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밀린 집안일의 시작, 아이의 유치원 입학준비
회사 안간지 딱 일주일 되었는데 대개 오랫동안 안 다닌 사람 같다. 이 일주일 동안 아이가 새로 입학할 유치원에 평일 대낮에 가방도 찾으러 가고, 줌 OT도 참석하고 집안에 이것저것 고장난 전자제품 AS도 상당히 많이 했으며 그 동안 따고 싶었던 자격증 공부도 시작했다.
밀린 집안일이 상당하고 어떻게 이렇게 살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집안은 엉망임을 발견했다. 직장 안나간지 3일 만에 아이는 잠꼬대로도 "엄마 회사 안가는 게 좋아"라고 이야기했고 나 또한 회사 다닐때와 똑같이 일어나서 나 나갈 준비에 바쁜 것이 아니라 아이의 아침을 여유롭게 챙길수 있음에 참 행복하다.
내가 이렇게 가정 일과 육아에 충실하는 동안에 나라에서는 나를 육아휴직자로 인정해줘서 급여의 80%를 준다고 한다. 아직 받진 않았지만 정말 정말 감사하다.
근데 회사에서 이 육아휴직카드를 꺼내기 까지는 정말 많은 눈치를 받았고, 미움을 받았지만 휴직 후 아이와 함께 할 일상을 생각하며 싫은 내색 하나 없이 "송구스럽습니다." 라고 조용히 말하며 돌아섰다.
회사 밖을 나온 나는 지하철 인근 꽃집에 들어가 그 동안 서럽고 수고하고 버텨낸 나에게 꽃 한송이를 사 주었다. 그 꽃의 아름다움을 바라볼 때 내 마음깊이 어둑하고 상처받았던 내 마음이 스르르 녹아 내리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나에게 이렇게 말해 주었다.
"잘했다! 정말 잘했다."
그렇게 꽃으로 또 나에게 해주는 위로의 말로 나를 한참을 어루만지고 다독이며 일어난 다음 날의 아침에는 더더욱 힘들었던 마음이 싹 녹아내렸다. 그리고 또 혼잣말을 했다.
"자유다. 나는 이제 자유다!"
이번 육아휴직을 통해서 육아휴직의 목적에 맞도록 아이를 더 잘 돌보고 나 또한 배우고 싶은 것도 배우고 이 시간을 통해 나 스스로 또한번 성장해 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