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다 죽을 거라 두려울 거도 없다
17화. 대한민국 출산혁명
어느날 갑자기 선진국
어느날 갑자기 합계 출산율 0.7
어느날 갑자기 멸종국
어느날 갑자기 경제 파탄
도대체 이게 뭔 일이래
● 베이비부머
이리 오래 살 줄 꿈에도 몰랐다. 꿈꾼 적도 없다
어느날 갑자기 기대수명이 82세란다
60세면 많이 산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선진국도 매한가지
꿈에도 몰랐고 꿈꾼 적도 없다
어느날 갑자기 UN에서 선진국이란다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살았다
이제 20년, 30년, 40년 더 살아야 한다
재산 움켜쥐기로 한다
미리 주면 서로 불행해지는 걸 알기에
쓰다 보면 부족할 수도 있기에
배부른 이들은 일부다
없는 사람이 태반
자식에게 남겨주기는커녕 나 한 몸 살기도 버겁다
한마디로 나 살기도 벅차다
● 출산 세대
베이비부머가 하자는대로 했다
학교 가고 학원 가고 선행 학습
놀이라곤 게임이 전부다시피
수면 시간 깎아내서 오로지 공부, 공부, 공부
헌데 돈 많이 주는 대기업, 공기업은 바늘 구멍
중소기업은 널렸는데 최저 시급 근처
공부는 다 열심히 했는데 차이가 너무 크다
억울하다
대기업은 돼야 적금이라도 붓는데, 집 마련 꿈이라도 꾸는데 중소기업으론 택도 없다
결정타
아파트 값 폭등
대기업조차도 맞벌이 아니고선 수도권은 내집 마련 어렵다
금액이 너무 크다
포기하자
희망이 없다
행복할 자신 없다
하나만 낳아 그 애라도 잘 키우자
이도 가능한 늦추거나 결혼 포기
연애마저 포기
한마디로 나 살기도 벅차다
● 자라는 세대
형제자매 하나라도 있으면 다행
외동이 마구 는다
엄마가 집에 있으면 돈에 쪼들리는 게 보인다
엄마마저 일 나가면 나는 늘 혼자다
출산 세대가 하라는대로 한다
베이비부모가 하라는 거와 똑같다.
3대째 바뀐 건 없다
학교, 학원, 선행 학습
공부, 공부, 오직 공부
부모 보니 행복하지 않다
나도 안 행복할 거 같다
대기업, 중소기업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진다. 자영업 시대도 가고 있다
한마디로 오직 공부
ㅡㅡㅡ
정신 차릴 수 없다
이렇게 큰일이 이렇게 급박하게 닥친 건 육이오전쟁, IMF, 금융 위기 밖엔 없다
것도 4연타
것도 충격 훨훨훨씬 그 이상
어느날 갑자기 선진국
어느날 갑자기 합계 출산율 0.7
어느날 갑자기 멸종국
어느날 갑자기 경제 파탄
아무도 몰랐다
선진국 어디고 이런 일 없다
지구상 이런 기괴한 나라 없다
다만 다행인 건 합계 출산율 0.7이 구체적으로 무얼 뜻하는지 본 연재를 통해 처음으로 인지했거나 보다 확연히 파악했다는 거
위기를 모르는 게 가장 큰 위기다
위기를 알고도 방치하는 건 당해도 싸다
위기를 알고 적극 대응하면 위기 아니다.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제 위기를 알았다. 위기의 원인, 규모, 특징도 훑었다. 이제 대응 방안이 보인다
ㅡ위기의 원인 (생존 측면)
베이비부머. 본인 생존만 챙긴다
출산 세대. 본인 생존만 챙긴다
자라는 세대. 오직 공부
ㅡ위기의 결과
다 함께 죽는다
ㅡ위기 대응 대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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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는 다 죽으려고 해야 다 산다.
남 탓 말고 나부터 희생해야.
어차피 다 죽을 거라 두려울 거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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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ㅡㅡ
시균아, 무서워. 왜 자꾸 다 죽는다고 해?
사실이니까
아니잖아. 아니라고 말해 줘 제발
사실이야. 합계 출산율 0.7. 멸종국, 경제 파탄 10년 후 스타트. 그때는 돌이킬 수 없다. 늦을 수도 빠를 수도 있지만 정해진 거
너가 그랬잖아. 사실일까 소설일까. 연재 끝나면 알게 된다고. 이거 소설이잖아
맞아. 그랬어. 이제 연재가 후반부로 가고 있어. 안타깝게도 사실로 판명났어
아니야. 너 구독자 수 급등 작가 되고 싶어서 사람들 겁주는 거잖아
알잖아. 나 그딴 거 신경 안 쓰는 거. 오히려 구독자 110명밖에 안 돼서 좋아하는 거. 한 분 한 분 집중해서 좋다고
그럼 처음부터 사실이라고 하지. 왜 소설일까 연막친 거야?
말했잖아. 어느날 갑자기 합계 출산율 0.7이라고. 이 숫자 직전 3분기 실적이거든. 4분기에 처음 발표 됐어. 전문가조차 예상 못 했어. 난들 어찌 알았겠어. 0.7이 멸종국인 줄 그들조차 생각한 적도 없어.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 선진국 중 이런 나라 단 하나도 없으니까. 이런 사례 세계사 어디에고 없으니까 알 수도 없었어. 더구나 경제 파탄은 10년 후부터. 이건 상상인들 했겠냐고. 나도 이 연재 쓰면서 비로소 알게 된 거. 이제 인구 전문가가 사색 되어서 나서고 있어. 유튭 봐봐. 작년 합계 출산율 0.84, 올해 0.78 말고 최근 0.7 것
아, 망했다. 사실이구나
유튭 보면 심리는 언급 안 해. 인구학자니까 당연. 허나 경제는 심리라는 건 상식. 경제 파국 불가피 깨닫는 순간 패닉 오겠지. 난 심리까지 감안한 거. 심리 아니어도 결과는 마찬가지지만
ㅡㅡㅡ
그럼 어떡해야 해, 시균아. 넌 알 거 아냐
연재 아직 끝 아냐. 지켜 보자. 나도 이리 길어질 줄 몰랐어. 위파 개념 10회면 충분할 줄 알았어. 30회 가량 될 줄이야
그래. 시균아. 구독자 수 이런 거 신경 안 쓰고 너만의 글 뚜벅뚜벅. 그건 존경해
존경 그런 거 필요 없고. 이런 건 있어. 난 새로움에 희열을 느껴. 새로움 즉 창의, 남다름 즉 역발상, 색다름 즉 발상의 전환. 이걸 즐겼어. 삶 자체가 실험실. 이 연재도 그런 거. 위파. 좌파 우파 위에. 신개념이잖아.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보면 새로운 게 보여. 남들이 못 보는 거, 안 보이는 게 보여
그렇구나. 니가 튀는 건 알았어
멸종국, 경제 파탄, 베이비부머, 심리. 뭐 이런 거지. 새로움은 도전이야. 문제면 문제 해결. 습관이다 보니 현상 파악, 해결 방안이 보여. 안 되는 이유보다 될 수 있는 방안을 찾자. 청춘에 대기업 다닐 때 배운 말. 안이될방. 그때부터 바로 써먹으려고 넉 자 성어로 외우고 다녀. 하나 더. 늦빠. 늦었을 때가 빠른 때. 즉 이런 거 나한테는 체질이고 일상이라는 거
그건 대단한 거 같아. 새로운 건 위험한 거. 대개 꺼리잖아. 문제는 피하고. 그게 희열이라는 건 특이한 거야
알아주니 고마워. 난 그게 사는 맛, 멋이야. 은퇴 전에는 돈 벌어야 하니까 돈을 걸고서 새로움을 즐겼어. 전재산 올인도. 이젠 은퇴인. 돈 대신 가치, 희열 대신 보람을 추구하고 있어. 그러다가 이 연재 쓰게 되고, 0.7 문제 발견하고, 해결 방안까지 찾게 된 거지
그렇구나. 이게 다 우연이 아니었구나. 내공이었구나
그거까지 알아 주니 참 고맙네. 가치와 보람 추구니까 내가 무슨 대가를 바라는 거 아니라는 거도 알겠네?
그럼. 알고말고
그려. 오늘은 새해 첫날 꼭두새벽 1시부터 5시간째 이 글 붙들고 있어서 좀 지친다. 다음 회에서 또 보자. 2024년 새해 우리 복 많이 받자~!
그래. 우리 새해 복 듬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