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와 현대 사회 내 우울 및 소외감의 상관관계
SNS는 과거부터 꾸준히 발전되어왔다. 국내만 하더라도 2000년대 초에는 싸이월드, 버디버디, 네이버 블로그 등의 SNS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2021년 현재는 국내를 넘어서 전 세계적으로 교류가 가능한 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틱톡, 텀블러 등 다양한 소셜네트워크 플랫폼이 개발되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현대인들의 SNS사용 시간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앱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이 한국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 3만 3천명을 대상으로 '국내 SNS앱 사용현황과 사용시간 변화'를 조사한 결과 인스타그램 사용시간이 작년 5월 ‘15억분’에서 올해 5월 ‘26억분’으로 73% 증가했다고 한다.1) 또한, 한국인터넷진흥원이 2018년에 발표한「인터넷 이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만6세 이상 인터넷 이용자의 65.2%가 최근 1년 이내에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 6세 이상 SNS 이용자 중 주 평균 SNS를 20회 이상 이용하는 사용자의 비율은 무려 47.0%에 달한다.2) 이렇듯 SNS는 현대인의 일상 가운데 필수 루틴으로 자리매김하였다.
SNS를 이용하는 것에는 많은 장점이 있다.
첫째,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다. 심지어는 서로의 접속시간만 일치한다면 지구 반대쪽에 있는 친구와도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것이 가능하다.
둘째,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특정한 상황에도 영향을 덜 받는다. 예를 들어, 현재 코로나와 같은 전 세계적 팬데믹이 닥쳤음에도 소셜네트워크에서는 여전히 활발한 교류가 지속되고 있다.
셋째, 나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드러내는 것이 가능해졌다.
넷째, 자신과 유사한 지역, 관심사의 사람들끼리 교류가 가능하다.
다섯째, SNS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정보의 폭이 더욱 넓어졌다.
이 외에도 SNS 이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장점은 다양하다. 그러나 SNS는 양날의 검과도 같다. 장점이 많은 만큼 SNS 이용에는 수많은 단점 또한 존재한다. SNS 이용 중독의 위험, 넓고 얕은 대인 관계의 형성, 진위를 알 수 없는 신뢰성 낮은 정보로의 과다 노출, 사이버 폭력, 개인정보 유출 등이 그것이다. 여러 단점 중에서 본 글은 ‘SNS를 통해 표면적인 것에만 집중하게 되고, 타인과 비교하며 우울감을 경험하는 현상’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3)
SNS를 이용할 때, 사람들은 자신의 긍정적인 모습만을 집중적으로 노출하며 그를 최대한 미화해서 나타내려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SNS 상에서는 과대 미화된 타인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를 목격한 이용자는 SNS를 통해 보이는 타인의 미화 여부와 미화 정도를 쉽게 파악하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 반복 노출되는 과정을 통해 SNS이용자는 자신의 삶과 그를 비교하면서 우울감, 열등감을 느끼게 된다.
필자의 경험만 하더라도 대표 SNS 중 하나인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면서 우울감을 느낀 적이 있다. 인스타그램은 사용자의 취향에 부합하다 추측되는 사진들을 선별해서 추천해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신규 가입 유저처럼 관심사 파악이 어려운 회원의 경우, 대개 '인플루언서'들의 사진을 보여준다. 인플루언서들은 예쁘고 화려한 외모를 가졌으며 고급진 음식, 예쁜 소품 혹은 배경 사진들을 지속해서 업로드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의 특성을 사전에 알고 있었음에도 SNS에 들어갈 때마다 반복적으로 좋고 예쁘기만한 사진에 노출되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었다. 심지어는 그들과 본인의 외모를 비교하며 열등감과 우울감을 느끼기도 하였다. 부정적인 감정에 힘들어하다 선택한 방법은 SNS 사용을 중단하는 일이었다. 이후 지금까지도 유령 계정만 남아있을 뿐, SNS를 습관적으로 멀리 하는 습관을 지니게 되었다.
긍정적인 감정만 제공해줄 것만 같았던 SNS가 사람들에게 우울과 소외감을 느끼게 하는 것. 그리고 그러한 우울감을 겪으면서도 사람들이 지속해서 SNS를 이용하고 오히려 그에 집착하게 되는 현상은 참으로 기이하게 느껴진다. 따라서 이 글을 통해 ‘SNS와 우울 및 소외감의 상관관계’를 보다 집중적으로 분석, 고찰할 것이다. 그러나 해당 글은 SNS를 맹목적으로 비난하고 부정적인 면을 편파적으로 고찰하려는 목적으로 작성된 것이 아님을 사전에 밝힌다. SNS와 부정적 감정 사이의 상관성, 더 나아가 인과관계를 파악 및 분석한다면 현대 사회에 일상으로 자리 잡은 소셜네트워크를 어떻게 더 건강한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해당 분석이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여 해당 주제를 바탕으로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SNS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은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논의되어 온 주제이기도 하다. 특히 일부 언론에서는 SNS로 인해 발생한 부정적인 감정에 주목하였으며, 이를 'SNS피로감'이라 지칭하면서 해당 용어의 사용이 확산되기 시작하였다.
SNS피로감이란 'SNS를 이용하는 과정, 혹은 이용 후에 느껴지는 전반적인 피로감이나 불안감, 스트레스'를 의미하는 용어이다.4)
디지털 피로감은 SNS로 인한 개인 프라이버시의 침해에 대한 우려로부터 야기될 수도 있고, 정보과부하로 인한 피로, 혹은 SNS 서비스에 대한 불만감에서 비롯될 수도 있다.
이처럼 SNS피로감의 유발 요인은 다양하나, 본 글에서 사용하는 SNS피로감의 주된 개념은 '타 이용자의 게시물을 보며 열등감, 상대적 박탈감, 우울감 등을 느낄 때 발생하는 심리적 불만족'이다. SNS피로감 중 해당 원인을 통해 유발된 피로감만을 집중적으로 탐구하는 이유는 해당 이유가 실제 SNS피로감의 유발 요인 중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2018년, 잡코리아와 알바몬은 성인남녀 1039명을 대상으로 SNS 사용을 완전히 차단하는 '소셜 블랙아웃' 시도 경험의 유무를 조사하였다. 설문 결과 23.9%가 소셜 블랙아웃 시도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 중 35.9%는 '타인의 게시물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기 때문에 소셜 블랙아웃을 시도했다'고 밝혔다.5) 따라서 본 글에서는 과시적 성격의 SNS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 우울감에서 비롯되는 피로에 대해 집중적으로 탐구할 것이다.
사회 비교 이론은 1954년,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Leon Festinger, 1919-1989)에 의하여 정립된 이론이다.6) 사회 비교 이론은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과 의견을 타인과 비교하려는 동기를 가지고 있음'을 전제한다. 따라서 사람들은 자신의 신념, 능력, 태도 등을 타인과 비교하여 이를 토대로 자신을 평가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사회 비교는 비교 대상의 위치에 따라 '상향 사회 비교' 혹은 '하향 사회 비교'의 두 가지로 구분된다.
자신보다 나은 처지에 있는 이들과 비교하는 경우 '상향 비교'가 이루어진다. 상향 비교를 하는 이들은 상대적으로 우월한 이들과 자신을 비교함으로써 유사성, 동질감을 발견하고 자기 향상 동기를 충족시킨다. 반대로 자신보다 열등한 이들과 비교하는 행위를 '하향 비교'라 부른다. 이는 자존감이 낮은 이들에게서 주로 발견되는 비교 방식이며 자신보다 비교적 수준이 낮거나 나쁜 처지에 있다고 생각되는 이들과 스스로를 비교함으로써 안도감, 우월감을 느끼고 자신감을 고취하려는 목적에서 이루어진다. 해당 비교 방식은 각각 동기 고취, 불안감 완화 등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사회 비교를 하는 일에는 단점 또한 존재한다. 특히 상향 비교의 경우, 이것이 단기적이 아닌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을 때 부정적인 감정이 자주 발생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Wheeler & Miyake, 1992)7)8)9) 본 글에서는 해당 이론이 현대인이 느끼는 SNS 피로감의 원인을 설명하는데 적합하다고 판단하여 본문에서 이를 주로 활용할 것이다.
사회 비교의 발생 조건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 째는 불안한 상황의 존재이다. 불안한 상황이 존재할 때 사람들은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동질감을
느끼기를 선호한다.
두 번째는 유사한 타인의 존재이다. 사람들은 앞서 언급한 불안한 상황이 존재할 때 자신과 유사한 상황에 놓인 타인들과 비교하기를 희망한다.10)
세 번째는 유용한 정보의 획득이다. 사람들은 단순히 감정을 공유하거나 공감을 얻기 위해서가 아닌, 자신과 유사한 상황에 놓인 타인에게서 정보를 얻고 그를 비교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회 비교를 실시한다. 즉, 불안한상황에 놓이거나 자신의 방향성이 불분명하여 혼란을 겪는 사람들은 자신과 유사한 처지의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유용한 정보를 획득하고 그를 자신의 태도나 행동의 지침으로 삼고자 한다.9)11) 본 글은 해당 비교의 조건들이 SNS 상에서 활성화되어 있으나, 적절한 사회 비교의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SNS피로감의 증대가 더욱 심해진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본 글에서는 사회 비교의 조건들을 활용하여 SNS 피로감의 원인을 이해하고 논리를 전개하고자 한다.
SNS를 사용하는 많은 이들은 SNS로 인한 우울감, 소외감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SNS피로감이라는 명칭으로 다양한 선행 연구에서 다뤄지며 실체화, 구체화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국제 학술지 '인간 행동과 컴퓨터'에 게재된 SNS 관련 실험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독일 보훔 루르대 연구팀은 286명의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고 한 그룹은 2주 동안 20분씩 SNS 사용 시간을 줄이도록 하였다. 실험 전 실험집단의 평균 SNS 사용 시간은 약 60분 정도였으나, 이후에는 20분까지 평균 사용 시간을 단축시켰다. 반면 통제집단의 경우 평소와 똑같이 SNS를 사용하도록 했다. 이들은 각각 실험 전·후, 1주일 후, 1개월 후, 3개월 후에 심리 상태 관련 설문조사에 참여하였다. 그 결과, 놀랍게도 SNS를 적게 사용한 이들이 확연히 건강한 심리 상태를 보였다. 실험집단의 경우 통제집단에 비해 우울 증상이 적었고, 삶의 만족도는 높았으며 신체적으로도 더욱 활동적이었다. 해당 실험을 시행한 보훔 루르대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에 대한 명확한 원인을 밝혀내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결과의 원인을 'SNS를 많이 사용할수록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박탈감, 상실감을 느끼며 이러한 감정이 우울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추측하고 있다.12)
그렇다면 왜 소수가 아닌 대다수의 사람들이 SNS를 이용하면서 박탈감을 느끼는 것일까?
엠브레인이 실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SNS 이용자 10명 중 7명(68.8%)은 사람들이 'SNS에서는 모두 자신의 행복한 모습만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응답했다. SNS게시물의 성격으로는 '자기 과시적인 성격을 띈다'고 생각하는 평이 36.7%로 가장 많았다. 이처럼 자기 과시적 게시물이 주로 업로드되는 이유는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망 때문이다. SNS를 사용하는 이들 중 절반(51%)은 다수에게 게시물 공유나 좋아요를 얻기 위해 업로드할 게시물 내용에 많은 신경을 쓴다고 답했다. 따라서 SNS를 이용하는 이들의 대부분은 자신의 솔직하거나 우울한 모습보다는 긍정적이고 멋진 모습만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 때문에 SNS에서 비춰지는 타인의 모습이 실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은 전체의 6.6%에 그쳤다.13)14)
이는 SNS 상에서 발생하는 거대한 심리적 악순환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게시물을 주로 올리는 사용자의 경우 SNS 속 자신의 모습과 현실의 모습을 비교하며 그 간극만큼 괴리감을 느끼게 된다. 반대로 게시물 업로드보다는 열람을 주로 하는 사용자의 경우 타인의 멋지고 화려한 일면만을 마주하며 소외감 및 열등, 우울감을 경험하게 된다. 앞서 제시한 설문 결과처럼 사람들은 대개 SNS 게시물이 실제와는 거리감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만 19세 이상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인원 중 37.4%의 인원이 지인의 SNS를 보고 심리적 박탈감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15) 즉, 사람들은 SNS 게시물이 현실과 다를 것임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다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제시되는 자기 과시적 성격의 게시물들에 반복 노출되다보면 자연스레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그에 박탈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SNS에 게시물을 올리는 빈도수와는 상관없이 SNS를 과도하게 이용하는 이들은 이를 통해 심리적 피로를 느낄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해보면 SNS는 그야말로 완벽한 'lose-lose 플랫폼'이라 여겨진다.
SNS를 어떻게 사용하든 우울함만 불러온다면, 그냥 SNS를 사용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 아닐까? 극단적으로는 SNS를 아예 없애는 것은 어떨까?
사실 이렇게 말하기에 SNS는 너무 많은 장점 또한 보유하고 있다. SNS로 인해 우리 삶이 한껏 편리해지고 풍요로워진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부작용들이 무서워서 우리 삶에서 SNS를 멀리하고 제거하려든다면 자발적으로 퇴보의 길을 걷는 것이 되는 셈이다.
즉, 극단적인 SNS의 사용 중단 혹은 제거보다는 어떻게 하면 SNS를 건강하고 유익한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훨씬 생산적인 논의이다. 따라서 이를 위하여 SNS에서 유발되는 심리적 피로에 대해 더욱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더 나아가 해결책까지 생각해보고자 한다.
본 글에서는 타인과 비교하며 발생하는 SNS피로감의 원인을 사회비교이론과 연관지어 설명하고자 한다.
사회비교 이론의 발생 조건으로 불안한 상황, 타인과의 유사성, 유용한 정보 획득의 가능이라는 세 가지가 존재한다. 요즘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시기에 살고 있다. 거기에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하면서 사람들과의 면대면 접촉 기회가 줄어듦에 따라 사회적으로도 소외감을 경험하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누구나 불안함을 느끼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이는 사회비교이론의 첫 번째 조건인 ‘불안한 상황의 존재’를 충족시킨다. 또한, SNS에서 주로 보게 되는 게시물은 자신의 지인들, 혹은 지인의 친구들 것일 확률이 높다. 이들은 사용자와 동질적이거나 유사한 집단이다. 즉, 현대인들은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서 SNS를 통해 자신과 유사한 이들의 삶을 더욱 가까이서 자주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사회비교이론의 두 번째 조건인 ‘타인과의 유사성’을 충족시킨다. SNS 이용자들은 자신과 비슷한 타인들을 보며 자신과 비교하고 해당 불안 상황을 어떻게 대처할 지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한다. 그러나 자기 과시적 성격의 게시물이 넘치는 SNS에서는 타인의 불안한 모습보다 행복한 모습만이 편파적으로 개시되어 있다. 이에 사람들은 SNS를 통해 유용한 정보를 획득하지 못하고 상향 비교만을 경험하게 된다. 적당한 수준의 상향 비교는 자기 고취의 동기를 불러일으키고 삶의 의욕을 넘치게 한다. 그러나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과도한 수준의 상향 비교가 지속되어 사람들은 점차 열등감, 우울함, 박탈감 등을 느끼게 된다. 자신과 유사한 집단의 이들 속에서 자신만 불안함을 겪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것이 더욱 발전하면 SNS를 아예 사용 중단하거나 자신도 함께 행복한 모습만을 업로드하며 그들과 유사성을 회복하고자 노력한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극심한 SNS피로감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SNS 상에서 사회비교이론의 첫 번째와 두 번째 조건은 잘 충족되나 세 번째인 ‘유용한 정보의 획득’ 과정에서 병폐가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SNS를 사용 중단하거나 자기과시적인 SNS 게시물 업로드를 하는 등 개개인마다 다른 대응 방식을 보인다. 그러나 이들이 부정적 정서를 겪는 것만은 동일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좋을까?
첫 째는 상향비교를 통해 열등감을 가지기 보다는 그것을 자기 계발에 기여하는 동기 부여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물론 이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처음에는 힘들 지라도 본인의 마음가짐에 따라 얼마든지 실천 가능한 영역이기도 하다. 실제로 SNS에서 남들과 비교하는 것이 무작정 나쁜 것은 아니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SNS에서 마냥 행복하고 좋아 보이는 타인의 모습을 보고 비교하며 열등감을 느끼는 것을 사회심리학에서는 '상향 대조(upward contrast)라 부른다. 그러나 반대로 그를 보고 나도 저렇게 행복해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하는 일을 '상향 동화(upward assimilation)'라고 부른다. 즉, 같은 것을 보고서도 개인이 마음먹기에 따라 그것은 본인의 삶에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다.16)17)18)
두 번째 해결방안은 자기 과시가 아닌 자기 노출을 하는 방안이다. 즉, SNS에서 무조건 타인과 유사해지기 위해 거짓된 나의 모습을 올리려고 애쓰기 보다는 자신의 솔직한 모습과 진실된 속마음을 표현하며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는 지속된 SNS피로감의 악순환을 끊는 중요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개인의 우울감 감소에도 큰 도움이 된다.
세 번째로 SNS에서 보이는 모든 부분이 실제가 아님을 인식하고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본 글에서는 이러한 개념을 'SNS 리터러시'라고 정의하겠다. SNS리터러시란 SNS에서 개인이 올리는 게시물의 대부분이 자기 과시적 경향이 있음을 사전에 인지하고, 정보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그를 필터링해서 정보를 획득하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다.
네 번째 방법은 개인이 시행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며, 정부/기관/조직 단위에서 실시할 수 있는 해결 방안이다. SNS를 비롯한 디지털 매체 사용에 대한 올바른 조기 교육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실시하는 것이다. 이는 앞서 해결 방안으로 제시한 'SNS 리터러시'를 함양하는 것과 연결된다. 그러나 개인이 혼자 해당 능력을 향상하는 데는 어려움이 크고 한계가 존재하므로 제 3자가 함께 그를 서포팅해주는 방편이다.
SNS는 장점이 많은 만큼 단점도 많다. 특히 SNS 과다 사용이 우울감, 부정적인 감정과 비례함은 기존의 많은 선행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 그러나 SNS를 이용 중단하는 것은 SNS가 일상 속에 자리 잡은 현대 사회에서 단기적인 해결책일 수밖에 없다. 이를 건강하게 극복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본 글은 그를 위해 SNS와 소외감, 우울감의 상관관계를 고찰하고 페스팅거의 사회비교이론을 통해 그러한 원인까지 알아보았다.
글에서 제시한 SNS피로감의 해결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SNS의 게시물을 볼 때 상향대조 대신 상향동화로 상향비교의 방식을 변경하는 방안이다.
둘 째는 SNS에 게시물을 업로드할 때 자기 과시가 아닌 자기 노출을 하는 방안이다.
세 번째는 SNS 리터러시 함양을 위한 개인의 노력과 기관 및 조직의 서포팅이다.
한 가지 더 주목할 점은 MZ세대의 등장과 그들의 특징이다. MZ세대는 맹목적으로 유행을 따르거나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기보다는 서로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경향이 있다. MZ세대의 문화와 가치관의 확산이 SNS피로감 관련 문제의 해결책으로 작용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다만, MZ세대의 경우 자신만의 독특함을 추구하는 과정 속에서도 타인과 어느 정도 유사성을 유지하며 소속감을 느끼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전망은 섣불리 판단할 수 없으며, 앞으로 더욱 지켜봐야한다는 판단 하에 본 글이 제시하는 해결책에서는 제외하였다.
본 글은 개별적인 추가 설문 조사나 실험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기존과 완전히 새로운 결과를 도출한 것은 아니다. 이는 SNS피로감에 관한 관심도가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기존에 많은 선행연구가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학술기관 및 전문기관에서 전문적으로 발행한 연구 자료들을 활용하는 것이 질적인 측면에서 더 낫다고 판단하여 기존 자료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글의 논리를 전개하였다.
따라서 본 글은 새로운 시사점을 도출하기 보다는 기존의 선행 연구 자료들을 요약하는 수준에 머물 수도 있다는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SNS피로감을 다룬 다양한 자료들을 한데 모아 종합적으로 재분석 해보았다는 점에서는 의의가 있다. 이후 이를 토대로 새로운 조사 및 연구를 진행해보면 더욱 학문적 가치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참고 및 인용 자료>
1) 채새롬 기자, "한국인 인스타그램 사용시간. 작년 대비 73% 성장", 연합뉴스, 2019.06.11
2) 한국인터넷진흥원. (2018). 『인터넷 이용 실태 조사』. 66-68p.
3) 2013년 SK커뮤니케이션이 진행한 '국내 인터넷사업자의 SNS 이용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SNS 이용
자의 불만요인 중 (중복응답 허용) '콘텐츠 피드(feed)(88%)', '사생활 노출(85%)', '인맥관리(84%)'
의 항목에서 다수의 이용자들은 SNS피로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4) 이은지. SNS를 떠나는 사람들" 사용자의 특성과 SNS 피로감 중심으로. 한국 HCI 학회 논문지. 13(1). pp. 11-19. 2018.
5) 한승곤 기자, ""인스타에 올려야지" SNS에 갇힌 청춘들", 아시아경제, 2019.12.15.
https://view.asiae.co.kr/article/2019122413533152144
6) 「레온 페스팅거」, 두산 백과, doopedia(두산백과)
7) Wheeler, L., & Miyake, K. (1992년). Social comparison in everyday lif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62, 760-773.
8) 김재휘, 『설득 심리 이론』, 커뮤니케이션북스(2013)
9) 「사회 비교」, 심리학 용어사전, 한국심리학회, 2014.
10) Schachter, S. (1959년). The Psychology of Affiliation. Stanford, CA: Stanford University
Press.
11) Kulik, J. A., & Mahler, H. I. M. (1989년). Stress and affiliation in a hospital setting:
Preoperative roommate preference.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15, 183 –
193.
12) 전혜영 기자, "SNS 줄이면, 더 행복해집니다", 헬스조선, 2020.03.16.,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3/16/2020031601354.html
13) 엠브레인, 'SNS 이용 및 인식 관련 조사(2018)'
14) 김지성 기자, "‘SNS’ 안할수도 없고, ‘진짜 모습’ 보이지 않는 SNS 피로도 쌓여", 산업일보, 2018.07.24., https://kidd.co.kr/news/203825
15) 이현정 기자, "국민 절반 “SNS·현실 괴리감”… 빈곤세대 “디지털·현실 모두 불행”", 서울신문, 2019.08.06.,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90807010001
16) Li, Y. (2019). Upward social comparison and depression in social network settings: The
roles of envy and self-efficacy. Internet Research, 29(1), 46-59.
17) Meier, A., & Schäfer, S. (2018). The Positive Side of Social Comparison on Social
Network Sites: How Envy Can Drive Inspiration on Instagram. Cyberpsychology, Behavior, and Social Networking, 21(7), 411-417.
18) Liu, Q. Q., Zhou, Z. K., Yang, X. J., Niu, G. F., Tian, Y., & Fan, C. Y. (2017). Upward
social comparison on social network sites and depressive symptoms: A moderated
mediation model of self-esteem and optimism. Personality and Individual Differences, 113,
223-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