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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재의 사업가 Aug 09. 2021

[나의 스타트업 준비기] 2021년 무더운 여름(8월)

마음가짐 그리고메커니즘적응기

[조금은 다르게 생각하는 하루하루]

 나는 공식적으로 육아휴직 기간인 육아를 전담해야 하는 아빠다. 하지만 주간에는 부모님께 자녀를 잠시 맡겨두고, 나는 어린 시절부터 꼭 해보고 싶었던 공부를 한다. 벌써 첫 주가 흘렀다. 나에게 육아휴직은 지금 이 순간을 포장하는 하나의 수단일 뿐, 평소 내 생활패턴과는 크게 바뀐 것이 없다.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식사를 하고, 헐레벌떡 대문을 나서서 도서관으로 향한다. 직장 생활하느라 업무에 밀려 소홀했던 공부와 듣고 싶었던 창업교육을 듣기 위해 다시 취업준비생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현실적으로 삶의 전선에서 하루하루를 고군분투하며, 밥벌이에 매달려야 하는 이 순간에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는 것은 매우 귀중하고 값진 기회이다. 예전 같으면, 이 순간의 1분 1초가 아쉬워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조금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나이 서른여섯 그리고 집중]

 올해 서른여섯의 나이를 맞는 나는 아직 청년이라는 생각으로 어떤 일이든 열심히 해야겠다는 강박관념 속에 살고 있다. 육아도, 일도, 사업도, 부업도. 몸이 많았으면 참 좋았으련만, 아쉽게도 하나의 몸으로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에 이제는 인정하기로 마음먹었다.

 모두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욕심이 결국 모두를 불만족시킨 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왔던 경험을 한 후에는 나의 한계를 일정 부분 인정하기로 했다. 못해서라기 보다 이유 있는 버림.

 돌이켜보면, 10대 때는 어떤 것이 맞는 것인지 틀린 것인지 가늠하기보다 그냥 수동적으로, 주입식으로 무엇이든 했던 것 같다. 20대 때는 이제는 맞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조금은 가늠해보고 열정 하나 만으로 들이받았던 것 같다.

 이제 30대. 30대에는 많은 일이 일어나는데, 인생에 큰 변혁기에 시선이 여러 곳으로 분산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선택과 집중은 하루 계획을 짜는 일에서 매우 중요한 습관이라고 생각된다. 시간은 무한하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기회는 자주 찾아오지 않기 때문에.

 나를 수식하는 타이틀을 따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지난날은 잠시 접어두고, 내가 누군가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잠시 생각해보게 됐다.


나는 세상을 위해 뭘 하면서 살아봤을까?

나는 나만을 위해 살아왔던 것은 아닐까?



[스타트업에 빠져들다]

 거대담론을 이야기하는 것을 즐겨하지 않는 내가 한 살 한 살 먹어가며 나에게 하고 있는 질문이 있다.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나?"

 내가 청소년 시절, 때는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간다. 밀레니엄 버그, 벤처기업, 닷컴 버블이라는 단어들이 생겨나면서 게임, 소프트웨어, IT 산업에 대이변이 일어나기 시작하던 때였다. 많은 사회초년생들은 벤처기업을 창업하고, 한집 걸러 한집씩 벤처 창업가들이 즐비했던 시기였다. 은연중에 내 귀에는 사회적인 분위기와 주변에 오가는 이야기들이 자리 잡았다.

 내가 30대가 됐을 때, 아니 사회경험을 10여 년 했을 때, 이제 점점 사회생활에 익숙하게 되고, 그 익숙함이 정말 내가 원하는 일로 연결됐다. 나는 남들처럼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안정적'이라는 이름 아래 경직된 분위기에서 일하는 것이 힘들었다. 10년을 했지만, 적응이 안 되는 것은 안됐다. 여러 가지 이유로 조금 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내가 스스로 업무를 만들어내고 개척하는 스타트업이야 말로, 재미있고 신나게 일할 수 있는 나의 직업이 되기 딱 알맞았다.


[스타트업을 준비하다, 2021년 무더운 여름]

 잘하지는 못했지만, 공부라면 학을 떼던 나의 학창 시절을 뒤로하고, 사회로 나와보니 모르면 무시받는 세상이었다. 어떤 일-그것이 취미이건 일이건 상관없다-을 시작할 때, 공부를 하는 버릇이 생겼다. 그런 버릇이 생긴 지 벌써, 10년이 다되어 가니 자연스럽게 즐기게 됐고, 하나하나 알아가는 현상이 매우 흥미로웠다. 세상에는 재미없는 공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잘하고 못하고는 내가 원하는 분야를 만났을 때 알게 되는 것이지, 하기 싫은데 잘하고 못하고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다. 

 도서관에 앉아 스타트업의 선배들이 집필한 서적들을 들춰본다. 나의 2021년 코로나19에 무더운 여름까지 겹쳐 어디 가기도 쉽지 않은 시기에, 나만의 휴가는 이렇게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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