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개똥밭 Mar 06. 2024

한국이 베낀 망할(망한) 미국 프랜차이즈 2부.

미국 프랜차이즈 업계에 경종을 울린 치킨 딜라이트 사건

한국이 베낀 망할(망한) 미국 프랜차이 2부가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미국의 ‘치킨딜라이트’라는 브랜드를 소개하겠습니다. 여러모로 미국 프랜차이즈 업계에 한 획을 그어 놓고 망할(?) 뻔한 브랜드입니다.


그럼 이들이 미국 프랜차이즈에 어떤 영욕의 역사를 만들었고 우리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뭘 배워서 써먹고 있는지 잼난 이야기 들려 드리겠슴다.

치킨딜라이트 광고 전단지

옛날 옛날 미국 프랜차이즈 업계에는 ‘치킨 딜라이트(Chichen Delight)’라는 브랜드가 있었답니다. 알고 보니 우리가 너무 잘 아는 글로벌 브랜드 맥도날드와 KFC가 걸음마를 때기도 전에 ‘치킨 딜라이트’는 이미 자리 잡은 프랜차이즈 기업이었다고 합니다. 치킨 딜라이트의 시작은 1952년 Al Tunick에 의해 일리노이에서였습니다.


당시 튜닉(Tunick)은 폐업한 식당에서 튀김기를 구매합니다. 그는 친구 몇몇과 뻔한 감자튀김이 아닌 뭔가 좀 더 유니크한 메뉴를 개발하기 위해 다양한 음식을 요리해 보던 중 매콤한 빵가루를 입힌 닭고기를 뜨거운 기름에 넣어 튀겨 냅니다. 그 결과는 ‘오~ 놀라워라’였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렇게나 좋아하는 겉은 빠싹하면서 닭고기 육즙이 내부에 남아 촉촉한 프라이드 치킨이 탄생한 겁니다. 거기다가 팬에 튀길 때 보나 훨씬 더 빨리 익으니 패스푸드로 손색이 없는 메뉴를 만든 겁니다. 이렇게 ‘치킨 딜라이트’가 탄생했습니다. 당시 미국의 닭고기 요리는 팬에 튀기거나 찌거나 오븐에 구웠다고 합니다. 사족이지만 원래 KFC는 튀김이 아닌 고온의 압력솥에 찌는 조리법이었습니다.


이후 치킨 딜라이트는 승승장구합니다. "오늘 밤 요리하지 말고 치킨 딜라이트에 전화하세요"라는 로고송은 1960년대 미국 라디오와 텔레비전에서 널리 광고되며 전국에 1,000개 이상의 지점을 개점하며 북미에서 가장 큰 프랜차이즈 기업 중 하나가 됩니다. 그런데 호사다마라 하던가요? 이때부터 문제가 터집니다.


여기서 깜짝 퀴즈 하나!! 맥도날드의 성공의 비결은 뭘까요? 다른 회차에서 한번 다루겠지만 세계적 기업 맥도날드의 성공은 ‘엄격한 매장 관리’였습니다. 즉 뉴욕에서 만든 맥이 북경의 맥과 맛이 같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치킨 딜라이트는 가맹점 관리가 느슨했다고 합니다. 이건 지난번 ‘미니펄’ 사건과 일맥상통하죠? ^^ 자, 이제 고객들의 낮은 별점과 악플에 시달리게 됩니다. (그때는 입소문이겠죠. ^^)


어떻게 되었을까요? 후발 주자였던 KFC 등 다른 프차 브랜드에 치이며 매출이 줄어들자 가맹점주들 인심이 점점 사나워집니다. 그들은 지금 자신들 주머니가 왜 이렇게 헐렁한지 따지게 됩니다. 여기서 미국 애들이 우리와 다른 게 하나 있습니다. 애들은 빡치면 똘똘 뭉쳐 변호사를 산다는 겁니다. 소송의 나라답죠 ^^;;


당시 미국 프랜차이즈 본사의 수익 모델은 통상 두 가지였다고 합니다. 하나는 총 매출의 4%~8%를 징수하는 로열티 방식이고(현재 미국 프차 대부분이 차용한 방식이죠) 다른 하나는 본사가 가맹점에게 필요한 모든 장비와 재료를 강매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건 현재 우리나라 프차 대부분이 차용한 방식이죠) 


당시 치킨 딜라이트 후자의 방식을 사용하며 우리는 로열티 없는 사업이라 홍보했다고 합니다. 요즘 우리나라에 유행하는 프차들과 매우 비슷하죠. 그래서 한국이 베낀 망할(망한) 프차라고 제목을 지은겁니다. ^^

MBC '스트레이트 164회, 치킨은 누구를 살찌웠나' 영상 중 한장면

자 이렇게 빡친 가맹점주들이 1967년 본사에 집단 소송을 겁니다. 제목은 ‘반독점법 위반’(정확히는 ‘셔먼 반독점법 위반’이라고 하네요)이었습니다. 이 소송은 4년여를 공방을 벌이다 최종적으로 가맹점주들이 승소합니다. 1971년 미국 대법원은 같은 맛을 유지하기 위한 품목이 아닌 일반 물품(주방 기구, 양념, 포장지 등)까지 본사가 강매하는 건 반독점법 위반이라며 소송에 참여한 가맹점주의 계약을 파기하고 가맹점주들에게 손해 배상금을 하라며 최종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 결과 치킨 딜라이트 본사는 가맹점주에게 수천달라씩 보상했고 덕분에 재정 파탄으로 휘청거리던 치킨딜라이트는 미국 프차 무대의 뒷편으로 사라졌다고 합니다. (회사는 이후 다른 사업주의 손에 들어갔고 현재도 명맥은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때 뉴욕 검찰총장은 당시 거침없이 사업을 전개하던 프랜차이즈 본사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일갈을 날렸다고 하네요.


“프랜차이즈 본사는 화려한 색상의 유인물로 시민들을 꾀어 한탕 챙길 생각만 한다. 시민들이 자신의 삶을 포기해 얻는 것은 형편없는 점포뿐이다.”


우리 프차 업계에 참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습니다. 끝~~

아래는 MBC 스트레이트에서 방영했던 '치킨은 누구를 살찌웠나?'의 쇼츠 영상입니다. 해당 영상 설명란에 원본 영상링크가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은 원본 영상도 보시길 바랍니다.

https://youtu.be/Qr8mHbgx7Y0?si=lWH9hrKajXENbXSZ



매거진의 이전글 한국이 베낀 망할(망한) 미국 프랜차이즈 1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