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gentle rain
Aug 19. 2024
"선생님, 나 괜찮아요. 너무 걱정 말아요"
말할 수 없는 사정으로 병가를 쓰게 된 선생님을 찾아갔다. 교실에서 짐을 싸면서 내게 건넨 선생님의 말이 가슴에 통증으로 전해졌다. 너무도 아름답던 낙조였다. 이젠 더 이상 하늘에 떠 있기 무거워진 해가 바다에 가라앉은 것처럼 느껴졌다.
의자에 앉은 선생님은 교탁 위에 올려져 있던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를 집어 신시아 라일런트의 동화 '날마다 멋진 하루'의 한 부분을 읽어주셨다.
'어제는 먼바다로 떠나가 버렸고, 내일은 잠들어 있어요. '
"저는 이 부분이 마음에 와닿아요. 1학년 애들이 무슨 뜻인지나 알까?"
선생님이 읽어 준 시의 뒷부분을 잠잠히 눈으로 읽었다.
'우리가 살아갈 하루는 언제나 오늘이에요.
우리가 간직할 하루도 언제나 오늘이에요.
그러니 최선을 다해 오늘 하루를 멋지게 보내요.
오늘 하루를 우리 스스로 가득 채워요.
멋진 하루가 또 우리를 기다리고 있네요.
여러분은 오늘, 무엇을 할 건가요?'
"선생님, 저도 그렇게 하루를 채울게요. 잠들어 있는 내일도 매일 깨울게요.
선생님도 부디 매일, 내일을 깨워주세요.
그리고 먼 내일에 건강한 모습으로 꼭 봬요"
날마다 멋진 하루를 살아가고 싶다.
그런데 선생님의 병가소식이 통증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