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짐 , 장석남의 시에서, 75 cmX 35 cm, 현대서예, 걸침 작
장마다
수첩이 비에 젖어 글씨가 번진다
번짐에는 세 가지 효과가 있다
-무경계, 너와 나의 구분이 없다. 벽이 없다
-스밈, 서로 받아준다. 내침이 없다
-창조, 전혀 새로운 것이 나온다. 예측하지 못한
그래서 시인의 말처럼
여름이 번져 가을이 되고
음악이 번져 그림이 되고
오두막 한채 번지면
나비 한 마리 날아온다지
번짐은 걸침의 친구
그러나
걸침이 물리적이라면
번짐은 물리를 넘어 화학적으로
걸침이, 확실한 뉴턴의 법칙이라면
번짐은 불확정성의 양자물리학이다
걸침이 감히 못 따라갈 영역이다
그러나 번짐도 일단 ,
걸침이 선행돼야 하느니
어쨌든 걸침을 지나
서로 번져야
사랑이다
그런데
영화 보던 아내가
눈화장이 번졌다고 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