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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똥밭 Aug 21. 2023

이러니 홧병이 나는 겨~ 홧병이

당신들이 매일 이용하는 프랜차이즈에 얽힌 그지 같은 이야기 3부

당신들이 매일 이용하는 프랜차이즈에 얽힌 그지 같은 이야기 2부

자 지난주에 ‘차액가맹금’은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에 납품(거의 강제)하는 재료에 붙이는 ‘본사 수익’을 뜻하는 단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이 중요한 것을 프랜차이즈(이하 프차) 가맹 희망자 대부분이 모르고 있다는 사실과 이 때문에 가맹한 점주들이 ‘화병’에 걸리게 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이와 관련된 좀 더 깊은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일단 아래 사진을 보실까요?

유명 프랜차이즈 기업의 영업이익률, 가히 '오~ 놀라워라~' 

위 ‘사진’은 우리나라 국민이 즐겨 먹는 ‘커피, 피자, 치킨’의 대표 브랜드 기업의 정보공개서를 열람한 자료입니다. 이 자료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운영하는 ‘가맹사업거래’ 사이트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일단 맨 오른쪽의 ‘영업이익률’을 보시죠. 어떻습니까? 굉장하죠? 체감이 어렵다면 아래의 산업별 영업이익률과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산업별 영업이익률, 이게 평균이다.

어떤가요? 대충 봐도 제조업과 서비스업 평균 영업이익률이 7~8%입니다. 그나마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이라는 반도체가 20%네요. 자 그렇다면 프랜차이즈 기업은 여기서 어느 산업에 분류될까요? 주 수입원이 가맹점을 대상으로 하는 원부자재 유통이윤이니 도소매업으로 분류해도 될 듯합니다. 도소매업 21년도 영업이익 3%입니다. 그런데 프랜차이즈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도소매업 평균의 10배가 넘습니다. 뭔가 괜히 불합리해 보이죠?


프차 본사가 얼마의 수익을 올리든 그 자체는 불법이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자유시장을 근본으로 하는 자본주의 국가이니 말이죠. 그런데 여기에 불편한 요소가 숨어 있습니다. 제가 앞서 올린 글을 읽어 보신 분들은 감을 잡으셨겠지만, 프랜차이즈 사업은 본사가 설계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가맹점주가 현장에서 벌어드린 수입을 본사와 가맹점주 나누어 가지는 구조입니다. 그것도 본사가 일방적으로 정한 룰에 따라서 말입니다. 즉, 본사가 큰 수익을 가져갔다는 것은 점주는 상대적으로 적게 남은 수익을 가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불만스럽게도 말이죠. 바로 이 부분이 가맹점주들의 마음을 매우 불편하게 합니다. 가맹사업을 하는 내내 말입니다. 이게 ‘화병’의 원인입니다. ^^;;


여기서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제가 프랜차이즈 기업을 무조건 까려고 이런 글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기업도 점주도 본분은 돈벌이입니다. 그리고 통계 데이터를 보면 프랜차이즈 사업이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자립형 독립 자영업과 비교하면 생존 기간, 소득액이 조금 나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그러나 이는 ‘본사의 행위가 공정하였는가?’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카푸친 원숭이 실험’이라는 굉장히 유명한 실험이 있습니다. 갑자기 뭔 원숭이 실험 이야기냐고요? 일단 들어 보시죠.

불공평한 보상에는 원숭이도 분노한다.

서로 볼 수 있는 투명한 우리에 넣은 원숭이 두 마리에게 똑같은 과제를 수행하게 하고 보상으로 오이와 포도를 줍니다. 그런데 한 놈에게는 맛없는 오이만 주고 다른 한 놈에게는 맛있는 포도를 주었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오이를 먹던 원숭이가 오이를 집어 던지고 우리를 흔들며 난동을 부렸다고 합니다. 이 실험은 인간이 아닌 동물도 과연 ‘공정성’을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밝히는 실험이었다고 합니다. 결과는 보시다시피 ‘매우 그렇다’였습니다. 그러니 우리 사람은 어떻겠습니까? ^^;; 

(관련 영상을 보실 분은 링크을 클릭하세요. '불평등에 관한 원숭이 실험', EBS)


그래서 가맹 희망자들은 프랜차이즈 사업의 독특한 문제점을 알고 하셔야 합니다. 단적으로 비유해서 똥오줌을 다루는 분뇨처리 일을 하다 보면 매우 불편하게도 냄새는 물론, 심지어 똥오줌이 튈 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해가 가시나요? ^^ 분명한 건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이든 자립형 독립 사업이든 성공과 실패는 어느 쪽도 보장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선택에 대한 책임은 오로지 여러분의 몫입니다. 여기서 반드시 유념해야 하는 건 법이란 언제나 그러하듯 생각보다 멀리 있고 기업에 굉장히 유리하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글은 여기서 마치며 한 가지 덧붙이자면, 매출 좋은 브랜드인데도 본사 영업이익이 작다면 점주에게는 좋은 회사인가? 라는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의문에 ‘그렇다’라고 단언하기 어렵습니다. 여기에는 또 다른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한 내용은 다른 회차에서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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