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ise in Music (7) 월간 윤 종신형에 처함.
이번 달에도 여지없이 윤종신의 신 곡이 나왔다. 제목은 〈Long. D〉 원래도 프로듀싱이 뛰어난 윤종신이었지만, 작년을 기점으로 더 성장하고 있다. 작가주의적인 면모가 더 드러난다고 할까. 윤종신의 주 정체성은 발라드에 있지만, 윤종신의 발라드는 단지 흔한 장면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모두가 '아 맞아. 그랬었지.' 하는 핍진한 문장들로 가사를 채운다.
윤종신의 변화는 작년 3월호 〈멋(부제: 서른에게)〉에서 드러난다. 데뷔 30주년을 맞아 본인에게 보내는 말이자, 서른이 된 사람들에게 보내는 헌사다. 남들은 30년 했으면 이만하면 됬지 싶을텐데, 윤종신은 달랐다. 다시 새롭게 본인의 멋을 추구하겠다는 큰 다짐을 한 것이다. 여기엔 89년생 장범준, 태연, 어반 자카파와 함께한 '별책부록' 프로젝트로부터 얻은 음악적 영감도 한 몫했을 테다.
그렇게 6월, 그는 〈늦바람〉에서 여전히 과거에 미련두지 않고 스스로를 찾고자 하는 열망을 표출해 낸다. '나 조금 더 멋있어질래 ' 이 시기 즈음, 윤종신은 모든 예능에서 하차할 것을 공표한다. 월간 윤종신의 10년, 지칠법도 한데 윤종신은 멈추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감행하는 것이다.
윤종신의 탈피하고자 하는 욕구는 12월호, 〈기다리지 말아요〉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사실 가사는 얼핏 보면 위험한 의미를 내포하는 것 같기도 하다. '기다리지 말아요 나를 찾지 말아요' 반복되는 후렴은 누가 본다면 자살을 떠올릴 수도 있을테다. 그러나 꾸준히 윤종신을 지켜본 사람들은 알 수 있다. 그는 끊임없이 발전하려는 사람이고 발라드라는 본질이 외에도 엄청 다양한 변주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2020년이 들어 그는 두 곡을 냈다. 하나는 드라마《빌어벅을 세상 따위》에서 영감을 얻은 〈스페어〉, 하나는 그답게 소설 같은 가사로 가득 채운 로맨스, 〈Long.D〉이다. 월간 윤종신으 그동안 어느 정도의 계절성을 띄었는데 새로운 이방인 프로젝트에서 윤종신은 더이상 계절을 노래하지 않는다. 자유를 찾아 모든 걸 버리고 떠난 그가, 올 한 해 동안 낼 음반들이 기대된다.
ps1. 〈좋니〉는 사실 월간 윤종신의 노래가 아니다. LISTEN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
ps2. 윤종신의 팬이 된다는 건 정말로 좋은 일이다. 매 달 한곡씩 신곡을 내며, 한해의 결과물에다가 라이브 콘서트이건 다른 프로젝트이건 풍부한 선물을 또 연말에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또, '월간윤종신' 사이트는 어떤가. 다양한 문화 주제를 가지고 좋은 글들이 매달 올라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