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이야기

백석의 무징개국

by HaEun

마음이 허전한 날

원인 모를 냉기가 몸을 감싼다.

따끈한 음식으로 몸을 위로하기로 했다.

향기로운 커피 한 잔 ?

아니면

뜨끈한 국물?

그것으로 위안이 되려나.


읽던 백석의 시집을 덮고 저녁 준비를 한다.

백석의 시에 등장하던 무징개국.

오늘은 추억의 무징개국을 끓이기로 한다.

징개란 새우를 일컽는 말이다

어려운 시절 맛있게 먹던 무징개국은

고장마다 요리법이 다르겠지만

북한이 고향인 아버지의 말씀을 기본으로

재현하며 끓이던 우리집 방식의 무징개국 맛은

고소하며 달콤한 추억의 맛이었다.


무를 어슷어슷 베어 넣고 새우젓과 다진 마늘 조금

들기름을 두르고 볶고 볶다가

쌀뜨물을 부어 뽀얗게 우러나도록 중불로 끓인다.

마지막 간은 새우젓으로 가감한다.

병아리처럼 노랗게 자란 겨울 움파를 썰어넣으면

달콤한 맛을 더할 수 있다.


새우젓조차 귀하던 시절에

무징개국은 큰 행사에 먹을 수 있던 음식이었다고...

그리운 아버지 생각에 눈물이 어린다

백석 시인의 그때 그 시절

먹을 것이 궁하던 날 어린이들의 입과 입.

김 오르던 무징개국 앞에서 무한 행복했을

그들은 이미 떠난 지 오래다.

흰 쌀밥에 뽀얀 무징개국을 식탁에 차린다.

밥심이라던 어른들의 응원이

하늘에서 축복처럼 내리는 것 같아 든든하다.

맛있게 먹고 날마다 따뜻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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