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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ntle rain Oct 15. 2024

'ㅅ'과 'ㅆ' 사이에서

"선생님, 준우(가명)가 'ㅆ발'이라고 했어요. "

"아니에요. 나는 'ㅅ발'이라고 했어요. 쌍시옷은 욕이 아니래요. "


 준우의 말에 담임선생님은 당황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물었다. 

"얘들아, 'ㅅ발'과 'ㅆ발' 중에 욕이 아닌 게 있니?"

"아니요. 모두 욕이에요" 아이들은 있는 힘을 다해 소리쳐 말했다. 선생님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래, 'ㅅ발'도 욕이고, 'ㅆ발'도 욕이라는 거지?

  준우야, 애들 말 들었니? 모두 욕이라고 생각하는구나."

 선생님의 말에 준우는 입을 삐쭉 내밀다 이내 고개를 숙였다. 


"5학년" 

"2반"

"우리 모두 고운 말, 예쁜 말"

선생님의 선창에 이어진 아이들의 구호는 힘찬 노래가 되어 교실에 울려 퍼졌다. 


 5학년 2반 담임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한참을 웃었다. 문득 학생들의 문해력을 보도한 뉴스기사가 떠올랐다. 선생님이 '사건의 시발점'이라고 하자 아이들이 '선생님이 왜 욕하냐' 묻는 학생이 있었다는 기사의 내용이 우리들의 이야기 같았다. 많은 아이들이 독해논술 학원을 다니지만 학생들의 문해력이나 바른 언어생활은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얼마 전, 3학년 남학생이 공부가 힘들다며 상담실을 찾아왔다. 학원 숙제가 많다는 거다. 아빠가 SKY는 가야 된다고 했고, 자기도 가고 싶다고 했다. 학원 숙제가 힘들지만 학원을 끊으면 SKY를 못 갈 것 같아 그럴 수 없다고 했다. 안타까웠다. 이제 초등학교 3학년인데...


 아이들의 마음에 '화'가 '불안'이 쌓여간다. 

 'ㅅ'과 'ㅆ'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아이들이 위험해 보인다. 


#라라크루 #라이트라이팅 #고운말 #문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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