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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자요, 당신

금융맹 탈출을 시도합니다.

by gentle rain

사랑하는 당신,

여기저기 일을 벌인 남편을 참고 기다려준 당신이 곤히 잠이 들었네요. 자정이 훨씬 넘긴 시간이니 당연하지요. 컴맹에 가까운 내가 AI시대를 버터 나가려면 무언가는 알아야 될 것 같아 신청한 AI 교육이 오늘 끝났네요. 마지막 수업이라 모임의 대표분이 스벅 음료를 사줬지요. 먼저 주문한 분도 시킨, 제일 저렴할 것 같은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시켜버리고 말았네요. 이렇게 줏대가 없어서야 어디...

늦은 시각에 커피를 먹었더니 심박수와 혈압이 오르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집에 가서 고혈압약을 한 알 더 먹을까 생각했지요. 몸이 피곤하면 잠이 오겠지 하고 스쿼트 푸시업을 이어서 했어요. 오히려 더욱 각성이 되네요. 덕분에 당신에게 편지를 써요.



집에 와서 막내에게 어제 알려 준 적금을 들었는지 물어봤지요. 집 앞 은행에 크게 붙여놓은 '1994년생 이후 출생자 대상, 정기적금특판 1년 최고 5.0%' 홍보물의 이자 5%에 꽂혔지요. 막내에게 들어보니 최고 5.0%일 뿐, 자신에게는 4.4%로 책정되었다고 하더라고요. 막내가 어릴 때부터 차곡차곡 모아 둔 돈을 정기예금으로 1년 묶어두는 것이 만기 때 이자가 더 많을 수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어요. 당신이 예금과 적금 이자에 대해 친절히 설명해 주는데 나도 안다고 짜증을 내서 미안해요. 무지한 걸 들킨 것 같았나 봐요.


오늘 배운 것을 정리해 볼게요.

1. 정기예금과 적금 이자의 차이

2. 늦은 시각에 커피 마시지 말 것.

3. 눈치 보지 말고 의사를 분명히 표현할 것.


참, 막내에게 저금과 함께 자산을 포트폴리오 하는 것을 알려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S&P 500에 아주 조금이라도 묻어놓으면 좋겠고, 또.... , 아는 것이 없네요. 그동안 정말 아무것도 몰랐는데 여기까지 살아온 것이 그저 감사하네요. 당신 덕분이에요.

이제야 내가 금융맹임을 철저히 깨달아요. 얼마 전에 당신이 도서관에서 빌린 '경제금융용어 700선'을 읽어야겠어요. 무식이 덜해졌으면 좋겠네요.^^


잘 자요, 당신.

고마워요....


#라라크루 #라이트 라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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