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아름다운 서점을 찾아
제주 동쪽 바다는 생각보다 고요했다.
고요했기에 더 마음에 들었다.
그 오묘한 빛깔을 지닌 제주도의 청량한 바다를 옆에 두고 달리는 기분은 끊임없이 반짝였다.
도로를 따라가고 있는데 문득 노란 건물이 나타났다. 모카 다방이라고 쓰여있었다.
호기심이 생겨 자세히 살펴보니 옆건물 이층에 '책방'이라는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책방을 지나칠 수는 없지. 설레는 마음으로 걸음을 멈추었다.
계획적 여행도 싫어하지는 않으나
그 날과 그 곳의 흐름을 따라가서 만나는 순간들이
참 사랑스러운 기억을 줄 때가 많다.
제주 동쪽 바다를 달리다가 만난 이 작은 책방이 그렇다.
책방을 지나칠 수 없기에 멈춰세워 잠시 머문 곳에서 참 따뜻한 순간을 만났다.
크지 않은 이 서점이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참 따스하고 좋았다.
창 너머 넘실대는 파도 때문일지, 한 권 두 권 정성스럽게 꽂혀있는 책들 덕분인지.
어떠한 공간의 느낌을 좌우하는 것에는 '색'이 많은 역할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푸근한 곰아저씨 책방은 '색감'이 있는 공간이었다.
창으로부터 따스한 햇살이 내리 비추었고 책들은 평안했다.
책 출간 직전만큼 책에대해 많은 고민을 하는 기간이 없는 것 같다.
생각이 꼬리를 물다보면 결국 나의 글을 통해, 시선을 담은 사진을 통해
다른 이의 삶의 찰나를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방향으로 밀어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원점 삼아 돌아오곤 한다.
잠시 쉬어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평안히 곁을 내어줄 책방, 푸근한 곰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