는 기법은 단순합니다. 이른바 ‘transit’을 이용합니다. 말 그대로 행성이 빛을 내는 항성 앞으로 통과할 때 빛의 양이 줄어드는 것을 파악해 행성의 존재 여부를 판단합니다. 이 현상이 주기적으로 나타난다면 항성 앞을 통과하는 천체는 행성일 가능성이 큰 것이죠.


외계위성을 찾아내는 게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덩치가 큰 외계행성도 항성 앞을 지나갈 때의 미세한 변화를 파악하는 게 쉽지 않은데 그 보다 훨씬 적은 외계위성을 이 같은 방법으로 규명해 낸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여기에 매번 행성을 공전할 때마다 그 위치도 바뀌기 때문에 매우 어렵습니다.


콜롬비아대학 알렉스 티체이(Alex Teachey)와 데이비드 키핑 (David Kipping) 천문학 교수는 케플러망원경이 발견한 284개의 행성을 분석했습니다. 연구하는 과정에서 ‘케플러-1625b' 행성에서 흥미롭게도 ‘통과(transit)’에 대한 예외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외계위성의 존재를 알려주는 신호였습니다.


키핑 교수는 “우리의 관심을 이끌었던 빛의 곡선에서 약간의 편차와 흔들림을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확인된 빛의 그래프를 보면 쉽게 설명됩니다. ‘케플러-1625b’ 행성이 항성 앞으로 지날 때 그래프 값이 많이 떨어집니다. 항성의 빛을 행성이 가로막으면서 빛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19시간 동안 ‘케플러-1625b’가 항성 앞을 통과하는 것을 키핑 교수 등이 모니터링했습니다. 그 이후가 흥미롭습니다. ‘케플러-1625b’ 행성 통과가 끝난 뒤 허블우주망원경은 매우 작게 별의 밝기가 줄어들었다는 것을 탐색했습니다. 이는 행성이 통과한 뒤 약 3.5시간 뒤에 일어났습니다. NASA 측은 이를 두고 “마치 주인이 앞서가고 애완견이 뒤따라오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계획된 허블우주망원경 관측이 외계위성의 완전한 통과가 측정되고 그 존재를 확정되기 이전에 끝나버렸다는 것입니다. 아직 확정적 사실은 아닌데 이번에 발견된 외계위성 후보는 공전하고 있는 행성 질량의 1.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케플러-1625b' 행성은 목성 질량의 7배 정도에 이릅니다. 연구팀은 내년 봄에 허블우주망원경을 통해 정밀 관측에 나설 예정입니다.


우주 나이는 138억 년입니다. 지구 나이는 46억 년입니다. 1977년 발사된 보이저1호는 태양계를 벗어나 성간 영역에 들어갔습니다. 최근 보이저2호가 1호의 뒤를 이어 성간 영역으로 뛰어든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우주는 매우 넓은데 아직 인류가 보낸 탐사선은 태양계를 이제 막 벗어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주를 알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행성 위성 별 앞 통과.jpg ‘Kepler-1625b’ 행성의 위성이 뒤따라 항성 앞을 지나면서 아래 그래프 맨 오른쪽에서 작은 빛의 변화 그래프를 확인할 수 있다.[사진제공=NASA]


*표지 사진은 보이저1호에 이어 보이저2호가 성간 영역으로 비행하고 있는 모습입니다.[사진제공=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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