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에 매운 국물
찌개의 어려움은 물 조절에 있다. 어떤 사람은 물을 많이 잡아서 망하고, 어떤 사람은 적게 잡아서 망한다. 그래도 하나를 고르라면 후자다. 국물이 부족한 것은 물을 조금 더하면 어느 정도 해결되지만 싱거운 것과는 다른, 멀건 찌개는 바로잡기가 어렵다. 센 불에 올리고 졸아들기를 하염없이 기다리다 건더기만 다 뭉그러지고 국물은 이번에는 짜지는 아수라장을 몇 번이나 겪었는지 모른다.
짜기만 하고 깊은 맛이 없는 찌개가 고민이라면 답은 젓갈이다. 그리고 고춧가루를 살짝 태워서 풍미를 더했는데, 코팅 냄비는 곤란하고 질냄비나 스테인레스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그래도 두부에 간이 안 배면 말짱 헛일인데, 의외로 잘 안 배니 생각보다 조금 더 끓이는 게 안전하다.
찌개는 많이 끓여야 맛있는 법이지만 순두부 찌개는 얘기가 다르다. 1인분만, 정확히 1인분을 끓일 때 제일 맛있다. 추운 거리를 종종거리며 들어와 후다닥 만들어 혼자 먹는 겨울 별미, 냄비 째 턱하니 놓고 숟갈로 푹푹 떠서 밥에 비벼가며 먹는다.
순두부 1팩
계란 1개
마늘 5쪽
고춧가루 2TS
새우젓 1TS
식용유1/2TS
1. 마늘 껍질을 벗기고 납작납작 썬다.
2. 고춧가루, 새우젓, 마늘, 식용유를 냄비에서 갠다. 골고루 섞이면 냄비 바닥 전체에 얇게 펴바른다.
3. 2를 약불에 올리고 살짝 눋도록 기다린다. 한 순간의 방심이 굶주린 배와 태운 냄비 설거지를 가져오니 절대 가지 말고 딱 붙어서서 지킨다. 바닥에 골고루 열이 전달되도록 냄비 위치를 조금씩 바꾸어주는 것도 좋다.
4. 3에 물을 붓고 숟가락으로 박박 긁어 가며 잘 저어서 눋은 것을 모두 녹인다.
5. 순두부 팩을 조심스럽게 움직움직해서 팩에서 떼어낸 후, 담겨 있는 채로 6등분한다.
6. 3의 불을 키우고 펄펄 끓으면 4를 넣는다. 내려갔던 온도가 회복되며 다시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이고 양념이 배도록 잠시 둔다. 맛을 보고 혹시 싱거우면 간장을 조금 더한다.
7. 5의 불을 다시 키운다. 계란을 깨넣고 원하는 만큼 익히되 불에서 내린 후에도 계속 익는다는 것을 유념한다. 취향에 따라 파를 썰어 넣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