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승강장에서 가장 끄트머리에 있는 3인용 나무 좌석에 앉아있니다. 어디로 가야할지 목적지는 정해놓지 않았습니다. 바람이 불어와 살짝 내려앉은 머리를 헝클어 놓습니다. 오히려 더 좋습니다. 아무 곳이나 가려던 참이았거든요. 나도 모르게 장소를 정하고 시간계획을 세우려는 또다른 나에게 주의를 준 참임입다.
전광판의 신호가 변경됩니다. "전역에서 열차가 방금 츨발했습니다." 이제 일어나 승강장 가까이로 다가섭니다. 저 멀리 보이는 열차의 머리가 아른아른 거립니다. 점점 심장 박동이 빨라집니다.
이제 곧 열차가 멈춰서면 저는 곧바로 안드로 들어가 아무 생각없이 좌석에 앉겠지요. 아, 서서 가야할 수도 있습니다. 무릎이 고생 좀 하겠지만 그게 대수겠습니까?
방향도 계획도 아무것도 정해놓지 않았지만 어제와 다릌 시작이라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습니다.
이제 곧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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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꿈을 꿉니다. 소망하고 희망합니다. 하지만 오늘은 어제와 같은 규격의 반복일 뿐. 모두가 이성을, 규칙을, 질서를 강조하는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