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1일 이후로 줄곧 달려왔습니다. 하루하루를 건강히 마무리함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방송에 임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소중한 인연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일면식도 없는 분들께 선생님 소리를 들었고, 필우라는 이름으로 친구 못지않게 매일 만나 필사를 했습니다. 황송하게도, 커피 한 잔 사 먹으라고 매달 후원까지 해주시는 고마운 분들까지 생겼습니다.
저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조선 분야에서 20 년이 넘도록 종사하고 있는 샐러리맨입니다. 몇 번 직장을 옮겼지만, 옮기는 곳마다 마지막 직장이라는 각오로 임했습니다만 어쩌다 보니 지금까지 왔습니다. 중간에 유튜브 채널을 시작했고 큰 병도 얻었습니다.
욕심은 역시 끝이 없나 봅니다. 월급에 유튜브 수익까지 만들려고 발버둥 쳤습니다. 유튜브는 취미에 가까웠지만 적성에는 가장 잘 맞는 것이라 놓고 싶지 않았습니다. 3달에 10만 원 수익이 나는데, 200배 열심히 하면 유튜브로 먹고살 수도 있겠다는 상상은 늘 즐거웠습니다. 2만 명에 가까운 구독자를 얻은 것도 기적입니다. 감사할 따름입니다.
몸이 불편해도 손가락은 잘 움직여서 안심했습니다. 그래,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거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게 필사였습니다. 글씨 연습에도 좋겠다 싶어 라이브로 필사를 하며 동무를 찾았습니다. 2024.8.27. 오늘도 필사를 했으니 2년 8개월은 한 셈입니다.
잠깐 쉬려 합니다. 6주 정도 멈추고 다시 출발할까 합니다. 휴식을 위한 멈춤이 아닙니다. 밥벌이로 하고 있는 일에 올인해야 하는 상황이 왔습니다. 망망대해에 떠 있는 조각배에 올라탄 기분입니다. 동료들이 있는 데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배가 기울 것 같습니다. 난파되어서는 안 됩니다. 건강히, 무사히 바다를 건너야 합니다. 더 오래오래 필사를 하려면 급한 불부터 꺼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꼭 돌아옵니다. 어떻게 시작한 필사인데요. 생명과도 같은 필사인데 당연히 컴백해야죠. 그래도 많이 아쉽고 죄송한 마음이 큽니다. 이래저래 다 잘하고 싶은데 나이가 드니 체력도 딸립니다.
당분간은 일에 집중하겠습니다. 필사를 통해 배운 꾸준함, 포기하지 않는 태도를 업무에도 써먹겠습니다. 필사 일기도 같이 쉬겠습니다.
6 주가 지나서, 필사와 글쓰기를 하고 싶어 안달 났으면 합니다. 근데 참 아이러니합니다. 업무가 잘 되면 일은 두 배로 늘어납니다. 그러면 시간도 모자라겠지요. 일이 잘 안 돼도 문젭니다. 밥벌이를 잃게 되면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깐요. 참 고달픈 인생입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잘 해내고 오겠습니다.
필사 없다고 쉬지 마시고 책도 읽으시고 글씨도 공책에다가 끄적이세요. 멈추면 금방 잃어버립니다. 저도 머리 식힐 때는 독서를 할 겁니다.
돌아와서는 글도 더 열심히 쓰겠습니다. 좋은 책 많이 읽고 좋은 문장이 흘러넘치도록 할 겁니다. 지금 이 순간 소망할 수 있는 작지만 큰 바람입니다. 건강 관리도 잘하겠습니다. 일찍 자고, 충분히 자고 일찍 기상할 겁니다.