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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ntle rain Jan 29. 2024

이 노래 어때요?

노래와 함께 한 2박 3일 가족여행

 막내의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온 가족이 홀가분한 마음으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먼저 휴가를 낸 큰 아들을 부대에서 픽업하러 가는 길에는 '홍이삭'의 노래들 들었습니다. 막내의 수능이 끝나고 프로그램 중간부터 함께 보기 시작했던 '싱어게인 3'에서 우승한 홍이삭의 노래는 그동안 수고했다고 막내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 같았습니다.

  결승전에서 그가 부른 '바람의 노래' 가사, 

"보다 많은 실패와 고뇌와 시간이 비켜갈 수 없다는 걸 우린 깨달았네. 이제 그 해답이 사랑이라면 나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겠네"는 수시합격이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라며 감사하다고 했던 막내의 마음 같았고, 그가 양악수술을 앞두고 직접 만들고 부른 '하나님의 세계'는 여행을 앞둔 설레고 감사한 우리 가족의 마음을 노래로 대변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이어서 2위를 한 소수빈, 3위를 한 이젤 모음 곡들을 듣다 보니 큰 아들의 부대에 금방 도착했습니다. 


 부대에서 큰 아들을 픽업하고 덕유산 자연휴양림으로 가는 길, 온 가족이 함께 본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OST를 들었습니다. 80~90년대 히트곡들을 함께 부르며 덕유산 자연휴양림까지 가는 차 안은 가족 콘서트장 같았습니다. '아로하', 'lonely night', '너에게 난', 'butterfly'... 아내는 채송화 역의 전미도가 부른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를 제일 좋아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내의 핸드폰에서 큰 아들의 핸드폰으로 블루투스가 옮겨졌고 큰 아들의 최애 가수인 아이유의 신곡, 'Love wins all'이 차량 스피커를 울렸습니다. 큰 아들은 노래에 나오는 '날 데려가 줄래? 나의 이 가난한 상상력으론 떠올릴 수 없는 곳으로 '란 가사를 예를 들며 작사가로서의 아이유의 천재성을 감탄하며 설명해 주었습니다. 처음 가보는 덕유산 휴양림이어서 일까요? 온 가족이 함께 노래를 들으며 가는 길에서 저의 상상력은 커지는 것 같았습니다. 


 덕유산 자연휴양림의 복층인 숙소에서 고기를 구워 먹은 후, 꼴찌가 설거지를 하기로 하고 보드게임을 했습니다. 나이 순서대로 순위가 나왔네요. 막내가 설거지를 했습니다.^^ 

 늦은 밤, 가로등 불빛을 벗 삼아 휴양림 산책길을 걸었습니다. 큰 아들이 카메라와 핸드폰을 번갈아 가며 사진을 찍어주었습니다. 사진을 확인해 보니 막내의 형광빛 주황색 비니까지 온 가족이 비니를 쓰고 있었네요. 


 늦은 아침, 숙소에서 밥을 지어먹은 후, 날씨가 허락해야만 운행한다는 덕유산 곤돌라를 타러 이동했습니다. 차 안에서 유튜브채널 '딩고-킬링보이스'에서 성시경의 노래들을 들었습니다. 진성과 가성을 오가는 그의 노래처럼 감미롭지는 않았지만 최씨 남자들은 차 안에서 마치 가사의 주인공들인 것처럼 노래했습니다. ^^

 오랜 기다림 끝에 곤돌라를 탈 수 있었습니다. 산 위로 올라가는 곤돌라 안에서 하얗게 변해가는 풍경에 감탄사를 연이었습니다. 향적봉까지 오른 후 줄을 서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야호~"하고 크게 외쳐보기도 했습니다. 


군산 인근의 신시도 자연휴양림 숙소로 이동 중에 '무주어죽' 맛집에서 어탕수제비와 도리뱅뱅을 먹었습니다. 얼큰한 보양식 같았습니다. 바다가 보이는 신시도 자연휴양림으로 이동하는 길에 덕유산 설경을 생각하며 영화 '겨울왕국'의 주제가, 'Into the unknown'을 들으며 후렴구에서 父子들은 목청껏 따라 불렀습니다. 

 아침밥을 지어먹고, 군산으로 이동하는 차 안, 슬슬 졸음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큰 아들에게 부탁했습니다.

  "유튜브 딩고에서 카라 틀어줘!' 

 걸그룹 '카라'의 컴백 15주년을 기념하여 완전체 부른 신나는 노래들에 잠이 깰 수 있었습니다. 걸그룹 '레드 벨벳'의 팬인 큰 아들이 '카라'의 노래들을 흥얼거리는 것이 신기하면서 동질감이 느껴졌습니다. 

 군산에 도착하여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세트장이었던 '초원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고, 일본식 가옥들도 둘러보았습니다. 군산의 중식맛집인 '북성루'에서 물짜장도 먹고, 대한민국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빵집인 '이성당'에서 야채빵도 먹었습니다. 여행의 참맛은 먹방인 것 같습니다.^^


  커피로 잠을 깨우고, 졸음 휴게소에서 휴식도 취하면서 집으로 향했습니다. 막내가 좋아하는 CCM 그룹, '아이자야' 찬양들을 들으며 박수를 치기도 하고, 한 손을 들기도 하면서 함께 찬양을 부르며 도로를 달렸습니다. 차창 밖에는 미세먼지로 붉어진 달이 떠있었습니다. 뒷자리의 큰 아들은 달을 찍으려고 창 문을 내리고, 달과의 숨바꼭질 끝에 붉은 보름달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노래와 노래와 함께 한 2박 3일 가족여행노래와 함께 한 2박 3일 가족여행

 무사히 집으로 돌아와 글을 쓰는 지금, 여행길 차 안에서 들었던 노래들이 음악을 틀지 않았는데도 들리는 것 같습니다. 혹시 여러분들도 그러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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