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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똥밭 Mar 29. 2024

첨단 산업? 프랜차이즈 치킨이죠~

재주는 점주가 넘고 돈은 본사가 챙기는 산업 

작년 9월 13일, ‘[단독] 빚 못갚는 치킨집 사장님 급증…9000억 대신 갚았다’라는 '글루미'한 기사가 보도된 적이 있었습니다. 2024년 현재, 이 상황이 개선되기는 커녕 더욱 악화하는 꼬라지로 보입니다. 


몇달 전, 지난번 ‘메가커피’ 처럼 유튜브 채널 ‘언더스탠딩’에서 우리나라 3대 치킨 프랜차이즈인 교촌, BBQ, bhc의 재무제표 비교 분석했습니다. 제목은 이러합니다.


‘손 떨리는 치킨 가격, 범인은 누구인가?’

뭔가 좀 아이러니 하죠? 치킨 가격은 오르는 데 우리 치킨 브랜드 가맹점주님들의 살림은 갈수록 팍팍해진다고 하니 말이죠. 그런데 잘들여다 보면, 우리나라에서 치킨 가격을 쥐락펴락하는 건 프랜차이즈 본사입니다. 그런데 그 욕은 가맹점주들이 죄다 먹습니다. 


물론 소비자들이야 매장 카운터 뒤에서 벌어지는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니 그런 반응이 당연하겠지만, 그래도 점주들은 억울합니다.


유튜브 채널 '언더스탠딩'의 '손떨리는 치킨 가격의 범인' 자료


아마 이 영상이 그래서 나온 게 아닐까 싶네요. 이제 치킨 가격이 2만 원을 훌쩍 넘어섰는데, (최근에는 3, 4만원을 돌파할 거라는 기사까지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치킨 팔아 남는 수익은 어떠한지, 그 수익은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데로 점주들이 가져가는 건지, 아니면 점주들 주장처럼 본사가 가져가는 건지 이 채널도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영상의 내용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언더스탠딩'의 정보를 이용하여 만든 자료

1. 매출 1위는 교촌이다. 그런데 수익은 bhc가 압도적 1위다.(BBQ의 2배, 교촌의 16배)

2. bhc와 BBQ의 매출 원가는 절묘하게도 62.3%로 소숫점까지 같다. 그런데 그 속 내용이 좀 미스테리하더라.

회계에서 '운반비' 정의

3. 위의 미스테리’라는 것은 bhc가 가맹점 원부자재 납품에 사용된 ‘운반비’를 통상적인 회계처리(위 사진 참조)처럼 판매관리비 계정에 넣지 않고 ‘매출 원가’에 넣다 보니 매출 원가율이 올라갔다. (BBQ는 운반비를 관행에 따라 ‘판매관리비’ 계정에 넣음)

4. 따라서 bhc의 매출 원가는 BBQ보다 더 낮은 50%대로 유추된다.

5. 그럼 왜 bhc는 매출 원가를 높게 보이려 했을까? (재미있게도 지난번에 다룬 ‘메가커피’와 같은 이유로 매출 원가를 높게 보이려 한 것으로 추정)

6. ‘4번’에 따라 bhc의 매출 원가가 다른 브랜드보다 낮다는 뜻은 주력 원부자재인 생닭 등을 다른 브랜드보다 더 싸게 구매할 수 있는 능력자란 뜻인가? 혹 그게 아니라면 비슷한 가격에 사서 누군가에게 비싸게 판 것이라는 건가? 그리고 그 누군가는 가맹점주?

7. bhc와 같은 프랜차이즈 기업의 압도적 수익률은 투자가들에게는 굉장히 매력적이다. 그래서 오로지 투자 수익만을 목표로 하는 사모펀드들에 ‘프랜차이즈’는 1순위 타겟이다.

8. ‘1번’에서 교촌 영업 이익이 저렇게 작다면 다른 경쟁 브랜드보다 양심적 기업일까? 좀 더 후벼 파보니 그건 아닌 듯하다.

유튜브 채널 '언더스탠딩'의 '손떨리는 치킨 가격의 범인' 자료

9. 위와 관련하여 교촌은 매출을 bhc와 BBQ와는 다르게 가맹점주가 아닌 ‘가맹지역본부’와 같은 거래기업(종속기업)으로부터 올리고 있었다. 즉, 본사와 점주 사이에서 수익을 올리는 기업이 따로 있었다. 묘하죠~

10. 치킨 3사들 특징은 기업의 미래를 위한 투자보다는 ‘버는 족족’ 배당금으로 가져간다.


이 영상은 3사 과점이다 보니 굳이 담합하지 않더라도 누군가 슬쩍 가격을 올리면 다른 업체들이 눈치껏 가격을 올리는 관행이 자리 잡았다는 것과 소비자들이 불만을 터뜨리지만, 여전히 그들의 치킨을 소비하는 행태를 지적합니다. 그러니까 지금 왜곡된 치킨 시장은 본사와 충성도 높은 소비자들(그게 그들의 광고 전략에 세뇌를 당했다고 하더라도)로부터 기인했다는 사실을 아주 완곡하게 비꼬았습니다.


그리고 또 문제는 판매 가격 인상의 수혜를 점주들이 거의 누리지 못한다는 거죠. 뭐 치킨 프차 가맹점의 제품 원가 나쁜 건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지만, 제가 아는 모 치킨 브랜드 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의 증언만 들어도 가맹점의 제품 원가는 50%에 가깝고 마진은 10%~15%에 간당간당한다고 합니다.

치킨 3사가 공시한 정보공개서 중 일부 자료

여하튼 영상 속 진행자 한 분은 요즘은 가맹 본사의 정보를 자세히 기재한 ‘정보공개서’란 제도가 있어 창업 희망자들이 브랜드를 비교해서 잘 골라가지 않느냐? 고 하던데, 현실은 우리나라 가맹 창업자 대부분이 그 정보를 명시한 ‘정보공개서’가 뭔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각설하고 이 영상은 최종 결론을 이렇게 내립니다.


bhc의 영업 이익 30%는 대박 친 게임사나 제약사에서나 나오는 이익률이다. 따라서 리스크 큰 첨단 산업을 할 필요 없다. 차라리 잘 만든 치킨 브랜드가 훨씬 낫다. 이것이 우리나라 산업의 미래다.


치킨은 우리나라의 ‘소울푸드’이며 우리 산업의 ‘미래’입니다. 뭐 그렇다고요...

자세한 내용은 해당 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이런 정보 정도는 알고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셔야 합니다.

https://youtu.be/Xc9gtpMuq7E?si=X4ZoTnaqYeCDmw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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