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쇠팬에 구운 스콘의 바닥이라는 것
나의 첫 오븐은 하여간에 거창했다. 윗면에는 화구가 네 개, 아래쪽에는 그릴이 달린 거대한 2단 가스 오븐. 업소용 베이킹 팬도 척척 들어가는 그 거물은 오븐만 있으면 뭐든 구울 수 있을텐데 오븐이 없어서 아무것도 못 굽는다고 서러워하던 세월의 결과였다. 베이킹 책은 요리책 중에서도 제일 화려하다. 현실보다는 환상에 가까워 보이는 케이크와 과자들 중 무엇이 제일 먼저일지는 의외로 쉬웠다. 스콘이다. 스콘일 수밖에 없었다.
그때는 지금처럼 스콘이란 것을 아무데서나 턱턱 팔지 않았다. 먹어보긴 했지만, 스콘 하면 떠오르는 것은 그보다는 어릴 때 본 책에 등장하는 것에 내맘대로 이런저런 상상을 덧붙인 것이었다. 결과는 물론 현실에 존재하는 어떤 스콘보다도 근사한 것이었지만 놀랍게도, 실제 만든 스콘은 정말로 그랬다. 냄새부터 어마어마했다. 욕심껏 업소용 팬 가득 구운 스콘들에 아낌없이 넣은 버터가 풍기는 냄새는 정말이지 굉장했다. 평소 야단맞을 때 말고는 서로를 본체만체하던 개 두 마리는 오븐 앞에 나란히 배를 깔고 누워서 다 구워질 때까지 꼼짝하지 않았다. 인간들도 마찬가지여서, 비록 배를 깔고 눕지는 않았을지언정 내내 부엌을 떠나지 못했다.
밀가루 3컵
버터 1/2컵
베이킹파우더 1테이블스푼
설탕 1티스푼
소금 1티스푼
생크림 1/2컵
우유 1/2컵
1. 밀가루, 베이킹파우더, 설탕, 소금을 섞는다.
2. 1에 깍둑썬 버터를 넣고 파이 스크래퍼나 주걱 등으로 부숴 가며 훌훌 섞는다. 버터 알갱이마다 밀가루가 골고루 묻도록 신경 쓴다.
3. 2에 생크림을 전부 붓고 주걱을 사용해 대충 섞는다.
4. 3에 우유를 조금씩 부우면서 간신히 뭉칠 정도가 되면 멈춘다. 지나치게 뻑뻑해 뭉칠 수 없으면 우유를 더 넣어도 되지만 절대 질척하면 안 된다.
5. 4에 랩을 씌워 냉장고에 넣고 잠시 둔다. 차가운 반죽이야말로 바삭한 스콘의 비결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6. 5를 주걱과 숟갈을 사용해 무쇠팬에 큼직한 덩어리로 떼어 놓는다. 부풀 것을 고려해 너무 다닥다닥 붙지 않게 한다.
7. 210도로 예열해둔 오븐에서 15-20분 굽는다. 10분이 지나면 긴장하고 황금빛이 되면 꺼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